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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여행기

자연 한 모금 영양 여행

아시아 · 대한민국 · 울산

휴양/레포츠 숙소 음식

2017.08.01 조회수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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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또 영양 여행을 기억해보면

그때는 5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햇살은 이미 6월 중순의 것만큼이나 따갑고 뜨거웠다. 타지 않으려고 고개를 숙이고 걸으면 목덜미가 바짝바짝 저릿해져왔을 정도이니까. 하필 이런 날씨에 일정은 또 산길 산책에 걷기 체험으로 빼곡해 안 그래도 도쿄 여행 이후 못나게 타버린 얼굴이 (당분간은) 회복 불가의 수준으로 더욱 구석구석 꼼꼼하게 타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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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티골 외씨버선 길 7코스를 따라 걷는 중 / 몰랐다면 그냥 지나치고도 남았을 허름한 구석에 물이 고여있다. 그 앞에는 살짝 얼룩덜룩한 파란색 바가지가 놓여있었다. 마을해설사가 말하길 이 물을 떠마시면 십 년씩 젊어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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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씨버선 길 산책 중 매미 모양 호루라기(?)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 것은 폐가 쪼그라들 때까지 힘차게 불어도 휘휘 바람빠진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사실 속이 어지러워 영양 여행을 선택했다.


자연에 입 벌리고 손뼉 치는 스타일은 결코 아니지만, 지금 이렇게 속 시끄러운 게 어쩌면 여지껏 자연을 멀리한 대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왕 자연을 체험할 거라면, 좋다. '육지의 오지'라는 영양을 가보자고 생각한 게 이번 여행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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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한 호텔 숙박시설이 아직 들어서지 않은 외진 곳. 우리가 묵은 숙소는 영양청소년수련원이었다. 머무는 동안 중고등학교 수련회의 기억이 여럿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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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이서 묵은 방. 널찍하고 깔끔해서 좋았는데 밤에 상상초월 거미와 나방이 등장해 기겁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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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날의 저녁과 다음날 아침은 수련원 식당에서 식사했다. 음식이 참 기분 좋게 맛있었다. 건강한 재료로 만든 집밥을 먹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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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과 아침으로 먹은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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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의 자랑, 영양 생막걸리까지



두 번째 날 아침 우리는 이른 식사를 마치고

수련원 주변을 둘러보았다.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되기 전에 마음을 가다듬고 싶기도 했었고.


딱새 울음소리가 청량했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들어 올려 자연스레 바람에 나부끼는 오동나무 잎을 보았다. 이래서 자연자연하는 건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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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가 있을 리 만무했다. 편의점도 아직 들어서지 않은 그야말로 순도 100퍼센트 자연을 간직한 영양이다. 혹시 고장 난 건 아닌지 긴가민가했던 수련원 자판기에서 레쓰비를 뽑았다. 어떻게든 카페인은 섭취해야 했기 때문에. 그렇게 5월에 레쓰비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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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으로 고개를 휘휘 저어보았을 때 초록초록이 가득한 풍경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발 밑에서 왕피천 계곡물이 힘차게 흘렀다. 대체 어디서 이런 힘이 생겨나는 건지 그 연원이 궁금할 지경이다. 눈을 슬며시 감은 채 물소리를 듣는 것이 좋았고, 시야가 미치는 저 끝자락의 초록 산을 바라보는 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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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왕피천계곡. 얼핏 보면 계곡에 넣은 손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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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더우시죠? 우리를 인솔하던 분께서 더운 날 빡빡한 일정이 미안했는지 추억의 아이스크림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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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일정은 금강소나무생태경영림 걷기. 숲해설사가 한발자국 앞서 걸으며 나뭇결을 사랑으로 쓰담쓰담하는 방법, 마음을 주고받는 방법을 설명해주었다.



금강소나무생태경영림에서 보낸 시간이 일정 중에서는 아마 별 보기 다음으로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숲해설사를 따르는 길에 잘생기고 다부진 나뭇결을 보아 한 손바닥을 가만히 올려두었다. 누군가의 심장 박동을 느껴보려고 가만히 손바닥을 올려보기도 하는 것처럼. 이런저런 고민, 상처, 바람들을 털어놓았다. 속에만 고여있는 안타까운 말들도 나무에 대신 전해보기도 했다. 영화 화양연화의 양조위가 앙코르와트의 어느 나무 안에 자신의 안타까운 비밀을 털어놓지 않나. 그 영화가 생각나 그랬다. 혹시나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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