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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여행기

안개가 다 했던 그날의 서울타워

아시아 · 대한민국 · 서울

문화/명소

2017.08.08 조회수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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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타워를 좋아하긴 하는 모양이다.

누가 물어보면 몇 번 안 가봤어~라고 습관처럼 대답하고는 하는데 슬며시 횟수를 세어보니 그게 꽤 된다.


날이 좋다고 오르고, 비가 내려서 오르고, 낮이니까 오르고, 밤이어서 오르고.

남자친구와 함께니까 오르고, 혼자니까 또 오르고, 친구와 함께이니 다시 오르고.

그러다보니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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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걸어서 올라가는데 처음으로 케이블카를 타봤다. 그런데 하필 케이블카를 탄 그 날이 비오고 안개가 심해서 바깥을 조금도 내다볼 수가 없었다.



케이블카 탄다고 방방 신났는데 그런 기분도 잠시, 안개가 껴서 바깥을 도통 내다볼 수가 없었다.

새눈을 게슴츠레 뜨고 유리창에 바짝 눈알을 갖다대어 바라보아도 아래 사진에 찍힌 풍경이 내가 볼 수 있는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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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 창으로 내다본 정경. 빗물에 야경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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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에서 하차하자마자 계단 몇개를 더 오르니 마침내 팔각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금색 조명을 받은 팔각정은 안개를 소복처럼 덧입어서

꼭 손전등으로 얼굴 아래를 비추고 있는 귀신의 얼굴 같았다고 해야 하나.


그 뒤로 보이는 푸른빛의 서울타워는 더욱 장관이다.

뿌연 안개 뒤로 파란빛이 동동 동동 떠다니는데

이게 다 뭐라고 기분이 좋아지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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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그나마 지나갔을 때 / 비가 내린 직후였기 때문에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스산한 풍경이 일품이었다.

축축 쳐진 앙상한 나뭇가지가 구름처럼 두터운 안개를 만나 한폭의 한국화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 서울도 이런 얼굴이 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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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도 타워가 잘 보이는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본래 한 공간에서도 가만히 머물지를 못하는 스타일들인데

분위기에 취하니 절로 자기 이야기를 하게 된다.

무거운 안개를 들이마셔서 그런지 차분하게 오랫동안 그곳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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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은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안개가 심했던 날이다. 덕분에 평소라면 보기 힘든 풍경을 마음껏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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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끼는 날만 기다렸다 다시 한 번 올라와야겠다.



비가 와서 선선했다.

타워가 푸른 조명을 나타내는 것은 날이 맑고 공기도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 상징 하나만 믿고(맞든 틀리든) 숨을 얼마나 많이 들이쉬었는지 모른다.

가끔 서울의 저녁이 오늘만 같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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