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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여행기

제주 8월의 섭지코지에서

아시아 · 대한민국 · 제주

문화/명소

2017.08.13 조회수1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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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새가 짹짹 우는 이른 시간 즈음 대명리조트를 체크아웃하고

1층에서 커피와 빵 몇 조각만을 테이크아웃하여 렌터카에 가볍게 올라탔다.


볕이 보통이 아니다. 모자라도 가져올걸, 애꿎은 정수리만 고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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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에서 체크아웃한 후 함덕해수욕장을 잠깐 걸었다. 어제는 흐린 바다만을 보았기 때문에 오늘처럼 맑은 아침의 함덕 바다도 보고 싶었다.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걷기엔 햇살이 지나치게 뜨겁기 때문인지

해변에 나와있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었다.


사실 왜들 제주제주 하는 건지 공감을 하지 못했었다.

바다를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인지도.


그런데 오늘 아침 함덕 해수욕장의 푸른 물을 보니 조금은 알겠다.

아, 이래서 제주제주 하는 거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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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 해수욕장



이날은 구름이 다한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저런 구름이 떠다닐 수가 있는 거지? 싶을 정도로 기괴한 모양의 구름이 다양했다.


렌터카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리는 동안 눈으로만 담아두기에 아쉬운 구름을 보았는데

성산일출봉 위에만 무시무시할 정도의 검은 구름이 드리워져 있었다.

아마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은 소나기 한 차례 시원하게 맞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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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내내 창문도 열어둔 채로 만면에 제주 바람만을 맞았다.

코로 깊이 숨을 들이쉬어도 좀처럼 찝찝하지가 않았다. 아마 제주니까 가능했던 느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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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에서, 양옆을 보앋 창문에는 시원한 하늘이.



씽씽 달려 부드럽게 섭지코지에 도착했다.

옅은 녹색의 잔디에 푸른 하늘이 벌써 가을인가 싶다. 색감의 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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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지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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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날의 공은 구름에 있다.

시골집 솜 이불처럼 하늘을 덮어버린 회색 구름.


덕분에 사방의 어느 풍경을 사진에 담아도 지상의 색감이 선명하게 돋보였다.

하얀 스케치북 위에 초록색과 푸른색의 물감만을 뿌려놓은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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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한 날씨.

오른쪽을 보면 회색 구름이, 왼쪽을 보면 말간 하늘이 펼쳐져 있다.


그 경계에서 가족사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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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처럼 짙은 바다색. 제주 답지 않아서 오래도록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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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나는 제대로 사진 담당이었다.

나 외의 가족사진을 담아주느라 정작 내가 등장한 가족사진은 셀카로 담은 몇 장이 전부다.

부모님은 아쉬워하셨지만 내 입장은 다르다.

한창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을 족하다 싶을 만큼

내 손으로 직접 담아낼 수 있어서 충분히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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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지코지의 하얀 등대를 코앞에 두고

그 아래에서만 사진 찍고 깔짝깔짝 놀다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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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가을 색감



섭지코지는 두 번째다.

처음 왔던 건 그러니까 4년 전쯤?


직장을 다니는 친구들과 주말 1박 2일로 여행하면서 이곳 섭지코지를 처음으로 들렀다. 금요일 야근하고 바로 제주로 넘어오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복장도 지금 보면 얼토당토않은 겨울 코트다.


모두 욕심은 많은데 시간은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렌터카 한 대만 빌려 거의 도장을 찍어내듯 명소를 돌아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정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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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지코지도 공장에서 인형을 찍어내듯 일정을 소화하다

해 질 녘에나 도착했다.


여차여차 높은 곳까지 올라왔을 때

지금까지의 힘든 건 가뿐히 잊게 만드는 노른자 석양을 보았다.


어디를 얼마나 오랜 시간 머물렀느냐의 문제보다는 누구와 함께 있느냐가 여행에서는 더 중요한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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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그때 보았던 겨울의 섭지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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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그때 보았던 겨울의 섭지코지



예쁜 걸로만 생각하면

12월보다는 아무래도 8월의 섭지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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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을 쓰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의 뙤약볕으로 고생은 좀 했지만

등대까지 올라가는 길은 바람이 불어 외롭지 않았다. 바다 냄새 폴폴, 초원의 소리 스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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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사진. 흐리고 맑은 하늘의 경계. 그날의 느낌과 색감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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