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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마다 내걸린 꽃과 향, 태국 - 5편

아시아 · 태국 · 방콕

휴양/레포츠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5.11.18 조회수6330


  방콕

<태국에 살다> 저자  나두리


 

크루즈로 둘러보는 고대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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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타야는 우리의 경주 같은 곳이다. 420여 년 동안 수도였던 고대 유적 도시이다. 시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적지이다. 그런데 하루를 묵을 필요도 없을 만큼 넓지 않아 방콕에서 온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반나절 투어로 돌아보고 간다. 그러나 나는 느긋하게 이틀을 묵었다. 첫날은 길에 서서 지나는 툭툭을 세우자 아저씨가 품속에서 사진엽서세트를 꺼내들고 이곳도 저곳도 모두 들러준다, 기다려준다며 흥정을 시작한다. 400밧에 흥정을 끝내고 다니며보니 렌트한 자전거나 오토바이로 돌아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는 아침에 갔던 곳을 해질 무렵 다시 가서 거닐기도 했다. 색다른 분위기가느껴졌다. 석양에 흔들리는 빨갛고 노란 고목의 오색 띠들, 두상이 모두 잘려나간 불상들, 여기저기 나뒹구는 유적의 파편들, 파손된 사원의 거대한 기둥들이 기우뚱 서 있을 뿐이었다. 햇살은 점점 짙고 섬세한 음영을 만들며 격조 높은 가이드처럼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그 위에 나뭇잎 그림자들이 상처처럼 어룽어룽 드리우고 있다. 언제까지 바라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 풍경이었다. 어디를 둘러보나 제대로 보존된 유적이 없고 파손이 심해 황량함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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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 년 전 이미 쌀을 유럽으로 수출한 기록이 있을 정도로 황금분지에 위치한 아유타야는 강과 바다를 연결했던 번영된 항구도시였다. 사방에 강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물의 도시’이다. 그래서 이웃 미얀마가 호시탐탐 탐낸 땅이기도 하였다. 그 옛날 미얀마인들이 오죽 황금을 탐하였으면 금불상 위에 두꺼운 회칠을 하여 이를 감추었겠는가. 미얀마는 아유타야를 침공해 사원과 불상, 불탑, 예술품들을 모조리 파괴하였다. 유적지 어디를 둘러봐도 머리나 몸통, 팔이 떨어져 나가 온전한 불상을 하나도 발견할 수 없다. 제 자리를 찾을 수 없는 불두, 석상 조각들을 그저 쌓아두기만 하였다. 왠지 무너지고 잘려진 채 그대로 방치되어있다시피 한 아유타야의 유적에서 인간의 애환, 욕망, 흥망성쇠가 다 느껴지며 마음이 아려오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나는 일본 교토 근교, 핏자국이 선명한 사람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힌 마루판을 천장으로 올려 지은 절을 떠올렸다. 내가 법당에 드러누워 찍은 천장사진을돌아와서 보니 마룻바닥인지 천장인지 잘 알 수 없었다. 한밤중 기습공격에 미친 듯 울부짖던 사람들의 어지러운 핏발자국이었고, 몰살당했던 성의 마룻장을 뜯어와 천장으로 절을 짓고 이들의 원혼을 달래주던 절이었다. 지난여름 큰 홍수 때 물에 잠긴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무너져 내린 불탑이 한두 곳이 아니었다. 아유타야의 심볼인 나무뿌리에 감싸인 불두도 흙탕물이 그대로 말라 창백해보였다. 나는 쭈그리고 앉아 그의 뺨과 이마를 손바닥으로 문질러주었다. 왠지 이 불두는 우리가 사는 이곳이 광활한 우주에 떠있는 ‘외로운 얼룩’일뿐이라는 것을 아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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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생명체와의 교신을 시도하기도 했던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우주탐사선 보이저1호가 64억km 떨어진 위치에서 지구를 찍어 보낸 사진을 보고 ‘인간 역사의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모두 이 먼지 티끌 위에서 살았다. 이 사진 보다 우리의 오만함을 쉽게 보여주는 것이 존재할까?’라고 썼다.

 

 

Tip 방콕 북부터미널(콘쏭 머칫 마이)에서 개인적으로 시외버스를 타거나 여행자거리 카오산로드에서도 반나절 투어로 여행사 봉고버스로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 방콕에서 1시간이면 도착한다. 봉고버스는 시간에 맞춰 숙소마다 들러준다. 아유타야의 버스터미널에서 도보 15분 정도면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가 몰려있는 거리로 갈 수 있다. ‘토니하우스(Toni’s Place)’가 인기가 많다. 1박300밧 부터 다양한 가격대의 방이 있으나 성수기에는 예약해야한다. 건기에는 배를 타고 강을 따라 돌아보는 크루즈도 멋지다. 크루즈는 방콕에서 버스로 왕실의 여름별장 방파를 들렀다가 배로 아유타야로 가는 하루일정도 있지만(1400밧. 선상 뷔페 점심도 제공:www.grandpearlcruise.com ), 아유타야 시내에서 출발하는 해질 무렵 보트 투어(1시간 150밧)도 운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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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2017.02.12 댓글

    아유타야 경주 같은 곳이라니 흥미가 팍팍 가네요

    • 2017.01.16 댓글

      태국가보고싶네오

      • 2017.01.09 댓글

        방콕 가보지는 안았지만 참 멋진곳이네요, 차후에 방문 해봐야겠어요^^

        • 2016.03.08 댓글

          불상이 정말 크네요 ^_^ 아유타야가 우리나라의 경주 같은 곳이라니 방콕에 가게되면 한번 꼭 가봐야겠네요 ^_^

          • 2015.11.19 댓글

            저도 방콕에 갔다 반나절 투어했던^^ 황량함을 간직한 파괴된 유적이지만 신비함도 느껴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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