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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채우는 멜로디가 울려 퍼지는 유럽의 특별한 공연장 4편 - 프랑스 파리

유럽 · 프랑스 · 파리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9.05.17 조회수944


0여행작가 맹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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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분 일초가 아쉽고 아까운 여행 중 두세시간을 할애하여 공연을 보러 간다는 것은 그 티켓이 얼마인지와는 상관없이 엄청난 사치다. 그러나 그럴 가치가 있을 정도로 여행지에서의 공연은 더 없이 특별하다. 말끔히 차려 입고 찾는 대형 공연장이든, 매일 길에서 펼쳐지는 소박한 공연이든, 현지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순간을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우연히 오페라 한 소절, 발레 음악 한 마디를 듣고 파리와 밀라노를 떠올리며 설렐 수 있는 감격스러운 추억을 만들러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사랑을 담뿍 받아온, 셀 수 없이 많은 커튼콜을 올리고 내리며 박수 갈채를 받아온 유럽의 무대들을 찾아 느낀 감동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소문난 맛집을 찾는 것과 여행지를 대표하는 명소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보다 어쩌면 더 기억에 오래 남을, 마음을 더욱 깊게 울리는 순간이다. 오페라의 유령을 만나길 고대하며 거니는 고풍스러운 오페라 가르니에 Palais Garnier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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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여행을 하면서 원하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은 에펠탑. 법으로 에펠보다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게 금지시켜 놓았으니 파리 시내 어디에서든, 에펠을 등지고 서있지 않는 한 얄쌍하고도 위엄있는 그 자태를 하루 종일 감상할 수 있다. 가끔은 시야에 건물이 가려 에펠탑의 꼭대기만 보이기도 하는데, 그 마저도 귀엽다. 어쨌든 항상 눈에 보여야 마음이 놓이는 존재인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에펠처럼 편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파리 교통의 요충지라 자주 지나게 되는 오페라 가르니에 Palais Garnier다.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로 오더라도, 메트로를 타더라도 노선 세 개가 지나는 대형 환승역이라 여행 중 여러 번 마주하게 된다. 샤를 구메리 Charles Gumery의 하모니(L’Harmonie)와 시(La Poésie) 구리 동상이 건물 파사드의 양 옆을 지키고 세워져 있어 시선을 사로잡으니 아니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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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같이 날아 사뿐히 앉는 발레리나의 토슈즈, 공연장을 울리는 오페라 가수의 깊은 목소리, 어느 한 명도 어긋나지 않는 완벽한 조화의 오케스트라 연주, 두 팔 벌려 안아도 품에 채 안들어올 두꺼운 기둥들이 받히고 선 이 공연장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만날 수 있는 환상의 세상은 무궁무진한다. 사람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는 것은 가스통 르루 Gaston Leroux의 1910년 소설 <오페라의 유령> 때문인데, 바로 이 공연장을 배경으로 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고개를 한껏 꺾어 올려야 볼 수 있는 천장 위에서 흰 가면을 쓴 팬텀이 무대를 가로질러 크리스틴을 찾지 않을까, 오페라 가르니에 투어를 하며 여러 번 하늘을 쳐다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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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은 발레, 클래식, 오페라 공연이 열리는 가르니에는 건축가 샤를 가르니에 Charles Garnier의 이름을 딴 공연장으로, 나폴레옹 3세 스타일의 건축 양식을 표방한다. 바로크와 르네상스 등 여러 양식의 특장점들을 따와 한데 섞은 것으로 한눈에 보았을 때 건축 양식적인 특징보다도 전체적인 조화와 아름다움이 먼저 감동을 준다는 점이 좋았다. 웅장한 외부보다도 화려한 실내장식이 대단한데, 이를 보러 공연을 보지 않는 관광객도 일부러 찾아와 벨벳 인테리어며 8톤 샹들리에를 카메라에 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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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니에에서의 공연은 11구에 있는 또 다른 파리의 오페라 극장, 바스티유의 공연을 예매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몇 년 전 처음 이 곳에서 발레를 보았던 것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막이 오르지 않는 공연장을 구석구석 돌아보기로 했다. 지휘자의 지휘봉이 쉬고 있는 시간, 관객이 객석을 누비며 무대를 이쪽, 저쪽에서 구경할 수 있음은 특별한 경험이다. 크리스틴도 이렇게 걸었을까, 상상하며 대리석 계단을 천천히 난간을 잡고 걸어 공연장으로 올라갔다. 높이가 무려 18m나 되는 이 로비는 건축 당시 파리의 응접실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고 한다. 1900명 이상을 수용 가능한 공연장은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것으로, 묵직한 붉은 커튼과 금빛 장식에 사방이 눈부시지만 이 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로 마크 샤갈이 그린 천장화다. 모차르트와 비제, 드뷔시, 라벨, 바그너, 스트라빈스키, 차이코프스키, 베토벤, 아담, 라모, 뮈소르그스키, 베를리오즈, 베르디, 글럭 14명의 작곡가의 오페라 작품들 중 한 장면을 모아 그린 작품으로, 오페라 가르니에의 다른 부분들과 잘 조화가 되지 않고 튀는 샤갈 특유의 화풍으로 많은 사람들의 호불호를 자아낸다. 가르니에가 직접 디자인한 7톤짜리 동 크리스탈 샹들리에와 함께 가수들과 무용수들의 머리 위를 장식하는 이 그림은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쏙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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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고요한 무대였지만 귓가에는 계속해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무대 곳곳에 놓인 19세기, 20세기 공연의 포스터와 티켓이, 액자 속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손바닥이 아프도록 앵콜을 부르짖으며 박수를 쳤던 열기 대단한 화려했던 벨 에포크의 파리의 밤들이 눈 앞에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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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Place de l'Opéra, 75009
  매일 10:00-17:00(공연 매표소 10:00- 18:30), 1/1, 5/1 및 홈페이지에 안내하는 특 정일 휴관
  공연이나 행사가 있는 날과 13:00 또는 14:00에 일찍 문을 닫는 날도 홈페이지에 공지한다. 극장이 일찍 문을 닫더라도 기념품 상점과 레스토랑은 영업을 한다.  (성인 €11, 12~25세 €7)
www.operadeparis.fr

TIP
  훌륭한 요리로 찬사를 받는 로페라 레스토랑 L'Opéra Restaurant도 추천한다. 다만 이 곳의 테이블은 공연만큼이나 일찌감치 예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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