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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스토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 영혼을 채우는 멜로디가 울려 퍼지는 유럽의 특별한 공연장 6편

유럽 · 스페인 · 바르셀로나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9.09.05 조회수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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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맹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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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분 일초가 아쉽고 아까운 여행 중 두세시간을 할애하여 공연을 보러 간다는 것은 그 티켓이 얼마인지와는 상관없이 엄청난 사치다. 그러나 그럴 가치가 있을 정도로 여행지에서의 공연은 더 없이 특별하다. 말끔히 차려 입고 찾는 대형 공연장이든, 매일 길에서 펼쳐지는 소박한 공연이든, 현지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순간을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우연히 오페라 한 소절, 발레 음악 한 마디를 듣고 파리와 밀라노를 떠올리며 설렐 수 있는 감격스러운 추억을 만들러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사랑을 담뿍 받아온, 셀 수 없이 많은 커튼콜을 올리고 내리며 박수 갈채를 받아온 유럽의 무대들을 찾아 느낀 감동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소문난 맛집을 찾는 것과 여행지를 대표하는 명소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보다 어쩌면 더 기억에 오래 남을, 마음을 더욱 깊게 울리는 순간이다. 처음 소개하는 무대는 카탈루냐의 미학과 음악의 자부심을 담은 공간,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음악당 Palau de la Música Catalan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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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르셀로나를 여행할 때 건축에서 위안을 얻는다. 그 어떤 도시보다도 생활에 밀접한 건축물들이 편안하게 사람들과 어우러지며 감동을 선사한다. 가우디 말고도 수 많은 건축의 장인들이 작품을 하나 둘씩 남겨 놓은 이 멋진 도시는 그래서 걷기만 해도 충분한 여행지인 것이다. 언제 찾아도 번화한 람블라스 대로에서 몇 걸음만 떨어진 좁은 골목으로 빠지면, 늘 평온하고 차분한 아우라를 발산하는 건물이 있다. 마음을 가라앉혀 주면서도 경쾌함과 발랄함을 잃지않는 19세기의 아르누보 건축물 카탈루냐음악당 Palau de la Musica Catalana이다. 19~20세기 모더니즘 건축가 루이스 도메넥 이 몬타네 Lluís Domènech i Montaner의 대표작이다. 가우디 말고도 바르셀로나 도시 경관에 기여한 사람들의 이름은 더 자주 불러줘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가우디가 칫솔 꽂이를 만들어도 감동적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가우디가 추향이 전혀 아닌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테니 말이다. 가우디 손길이 닿지 않았으나 건축미가 뛰어난 바르셀로나의 면면은 아주 많고, 그 중 가장 예쁘다고 자랑하고 싶은 곳이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 음악당이다. 공연장 내부의 형형색색 모자이크와 붉은 벽돌과 통유리의 외관이 대조적이면서도 조화를 이루어, 많은 이들이 카탈루냐음악당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연장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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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있을 공연을 볼 예정이었는데, 조금 더 일찍 와서 낮의 테라스도 즐기기로 했다. 도시도, 건축물도, 그리고 사람도, 낮과 밤에 모두 봐야 한다.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카탈루냐 음악당의 낮은 은은하다. 커피 한 잔 시켜 로비나 바깥 테라스에 앉아 있노라면 멋진 4중창이 베이스며 첼로를 들고 와 멋진 연주를 선물한다. 저녁에 있을 본 공연 못지않은 열과 성을 다하는 연주에, 카페 손님들도 열렬한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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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맛도 좋고, 음악도 좋으니 다른 것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는데 옆 테이블의 누군가가 똑똑, 내 테이블에 노크를 한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인데 이 곳 스케치를 하다가 나도 그렸다는 것이다.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내가 그려진 그림이니 이름을 적어주면 좋겠다는 말에 그가 내민 스케치북에 눈을 돌렸다. 누군가 나를 그려주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어쩔 줄을 몰랐다. 슥슥, 빠른 스케치로 뒷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모르는 사람을 잘 담아내기 위해 얼마나 진중한 눈으로 오래 살펴 주었을지, 이 그림은 방금 마친 4중주의 연주보다도 내 마음에 더 큰 울림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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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에 모차르트 교향곡이라 안내가 되어 있었고, 분명 여러 번 들어본 곡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듣는 음악인마냥 새로운 기분으로 빠져들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손을 들던 순간 조명에 반짝이던 천정 스테인드 글라스의 푸르름이 귓가에 쨍, 하고 소리를 내어 울리는듯했다. 훌륭한 어쿠스틱에 더할 나위없이 좋았던 콘서트였다. 당일 티켓을 예매했기에 2층 사이드 좌석에 앉았지만 음향이 뛰어나 만족스럽게 감상했다. 무엇보다 2층에서는 공연장의 아름다운 실내가 더 잘 보인다. 어쩜 이렇게 공연장이 예쁘냐는 관광객 관객들의 탄성이 터져 나올 때마다 바르셀로나 관객들의 미소가 만발한다. 자부심과 자랑스러움이 묻어나는 미소. 오늘날까지도 완전한 독립을 꿈꾸는 카탈루냐의 정체성은 모든 면에서 스페인 본토와 확연히 다르다. 카탈루냐의 문화를 조명하고자 1891년 설립된 레나이센사 Renaixença (카탈란의 재탄생, 이라는 뜻)의 합창단 오르페오 카탈라 Orfeó Català를 위해 세워진 공연장으로, 지금은 전통 카탈루냐 음악인 칸소 Cançódhk 심포니, 체임버 음악, 재즈까지 다양한 레파토리를 선보인다. 다음에는 칸소를 들어보리라. 보고싶은 공연으로 다음 바르셀로나 여행을 기약하며 밤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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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C/ Palau de la Música, 4-6, 08003 Barcelona
www.palaumusica.cat
+34 932 95 72 00

 

TIP
카탈루냐음악당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가이드 투어가 있다. 카탈란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로 진행하며 음악당의 역사와 건축 과정과 디테일에 대해 설명한다. 스탠다드 투어 외에도 콘서트와 함꼐 하는 투어, 천장에 위치한 모더니스트 홀까지 돌아보는 프리미엄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날짜 확인 요망) 매일 여러 차례 55분간 진행하며 가격은 성인 20유로, 3주 전 구매시 16유로, 10세 이하 무료, 바르셀로나 카드 소지자 2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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