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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여행기

[3rd Journey] 나를 사랑한 쿠바13 - 나는 상상 속에서 춤을 추었습니다. (쿠바의 발레)

미주 · 쿠바 · 아바나

문화/명소

2018.04.26 조회수784


카피톨리오와 더불어 아바나의 센트로 지역을 대표하는 건축물은 아바나 대극장이다.

건물 정면의 네 개의 조각상은 예술의 네 가지 측면 - 자애, 교육, 음악, 연극-을 묘사한 것이라고.



이 극장은 1838년 개관기념 공연으로 베르디의 오페라를 무대에 올린 이후 유명한 성악가들의 무대는 물론

연극이나 무용 공연이 자주 열리는데 쿠바 국립발레단이 상주단체로 정해지면서

극장의 이름도 쿠바 국립발레단을 이끄는 알리시아 알론소의 이름을 따서 "알리시아 알론소 아바나 대극장"으로 바꿨다.



알리시아 알론소는 쿠바에서만이 아니라 발레계의 전설적인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통한다.

(우리나라에도 알리시아 알론소의 어린이 대상 위인전이 나와 있을 정도)

1920년 아바나에서 태어나 올해로 98세. 여전히 현역 안무가로 활동중이다.
어린 시절 발레를 시작해 십대 후반부터 망막박리증상에 시달렸고
나중에는 거의 실명에 가까운 상태에 이르러 1년간 병상에 누워 있어야 했는데
누운 채로도 상상 속에서 춤을 추었다고 한다.
뼈를 깎는 고통으로 1년의 공백을 극복한 알리시아 알론소는
아메리칸 발레씨어터에서 공연한 지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쿠바와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었는데
쿠바 혁명으로 인해 자신의 활동무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서방세계에 남았더라면 충분히 부와 명성을 얻을 수 있었음에도
그는 고국인 쿠바로 돌아가 국립발레단을 이끌면서 국립발레학교를 세워 후학을 양성하는가 하면
장애인을 위한 발레교실을 만드는 등 사회에 크게 기여했다.

 
덕분에 쿠바인들의 알리시아 알론소에 대한 존경의 마음은 지극하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쿠바 국립발레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 아바나 대극장을 찾은 날.
관객 입장이 끝나고 무대의 막이 막 오르려던 찰나
갑자기 모든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객석 뒤쪽을 향해 서더니 조용히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돌아보니 그 자리엔 알리시아 알론소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붉은 옷차림으로
사람들의 박수에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감동적이던지 소름이 다 돋았다.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편이지만,
예술을 대하는, 예술가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그 모습에 숙연해지던 순간.
그들 모두에게 진심을 담아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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