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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스토리

영혼을 채우는 멜로디가 울려 퍼지는 유럽의 특별한 공연장 - 포르투갈 포르투

유럽 · 포르투갈 · 포르투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9.02.18 조회수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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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맹지나


일분 일초가 아쉽고 아까운 여행 중 두세시간을 할애하여 공연을 보러 간다는 것은 그 티켓이 얼마인지와는 상관없이 엄청난 사치다. 그러나 그럴 가치가 있을 정도로 여행지에서의 공연은 더 없이 특별하다. 말끔히 차려 입고 찾는 대형 공연장이든, 매일 길에서 펼쳐지는 소박한 공연이든, 현지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순간을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우연히 오페라 한 소절, 발레 음악 한 마디를 듣고 파리와 밀라노를 떠올리며 설렐 수 있는 감격스러운 추억을 만들러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사랑을 담뿍 받아온, 셀 수 없이 많은 커튼콜을 올리고 내리며 박수 갈채를 받아온 유럽의 무대들을 찾아 느낀 감동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소문난 맛집을 찾는 것과 여행지를 대표하는 명소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보다 어쩌면 더 기억에 오래 남을, 마음을 더욱 깊게 울리는 순간이다. 아줄레주 타일로 꾸민 포르투의 현대적인 콘서트홀 카사 다 무지카 Casa da Música에서 살아 숨쉬는 음악의 역사를 호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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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와인으로 유명한 포르투갈 제 2의 도시, 포르투는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식도락과 건축, 문화의 발전을 거듭해 온, 어쩌면 리스보아 보다도 더 많은 여행자들의 애정을 듬뿍 받고 있는 곳이다. 도우로 강을 가로지르는 동 루이스 1세 다리 Ponte Dom Luis I 이쪽과 저쪽을 바쁘게 오가기에는 일주일도 한 달도 언제나 시간이 턱없이 모자르지만, 그 바쁨에 쫓겨 현대적인 포르투를 못 보고 가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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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와인 GRAH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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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루이스 1세 다리 Ponte Dom Luis


20세기 동안 포르투에서 가장 급격한 변화를 겪은 보아비스타 Boavista 지역은 포르투 시내와 해변가 동네 포즈Foz 중간에 위치한다. 시원하게 뻗은 5.5km의 보아비스타 대로는 보아비스타 일대를 지도상에서 바로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지표다. 이 대로를 따라 시원하게 버스로 달리거나 쭉쭉 뻗어 있는 메트로를 타고 찾은 곳은 포르투에서 가장 현대적인 건물인 Casa da Música다. 2005년 개관한 ‘음악의 집’ 카사 다 무지카와 세랄베스 현대 미술박물관 & 정원 Museu de Arte Contemporanea Parque e Jardim da Fundacao Serralves 두 곳 만으로도 보아비스타까지 걸음을 할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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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 다 무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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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랄베스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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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랄베스 정원


아름드리 나무와 소담한 꽃송이들이 싱그럽게 만개한 현대미술 박물관을 먼저 찾았다. 저녁 공연 전까지 오후를 보내기 더 없이 좋은 곳으로, 포르투에서 딱 하루만 머물 수 있다면 주저없이 가장 먼저 찾을 장소로 이 박물관을 꼽겠다. 해마다 인류와 환경에 공헌한 건축가를 선정하여 수여하는1979년에 제정된 프리츠커Pritzker 상의 수상자 알바로 시자 비에이라 Alvaro Siza Vieira가 설계한 세랄베스는 포르투의 ‘에덴 공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정원을 뽐낸다. 영구전시는 따로 없고, 다양한 주제와 테마로 계속해서 특별 전시를 바꾸어 나간다. 그래서 포르투 시민들도 주기적으로 세랄베스를 찾는다. 과거 전시로는 앤디 워홀Andy Warhol,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폴라 헤구Paula Rego 등이 있다. 프랑스 정원을 모델로 하여 조성한 18 헥타르에 이르는 넓은 정원 안에는 목장, 현대 조각 전시, 핑크빛 아르 데코 빌라 ‘카사 데 세랄베스Casa de Serralves’, 티 하우스, 장미 정원 등이 있다. 현대 미술품들이 매력적으로, 때로는 조금 난해하게 전시된 박물관 내부와는 전혀 다른 매력으로 방문자들을 사로잡는 넓고 푸른 공원은 여유를 필요로 한다. 의도적으로 천천히 걷지 않으면 바쁜 일상에 맞춰 나가기 위해 빠르게 서두르는 걸음이 되어 버려, 한참을 세랄베스 정원을 천천히 걷는 연습을 하고 오늘 저녁 공연의 템포에 신체 리듬을 맞추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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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건축미로 압도하는 외관과 이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어쿠스틱을 자랑하는 공연장이 보아비스타 대로에 우뚝 서 있다. 아직 이 일대가 전부 다 개발된 것이 아니라 거주 지역과 넓은 대로 중간에 뜬금없이 웅장한 위엄을 뽐내는 모던한 공연장 건물이 낯설지만, 그래서 더 눈에 들어온다. 2015년 10주년을 맞은 카사 다 무지카는 현대와 미래의 포르투를 대표하는 포르투의 상징이다. 12층으로 된 건물은 음악 공연장 설계 전문 건축가 렘 쿨하스Rem Koolhaas의 작품이다. 총 1,300명을 수용 가능한 주 공연장은 최상의 음향을 위한 다양한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데, 리스너와 퍼포머 모두의 편안함을 고려해 심혈을 기울인,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기능에 최선을 다한 훌륭한 면모들이 돋보였다. 깊이와 크기를 달리한 목재 패널로 꾸민 벽은 공연의 특성에 맞추어 들어가고 나와 있는데, 높이와 각도 역시 공연 특성에 맞추어 움직이는 천장의 반사판과 함께 공연장 어느 좌석에 앉아도 동일한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피아노 독주, 오케스트라 합주 등 공연마다 사용되는 악기의 특성 또한 반영하여 최상의 소리를 전달한다. 여느 공연장에서 볼 수 있는, 좌석을 한 가운데로 가로지르는 통로 또한 없앴다. 대신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특수 좌석을 설치하여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좌석의 소재는 사람 피부와 가장 유사한 재질인 벨벳으로 제작하여 공연장이 꽉 차거나 거의 비어도 이것이 악기나 목소리의 울림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고 있다. 만석일때와 나 혼자 공연을 볼 때 소리의 퀄리티가 전혀 차이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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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줄레주로 천장부터 바닥까지 장식하여 사진을 절로 부르는 VIP 좌석 입구도 잊지앉고 구경한 후 입장했다. 바흐와 시벨리우스, 브람스의 작품들을 엄선한 91분간의 공연이었다. 티켓 값은 단돈 19유로. 이 규모의, 이 시설의 그 어떤 공연장에서도 절대 이 가격으로 이 수준의 공연을 볼 수는 없다. 특가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카사 다 무지카의 공연들은 가격이 이렇게 착하다고 한다. 시민들에게 최상의 문화 경험을 위해 애쓰는 카사의 마음이 전해진다.새로운 차원의 섬세한 음향 설비로 전무후무한 클래식 공연 감상 경험을 선물 받아 벅찬 가슴으로 포르투 시내로 발걸음을 돌렸다. 근사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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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Avenida da Boavista 604-610, 4149-071, Porto
220-120-220
매표소 월~토 10:00~19:00, 일·공휴일 10:00~18:00 (공연이 있는 날에는 공연이 마칠 때까지 건물이 열려 있으며, 매표소와 기념품 상점은 공연 시작 30분 후까지 열려 있다)
www.casadamusica.com

TIP
종종 무료 공연도 열며, 좋은 좌석도 20유로 안팎으로 구매할 수 있으니 멋진 건물만 볼 것이 아니라 공연도 꼭 감상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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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많은 포르투갈 여행 이야기는 맹지나 작가의 <홀리데이 포르투갈>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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