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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스토리

낮보다 특별한 여행지의 밤을 사랑한다면, 부티크 호텔 스테이케이션 3편 - 몰타

유럽 · 몰타 · 몰타

숙소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9.05.03 조회수569


0 여행작가 맹지나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걷고, 한참을 헤매고, 셀 수 없이 여러 번 멈추어 서서 벅찬 감동에 빠르게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는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는 잠자리는 그저 피곤한 두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이기만 해서는 안된다. 이국적인 밤의 소리와 낯선 공기를 듣고 맡을 수 있는 창이 난 침실, 주름 하나 늦잠 자고 싶은 마음을 자극하는 보송한 침대보. 집으로 돌아와 여행지를 떠올리면 에펠탑과 타워 브릿지와 콜로세움 옆 나란히 떠오를, 파리와 런던과 로마의 나의 집이 되어줄 수 있는 멋진 곳이어야 한다. 틀에 박힌 뻔한 구조와 물릴대로 물린 컨티넨탈 조식이 싫은 여행자는 숙소 선택에 신중하다. 감사하게도 요즘은 세계 각지에 독특한 컨셉, 개성 넘치는 정체성을 뽐내는 세련되고 트렌디한 부티크 호텔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체크인하는 순간부터 긴 비행의 고단함에서 정신을 들게 하고, 세심한 서비스에 감동을 받고 센스 넘치는 디테일에 감탄하게 만드는 특별한 호텔들. 다시없을 뜨거운 여름을 보낼 수 있는 젊음과 열정의 인하위 부티크 호스텔 Inhawi Boutique Hostel을 소개한다.
(* 부티크 호텔 Boutique Hotel: 고급 맞춤 의상을 뜻하는 프랑스 패션 용어 '오트-퀴트르 부티크 haute-couture boutique'에서 유래했다. 독특하고 개성있는 건축, 인테리어, 운영 컨셉, 서비스 등으로 대형 호텔들과 차별화된 소규모 호텔을 말한다. 디자이너(스) 호텔 Designer('s) Hotel, 콘셉트 호텔 Concept Hotel이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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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를 철저히 해서 떠나는 여행이 있는가 하면, 지금 당장 어딘가로 떠나야하기 때문에 급하게 짐을 싸서 떠나는 여행이 있다. 지난 여름, 나는 여행이 매우 시급했고, 바다와 한적함, 적당한 인파가 필요했다. 내킬 때는 새 친구를 사귈 수 있고, 원하면 철저히 혼자가 될 수 있는 그런 곳이면 되었다. 그래서 이 전까지는 마음속에 단 한 번도 품어본 적이 없는 몰타라는 섬을 골랐다. 이탈리아 시칠리아보다도 더 적도에 가까운 몰타는 365일 중 300일 해가 쨍쨍 난단다. 몰타 태양빛과 닮은 오렌지 색 모자는 하루 이틀 쓰다가 이내 벗어 버리고, 오롯이 지구와 가장 가까운 볕을 온몸으로 받았다. 지중해 섬 특유의 습도 없는 마른 태양빛에 노릇노릇해지는, 비타민 D를 무한 흡수하는 기분을 만끽하기 위한 여행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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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인하위 부티크 호스텔은 몰타의 수도 발레타와 조금 떨어진 마을인 세인트 줄리안 St. Julian d에 있었으나 호스텔 바로 앞이 섬의 여러 곳으로 향하는 큰 버스 정류장이라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도 숙소 찾기가 어렵지 않다. 부티크 호스텔이라니! 럭셔리 호텔까지는 필요가 없었던 여행이라 평소 숙박비를 아끼지 않는 편이지만 검색하던중 부티크 호스텔이라는 글자가 무척 반가웠다. 혼자 하는 여행이지만 큰 음악 축제를 즐기러 가는 것이기도 했기에 친구를 사귈 곳이 필요했는데, 12개의 삐걱거리는 매트리스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호스텔에는 묵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하위에서 나는 4개의 침대와 전용 샤워실과 화장실이 있는 도미토리에 묵었다. 우리 방을 쓰는 사람들만 출입이 가능한, 방보다 더 넓은 전용 테라스에서 젖은 수영복과 비치 타월을 말리고 선베드에 누워 태닝을 할 수 있었다. 1층에는 호스텔 손님 모두 사용 가능한, 스카이라이트가 시원하게 뚫려 채광이 어마어마한 대형 키친과 라운지가 있었고, 풀장과 해먹도 있었다. 여느 부티크 호텔 못지않은 트렌디하고 깔끔한 디자인과 매끄러운 서비스에 체크인하는 순간부터 홀딱 반해, 중간에 다른 마을에 위치한 호텔로 옮기려던 것을 취소할까 생각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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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에는 더 부지런해져서 아침 일찍부터 새로운 도시를 탐험하러 나가게 된다. 시칠리아 사람들이 BC 5200년부터 넘어와 살기 시작한 유구한 역사의 몰타의 수도인 발레타 시내를 가는 버스는 호스텔 앞으로 5분에 한 대씩 온다. 유적지가 산재한 섬의 수도에는 신식 건물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익숙한 브랜드 이름들과 처음 보는 언어로 적힌 간판들은 모두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낡았지만 위엄 있는 건물들에 붙어 있었다. 수더분하고 빛 바랜 일상이 민낯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 정겨운 시가지를 카메라에 담고 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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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원하던 수영을 하기 위해, 몰타 섬 최남단에 있는 해변들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세인트 피터스 풀로 향했다. 정오가 지나면 자리를 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몰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변이다. 반원 형태의 절벽이 멋지게 깎여 있어 그 위에서 힘껏 점프해 바다에 뛰어들 수 있는데, 나 역시 몇 초 간격으로 풍덩, 풍덩! 하는 경쾌한 소리에 내 몫을 하고는 다른 사람들의 다이빙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책장을 넘겼다. 그리 크지 않은 해변이지만 그 만큼 사람도 없어서 모두가 각자의 구석을 찾아 작은 천국을 꾸며 놓을 수 있다. 굽이치는 물길을 따라 헤엄을 치다가, 책을 읽다가, 음악을 듣다가,… 어디에서도 할 수 있는 좋은 것들을 오래 할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예쁜 곳에서 할 수 있다는 것에 바다만큼 무한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여름 여행이고, 혼자 하는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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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거워 견딜 수 없을 때쯤 일어나, 돌계단을 걸어 올라가 작은 아이스 박스 하나에 음료 몇 개를 담아 파는 간이 슈퍼에서 탄산 음료를 사오면 된다. 해변 반대쪽 길 위에는 아이스크럼 트럭도 있다. 그리고 호스텔에는 24시간 데스크와 빈 백(bean bag)이 놓인 넓은 라운지의 자판기가 있다. 호스텔은 호텔과는 다르게 남기는 마진 없이 음료며 과자를 판다. 호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배낭여행족들이 가장 감사해하는 점 중 하나로, 바닷가에서 미처 못 다 읽은 책은 호스텔 라운지에서 해가 완전히 질 때까지 주스팩 두 개를 해치우며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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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몰타 관광청 www.visitmalta.com
인하위 부티크 호스텔 Inhawi Boutique Hostel www.inhawi.com
Triq Telghet STJ 1342, St. Julian’s, Malta
+356 2138 2554


TIP
유럽 사람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바캉스 섬이지만 아직 몰타는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운 곳이 몇 군데 있다. 세인트 피터스 풀만해도 버스에서 내려 20분은 걸어야 도착하는 곳이라, 몰타를 여행할때는 렌터카를 빌리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섬 곳곳의 여러 마을들을 잇는 버스는 아주 잘되어 있어 시내만 구경할 것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해변가를 찾기에는, 특히 무척 더운 여름 시즌에 여행하기에는 자동차가 가장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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