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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만나는 중남미, 라틴아메리카 14편 –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멕시코시티와 멕시코 주

미주 · 멕시코 · 멕시코시티

문화/명소 음식

여행전문가 칼럼

2019.04.29 조회수709


0 <라틴음악기행> 저자 장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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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주의 수도 톨루카의 코스모비트랄(Cosmovitral), 불의 인간의 탄생을 나타냈다.


라틴아메리카의 가장 북쪽에 위치해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멕시코(México)’ 라는 국명은 ‘달의 배꼽’ 혹은 ‘달의 호수의 중심’을 뜻하던 나우아뜰어(아스테카 원주민의 언어)에서 나온 것으로, 아스테카 제국 때부터의 수도가 현재의 멕시코시티이다. 해발 고도가 2200 미터를 넘는 높은 지대이나 아스테카 제국 때와 이후 스페인 식민지 시절, 그리고 독립 후에도 수도가 되어 문명의 흥망성쇠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역사와 문화의 도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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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 외곽에 병풍처럼 서 있는 포포카테페틀과 이스타시우아틀 화산. 그 중 포포카테페틀은 지금도 연기를 내뿜고 있는 활화산이다.


16세기 초 스페인이 아스테카 제국을 정복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아스테카 제국의 상징인 피라미드 위에 성당을 짓는 것이었다. 아스테카를 가톨릭 신앙으로 제압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였는데, 그래서 지금도 멕시코시티의 중앙 광장인 소칼로의 한쪽에 있는 대성당에 가보면 뒤쪽에 피라미드의 유적지가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소칼로 주변 자체가 멕시코 역사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살아 숨쉬는 유적지로, 멕시코시티는 지하철도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지하철로도 이동할 수 있고 버스 두 대를 붙인 것 같은 형태의 버스인 메트로부스를 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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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인류학의 나라다. 멕시코시티 필수 관광 코스 중 하나인 국립 인류학 박물관의 정원, 하루 만에 다 둘러 보기에는 전시물과 자료가 너무 많은 게 문제다.


아스테카 제국은 16세기 초 스페인의 정복자 코르테스에게 무너진 뒤 혼혈의 길을 겪었다. 코르테스의 노예가 된 뒤 통역과 길 안내를 맡았던 원주민 여자 말린체가 스페인 사람과의 사이에 최초의 혼혈인을 낳은 어머니라 불린다.

멸망한 제국의 여인들을 승리한 정복자들이 강제로 취하는 형태가 되었기 때문에 평화로운 혼혈의 과정을 겪은 것이 아닌 게 틀림없으나, 현재의 멕시코 문화가 아스테카 제국의 것보다는 스페인 식민지였던 시절, 스페인과 아스테카 두 문화의 혼혈을 통해서 형성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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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 근교 촐룰라의 산타 마리아 토난친틀라 성당 내부. ‘토난친틀라’는 아스테카의 여신이었던 ‘토난친의 장소’란 뜻이어서 아스테카의 민간 신앙과 가톨릭의 성모 개념이 합쳐진 장소로 유명하다.


멕시코는 북반구의 중북부에 위치해 있는데다 미국 LA 등 대도시에서 연결 항공편이 많은 이점 등으로 인해 세계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관광대국이기도 하다. 그 관광 자원은 넓은 땅과 다양한 기후, 아름다운 자연 자원 때문이기도 하지만 원주민 문명 및 이후 형성된 독특한 혼혈 문화의 유산들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멕시코 음악 역시 혼혈 문화의 한 부분으로, 스페인에게 정복당한 이후 들어온 유럽의 음악 양식이 바탕을 이루면서도 고유의 독특한 정서를 담아내 ‘멕시코 음악’ 만의 감성으로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내게 키스를 많이 해 줘요’ 라는 의미의 ‘베사메 무초’, 멕시코 혁명 때의 군가였던 ‘라 쿠카라차’, 베라 크루스 지방의 춤을 뜻하는 ‘라 밤바’, 한국에도 번안되어 소개된 ‘제비’, ‘쿠쿠루쿠쿠 팔로마’ 등 알게 모르게 많은 멕시코 음악들이 우리나라까지 들어와 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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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데사 지구의 작곡가들 광장에 있는 ‘베사메무초 (Bésame mucho)’의 작곡가 콘수엘로 벨라스케스의 흉상


멕시코 음악 하면 또 떠오르는 게 ‘마리아치(Mariachi)’로, 할리스코 주에서 발전했는데 멕시코 특유의 큰 모자를 쓰고 화려한 차로 복장을 하고 바이올린, 큰 기타와 작은 기타, 트럼펫 등이 한 팀을 이루어 연주한다. 멕시코에서는 집에 큰 행사나 파티가 있으면 마리아치들을 불러 생음악 연주를 즐긴다. 멕시코시티에서는 가리발디 광장이 마리아치들의 집합소로 광장에서 직접 마리아치들을 모집하여 집이나 행사장에 데려오기도 한다.

마리아치 출신이 전문 가수가 돼 멕시코 고유의 멜랑콜리한 노래들을 하는 경우 보통 ‘란체라 (Ranchera)’ 가수라고 하는데, ‘시골 농장’을 의미하는 ‘란초(Rancho)’의 음악이란 의미로 만들어진 단어가 ‘란체라’다. 그런데 지금은 란초의 음악만을 지칭하지 않고, 마리아치 복장을 한 가수가 성악가처럼 가창력을 뽐내며 민속 음악이나 사랑과 슬픔을 노래하는 감성적인 곡을 부를 때 ‘란체라’를 부른다고 하는 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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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의 최신 관광 버스. 멕시코시티의 정식 명칭은 ‘시우다드 데 멕시코(Ciudad de México)’이기 때문에 약자로 CDMX 라 표기한다. 버스의 색깔이 멕시코 특유의 색깔인 ‘멕시칸 핑크색’이다. 


멕시코시티는 대도시라 지방 사람들도 많이 상경해 있는데, 지방의 음악은 ‘소리’를 뜻하는 ‘손(Son)’이라 부른다. 쿠바의 댄스 음악의 원류인 ‘손(Son)’과는 다른 의미이다. 멕시코의 지방 음악 ‘손’이야 말로 진정한 멕시코의 소리로, 오아하카 주와 베라크루스 지방의 손이 특히 유명하다.

멕시코시티는 많은 공연장이 도시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손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많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가장 유명한 것은 예술 궁전(Palacio de Bellas Artes)에서 정기적으로 공연하는 아말리아 에르난데스 민속 발레단의 공연으로, 공연의 대미를 베라 크루스 지역의 손 하로초인 ‘라 밤바’ 춤으로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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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가 자랑하는 대형 공연장인 아우디토리오 나시오날. 클래식에서부터 대중 음악까지 모두 공연이 가능한 뛰어난 음향의 공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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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국립 자치 대학(UNAM) 안에 있는 네사우알코요틀 홀. 베를린 필의 콘서트 홀을 모델로 해서 지어 놀라운 음향을 자랑한다. UNAM 은 멕시코 최고 대학교이자 대학 도시로 학교 전체에 볼거리가 넘쳐난다.   \


멕시코에는 ‘죽은 자들의 날(Día de los muertos)라는 독특한 축일이 있다. 말 그대로 죽은 자들이 돌아오는 날의 축제라 서양의 할로윈 데이와 비슷한 개념이긴 하다. 다만 할로윈 축제의 경우 죽은 유령들이 무덤에서 빠져 나온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라 유령에게 잡혀가지 않으려고 기괴한 복장을 하는 것인데, 멕시코 사람들은 정 반대로 생각한다. 

죽은 사람들이 돌아온다면 그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그들은 다 내 아버지나 할아버지, 아님 일찍 간 친구이거나 그리운 이들인데. 그렇게 일년에 겨우 한번 오는 그들을 반기기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주황색 꽃을 뿌려 길을 밝히고, 초를 켜고, 무덤을 청소하는 게 죽은 자들의 날에 해야할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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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의 날에는 ‘오프렌다(Ofrenda)’라고 하는 일종의 제사상을 만든다.


이베로아메리카나 대학교 학생들이 만들어 놓은 스티븐 잡스와 프리다 등 이미 죽은 여러 유명 인사들을 위한 오프렌다. 죽은 사람의 사진을 붙이고 초를 켠 뒤 각종 색깔 종이, 초, 주황색 꽃, 해골 모양 사탕 등등을 놓는다.

‘죽은 자들의 날’은 아스테카 때부터 내려온 풍습으로 그 당시에는 달력이 18 개월 단위였기 때문에 지금과는 다른 날짜에 축제가 행해졌다. 그러나 스페인에 정복되어 가톨릭 국가가 된 이후로는 가톨릭 교회력의 위령의 날과 성자들의 날 날짜에 맞추어져 11월 1일과 2일에 죽은 자들을 위한 제를 지낸다. 요즘은 10월 말의 할로윈 축제랑 합쳐져서 외래적인 상업주의에 멕시코 전통의 풍습이 변질되어간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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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특유의 요리인 검은 몰레를 끼얹은 닭 요리와 밥. 검은 소스처럼 보이는 것이 몰레(Mole)이다. 멕시코 사람들은 쌀과 고추를 많이 먹으며 주식은 옥수수 가루로 만든 전병인 또르띠야(Tortilla)이다.


멕시코시티에서 오래 살았고, 지금도 일년에 4개월은 거기서 지내는 입장에서 글을 쓰다 보니 그간 나에게 그저 일상이었던 멕시코시티가 얼마나 많은 것을 품고 있는 문화의 도시인지 새삼스레 깨닫게 되는 거 같다. 깐꾼 같은 휴양지에 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들리는 수도가 아닌, 그 자체로서 무궁무진한 관광 자원을 지니고 있는 멕시코시티, 다음에 갈 때는 ‘내가 그 동안 무엇을 못 보고 못 느꼈는가’ 를 생각하며 눈을 부릅뜨고 이 고도(古都)를 다시 캐 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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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건축가 알베르토 칼라츠에 의해 첨단으로 설계된 바스콘셀로스 도서관 내부. ‘바스콘셀로스’는 멕시코 철학자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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