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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빠이 - 낮보다 특별한 여행지의 밤을 사랑한다면, 부티크 호텔 스테이케이션 5편

아시아 · 태국 · 기타

휴양/레포츠 숙소 음식

여행전문가 칼럼

2019.08.06 조회수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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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맹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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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걷고, 한참을 헤매고, 셀 수 없이 여러 번 멈추어 서서 벅찬 감동에 빠르게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는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는 잠자리는 그저 피곤한 두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이기만 해서는 안된다. 이국적인 밤의 소리와 낯선 공기를 듣고 맡을 수 있는 창이 난 침실, 주름 하나 늦잠 자고 싶은 마음을 자극하는 보송한 침대보. 집으로 돌아와 여행지를 떠올리면 에펠탑과 타워 브릿지와 콜로세움 옆 나란히 떠오를, 파리와 런던과 로마의 나의 집이 되어줄 수 있는 멋진 곳이어야 한다. 틀에 박힌 뻔한 구조와 물릴대로 물린 컨티넨탈 조식이 싫은 여행자는 숙소 선택에 신중하다. 감사하게도 요즘은 세계 각지에 독특한 컨셉, 개성 넘치는 정체성을 뽐내는 세련되고 트렌디한 부티크 호텔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체크인하는 순간부터 긴 비행의 고단함에서 정신을 들게 하고, 세심한 서비스에 감동을 받고 센스 넘치는 디테일에 감탄하게 만드는 특별한 호텔들. 가성비의 끝판왕, 호사스러운 럭셔리 부티크 리조트 레버리 시암 Reverie Siam으로 떠나보자.
(* 부티크 호텔 Boutique Hotel: 고급 맞춤 의상을 뜻하는 프랑스 패션 용어 '오트-퀴트르 부티크 haute-couture boutique'에서 유래했다. 독특하고 개성있는 건축, 인테리어, 운영 컨셉, 서비스 등으로 대형 호텔들과 차별화된 소규모 호텔을 말한다. 디자이너(스) 호텔 Designer('s) Hotel, 콘셉트 호텔 Concept Hotel이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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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치앙마이는 강렬했다. 39도에 육박하는 기온이 우선 그러했다. 공기 중 습도라고는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것 같은 마른 더위는 겨우내 운동 하지 않은 희멀건한 살갗을 초콜릿 색으로 바싹 구워 주어 건강미를 선사했다. 치앙마이에 한달 여간 머물며 수 많은 현지 사람들을 만났는데, 내 피부가 점점 더 구릿빛에 가까워질수록 현지 사람들의 여행 팁도 점점 쌓여갔다. 태국 배낭여행자들의 오랜 성지로 불리운, 치앙마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근교 여행지인 빠이는 긴 일정의 마지막 여행지였다. 그래서 감사하게도 빠이에 대한 팁이 한 가득 모였을 때 떠나와 유용하게 쓴 조언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 중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레버리 시암에서 묵으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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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멋진 부티크 호텔의 시작은 꽤 대단했다. 20세기 초, 빅밴드 재즈 음악을 들으며 동양의 아름다움을 좇아 여행을 떠나온 이들이 ‘현지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어우러지는 것을 그려내고자 한다는 철학’으로 만든 4성 부티크 호텔이란다. 미로 같은 정원과 여러 시설, 스무 개의 객실은 그 시대의 낭만과 탐험 정신, 우아함을 충실히 반영한다. 동양적인 느낌의 앤티크 가구로 꾸민 침실과 새들이 지저귀는 테라스는 조명을 켜지 않으면 눅눅한 느낌이 들 정도로 어둡다. 어두운 침실 분위기를 워낙 좋아하는 편이라, 객실 밖 눈부신 정원과 완벽하게 대조되는 실내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빠이강을 따라 마련된 선 라운저 피크닉 공간과 바닷물을 사용하는 위생적인 두 개의 수영장도 있고, 호사스러운 조식과 태국식·지중해식 중식, 석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도 갖추었다. 현지 사람들도 특별한 날이면 일부러 레버리 시암의 식당을 찾을 정도로 인기가 좋아, 저녁 식사를 위해서는 꼭 예약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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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호텔과 빠이 다운타운의 중앙 도로인 워킹 스트리트와는 걸어서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이긴 한데,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는 매시간 호텔 셔틀 카트가 픽업 서비스를 제공해서 타고 오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틀째만 되어도 투숙객의 얼굴을 알아보는 기사가 손짓하여 부른다. 태국의 썽태우와 마찬가지로 양 옆이 뚫려 있고 속도도 빠르지 않아 늦잠자서 아침에 오픈이 늦던 까페 문이 열렸는지, 오늘 장은 섰는지, 모두 구경하며 호텔로 돌아갈 수 있어서 잠깐 숨만 고르고 다시 시내로 내달리게 된다는 점이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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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쉬어도 피로가 완전히 풀리는 이유는 레버리 시암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욕실 때문이다. 침실과 같은 면적의 넓디넓은 욕실에는 유기농 어메니티와 수영장만한 욕조가 있다. 덕분에 물을 받는데 한참이 걸리지만, 그 동안 와이파이를 켜고 호텔 밖 시내에서 한참 노는 동안 내게 쏟아져온 친구, 가족들의 메시지를 읽고 답하면 시간은 금방 간다. 다시 나가기 귀찮다면 가성비 끝판왕인 룸서비스로 저녁을 시켜 먹어도 좋다. 유럽 여행만 평생 다니다가 한 달 남짓 치앙마이 여행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예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참 재미있다. 한국에서 나는 나름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유럽에 가면 조금 짠순이가 되며, 특히 그 중 스위스를 여행할 때면 1프랑에 살까말까 망설이기까지 하는 스크루지로 변신한다. 그리고 태국에서는 먹고 싶은 것이라면 먹고, 사고 싶은 것은 사보는, 호기롭고 통 큰 소비자가 되어 어느 상점에서도, 어느 밥집에서도 환영받는 객이 되었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놀라는 것에 익숙하다. 귀국 비행기를 타면 또 언제 그랬었냐는 듯 사라질 모습이니 거리끼지 않고 내비쳐 보아야지, 싶다. 아무튼 그렇게 소담스럽게 잘 깎아 온 과일을 배부르게 먹으면서 목욕을 하고 나면 피로가 완전히 풀려 몸도 정신도 흐물흐물 해진다. 프런트로 걸음을 하여 DVD 플레이어와 DVD를 요청하면 금세 누군가 와서 TV에 연결해 준다. 가능하면 기계와 멀리 떨어져 푹 쉬기를 바라지만 원한다면 언제든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그런 것인지, 어쨌든 요청하면 가져다 주는 서비스다. 긴 목욕 후 보는 영화는 절대 끝까지 볼 수가 없다. 중간쯤 잠들어 배꼽시계가 맛있는 조식을 먹을 시간이라 알려주면 이른 시간 또 눈을 뜨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시 빠이의 행복하고 여유 넘치는 하루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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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Wiang Tai, 58130, Pai, Thailand
+66 53 699 870
reveriesi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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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치앙마이 여행 이야기는 맹지나 작가의 <인조이 치앙마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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