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트래블 매거진 > 테마 스토리

테마 스토리

네덜란드 로테르담 - 낮보다 특별한 여행지의 밤을 사랑한다면, 부티크 호텔 스테이케이션 6편

유럽 · 네덜란드 · 기타

숙소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9.09.24 조회수445


0

여행작가 맹지나

 

1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걷고, 한참을 헤매고, 셀 수 없이 여러 번 멈추어 서서 벅찬 감동에 빠르게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는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는 잠자리는 그저 피곤한 두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이기만 해서는 안된다. 이국적인 밤의 소리와 낯선 공기를 듣고 맡을 수 있는 창이 난 침실, 주름 하나 늦잠 자고 싶은 마음을 자극하는 보송한 침대보. 집으로 돌아와 여행지를 떠올리면 에펠탑과 타워 브릿지와 콜로세움 옆 나란히 떠오를, 파리와 런던과 로마의 나의 집이 되어줄 수 있는 멋진 곳이어야 한다. 틀에 박힌 뻔한 구조와 물릴대로 물린 컨티넨탈 조식이 싫은 여행자는 숙소 선택에 신중하다. 감사하게도 요즘은 세계 각지에 독특한 컨셉, 개성 넘치는 정체성을 뽐내는 세련되고 트렌디한 부티크 호텔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체크인하는 순간부터 긴 비행의 고단함에서 정신을 들게 하고, 세심한 서비스에 감동을 받고 센스 넘치는 디테일에 감탄하게 만드는 특별한 호텔들. 디자인의 도시 로테르담 항구가에 자리한 반짝이는 마천루 마인 포트 호텔 Main Port Hotel에 체크인 해보자.

 

 2 

3 

6 

 

항구 근처의 도시들을, 그리고 큰 기차역이 있는 도시들을 무척 좋아한다. 수도가 아니라 조금 더 작고 조용하며 여행자들의 발걸음보다 현지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훨씬 더 크게 들리는 도시들을 좋아한다. 로테르담은 그래서 마음에 쏙 들었다. 암스테르담은 아직 가보지 못했는데, 로테르담이 더 보고 싶었다. 두 번째 도시라 해도 우리나라의 부산항과 자매 결연을 맺은 유럽 최대의 항구이자 유럽에서 손꼽히는 현대 건축 박람회장이다. ‘ㅅ’을 비스듬히 세워 놓은 듯한 멋진 디자인의 중앙역에서 나와, 바로 호텔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뒤를 돌아 역을 먼저 감상했다. 2014년 3월 완공된 리모델링된 이 역은 맑은 로테르담의 하늘을 쿡, 찌르는 듯 우뚝 서있었다.

 

4 

5 


북해와는 운하로 연결되어 있고, 큰 강이 도시의 남과 북을 나누는 로테르담의 도시 정체성을 확립시키는 마리팀 뮤지엄 (해양 박물관)은 항구 앞, 그리고 숙소인 마인 포트 호텔 앞에 위치했다. 전시의 일부로 활용되는 빈티지 선박들을 매어 두어 멋스런 항구 바로 앞에 위치한 마인 포트 호텔의 이름은 영어로는 Main Port; 무척 정직한 이름이다.

 

 6 7

19-119-2


로테르담을 찾았을 때는 한창 유럽에 IS 테러가 기승을 부릴 때였는데, 그래서 기차가 4시간이나 지연되는 불상사가 있었다. 로테르담을 지나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사람들은 로테르담에서 모두 내려야했다. 하염없이 기다리게 될 것 같아 일찌감치 카페 칸에 가서 샌드위치와 물, 커피를 공수해 온 것은 신의 한 수였다. 한 시간쯤 지나자 사람들이 모두 카페칸으로 달려가기 시작했고, 급기야 모든 음식과 음료가 동이 났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도착한 호텔에 체크인을 하자마자, 짐을 모두 내던지고 욕조에 물을 받았다. 뜨거운 물과 후끈한 수증기, 배스 쏠트만이 풀어줄 수 있는 여독이 있다. 평온한 여행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일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으니. 그럴 때를 대비한 호텔의 센스 넘치는 시설들이 여행자에게는 무한한 감동과 위안이 된다.

 

 8 9 

 
다른 하늘 아래서 여행을 하노라면 평소엔 전혀 관심도 없었던 일출과 일몰 시간이 궁금해 꼭 찾아보는 편이다. 가능하면 기상 알람도 해 뜨기 직전으로 맞추어, 지평선을 밀어내며 올라오는 새로운 도시의 해와 인사를 나누고, 열심히 여행하다가도 해가 질 무렵이 되면 꼭 바깥에서 천천히 모습을 감추고 달빛에게 하늘을 내어주는 석양도 감상한다. 마인 포트 호텔의 객실들은 항구와 시가지가 시원하게 보이는 통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특별히 일출과 일몰 시간을 검색해 볼 필요가 없었다. 아침에는 자연스레 햇빛이 눈부셔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10 

11 


밤이 되면 로테르담에서 태어난 철학자 에라스무스의 이름을 딴 에라스무스 다리의 야경이 역시 객실 통유리창을 통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화려한 호텔 외관의 네온 조명과 백조처럼 반짝이는 다리의 은빛 조명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낮 동안 은은하게 빛나며 강 위를 유유자적하던 다리는 밤의 여왕이 되어 고혹적인 자태를 뽐낸다. 얼른 밖으로 나와 로테르담의 나이트라이프를 즐기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럼 따를 수 밖에.

 

12 

14 

13 


작은 도시를 여행하는 큰 이점은 하루가 길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울산 정도 되는 크기의 로테르담을 여행하는데는 여러 날이 필요하지는 않다. 훌륭한 전시가 많아서 모두 가보려면 3일은 있어야 하겠지만, 도시의 대표 경관인 건축물들을 모두 보고 가는데는 1박 2일이면 충분하다. 덕분에 호텔에서 늑장 부리며 조식을 먹을 수 있었다.

 

15 

16  

18 

 

천천히 식사를 하고 나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천정화가 아름다워 네덜란드의 시스티나 대성당이라는 별명을 가진 시장 Markthal이다. 배가 불러도 뭔가 더 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곳이다. 기존의 재래시장을 현대화한 이 시장은 네덜란드 건축사 MVRDV가 설계한 세련되고 화려한 이 건물은 거대한 아치 모양을 하고 있다. 이 두꺼운 아치는 속이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주거, 사무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장의 시끌함이 어느 정도 차단될지는 모르지만, 소음보다도 맛있는 냄새와 따뜻한 시장 분위기가 유리창 너머로 온종일 보이는데 구경가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호텔도, 대표적인 건축물들도, 맑은 로테르담 하늘 빛을 반사시키는 유리를 많이 사용했던 점이 인상깊었다. 아름다운 피사체를 투영하고 비추어 여행자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특별한 머무름이었다.

 

14

19 

 

▶ INFO
마인 포트 호텔 Main Port Hotel
Schiedamsedijk 140, 3011 EN Rotterdam, Netherlands
+31 10 217 5757
www.mainporthotel.com

 

로테르담 관광청사무소
www.rotterdam.info

 

TIP
로테르담은 건축 관련 행사가 잦다. 그리 크지 않은 도시인데 박람회나 국제 행사가 열릴 때는 호텔 예약하는 것이 매우 어려우니 연례 행사 일정을 미리 살피고 여행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 좋겠다.

  

당신 여행스타일에 맞는 천만 가지 여행상상 KALMASTER travel.koreanair.com

0byte / 800byte

※ 게시판 성격과 맞지 않는 글은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댓글 6

이벤트

5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