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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스토리

커피와 함께하는 향긋한 유럽여행 8편 – 포르투갈

유럽 · 포르투갈 · 리스본

문화/명소 음식

여행전문가 칼럼

2018.11.20 조회수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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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맹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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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돌아다니는 여행을 해보겠다고 이탈리아 일주를 떠난 것이 첫 책 집필의 계기가 되었다. 아무리 작은 도시라도 그 개성과 매력이 넘쳐나, 수 년째 유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행하는 나날은 점점 늘어나 일상이 되었고, 여행에서 돌아와 보내는 나날들은 그 다음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이, 다녀온 여행을 곱씹고 향유하는 시간이 되었다. 우연히 발견하는 여행지의 특별함과 사소함의 간극을 넘나들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것을 업으로 삼았다. 오래 머무는 여행과 여름과 겨울을 좋아한다.
첫 책의 글감이 되어준, 고소하고 진한 에스프레소는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작은 잔에 담긴다. 그러나 여행의 순간들과 사람들은 아무리 큰 컵이라 해도 다 담을 수 없다. 달콤하고 바삭한 에그 타르트와 함께 마시던 포르투갈의 커피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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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a (포르투갈 에그 타르트)


여태까지 먹어 온 모든 에그 타르트는 에그 타르트가 아니었음을 확인 받는 포르투갈 나따를 처음 먹어보는 순간은 모든 포르투갈 여행자들의 기억 속에 깊게 박혀 있을 것이다. 포르투갈 여행 중 카페에 들어가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며 나따 nata (포르투갈 에그 타르트, 파스텔 드 나따 Pastel de nata 가 정식 명칭으로 보통 그냥 ‘나따’라 부른다) 를 곁들이지 않은 적은 딱 한번이었다. 그때 주문을 받던 바리스타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노 나따? 노 나따? 와이?’ 하고 되묻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 딱히 에그 타르트가 먹고 싶지 않았던 때에도 자동적으로 함께 주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유산지를 깔고 앉아 작은 접시에 놓여 있는 나따를 보면 침이 고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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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니무스 수도원


수도 리스보아의 으뜸가는 관광 명소 제로니무스 수도원의 수도사들이 18세기에 만들기 시작한 나따는 현재에도 수도원 바로 옆에 위치한 제과점에서 만드는 것이 가장 유명하다. 하루에 2만개의 나따를 구워 파는 안티가 콘페이타리아 데 벨렝 Antiga Confeitaria de Belém 의 전신이 제로니무스 수도원이다. 프랑스에서 넘어온 수도사들이었기에 베이킹 실력은 말할 것도 없이 훌륭했고, 질 좋고 충분히 많은 재료도 한 몫 했다. 포르투갈에는 워낙 달걀이 흔하고 또 천에 풀을 먹이는 등 흰자를 요리 외의 용도로 많이 사용하였기 때문에 남는 노른자를 버리지 않기 위해 이를 이용한 디저트 메뉴가 자연히 무척 많이 개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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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리카 성당과 엘로우 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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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트렐라 공원


치즈를 넣거나 시나몬 가루를 뿌리는 등 변형된 버전이 여럿이라 커피를 마실 때마다 하나씩 시도해 볼 수 있다. 수도원 관광을 마치고 에스트렐라 공원과 성당으로 이동하는 트램 안에서 가루가 날릴까 조심스럽게 치즈 나따 하나를 입에 쏙 밀어 넣고는 우물거렸다. 덜컹이는 비좁은 트램은 그리 편하지만은 않았는데도 리스보아에서는 틈만 나면 타게 되는 매력이 있다. 버스보다 느리게 움직여 바깥 풍경을 보다 더 주의 깊게 관찰할 수 있고, 투박한 내외부의 자재는 예스럽고 고풍스럽다. 학교를 파하고 작은 가방을 메고 올라타는 아이들이 재잘대는 소리와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동네 사람들의 시끌한 소리들은 전혀 알 수 없지만 여행의 즐거운 배경 음악이 되어준다. 또 어떤 이유에서인지 내려서는 커피를 마셔야겠다는 생각을 불어 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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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사람들이 취급하는 양질의 커피 콩은 브라질에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온 것이 최초이며, 가장 먼저 정착한 에스프레소 머신은 이탈리아의 침발리 Cimbali다. 포르투에서는 이 기계의 브랜드를 따라 커피를 침발리노라 부르게 되었고, 리스보아에서는 ‘비카’라 부르는데, 이름만 다른 것이 아니라 사실 완전히 다른 메뉴라 할 수 있다. 이탈리아 에스프레소를 원한다면 ‘싱글 샷 에스프레소’를 주문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비카처럼 뽑아 주는 경우가 있다. 어쩔 수 없어, 하고 받아 마셔본 것이 비카를 처음 마시게 된 계기였는데, 비카 또한 그만의 맛이 있다.
보통 20ml인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에 비해 포르투갈의 비카는 30-40 ml로 물의 양이 더 많다. 콩 또한 로스팅 단계에서 낮은 온도로 천천히 볶아 맛이 현저히 다르다. 산도가 강하지 않은 커피 맛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한국을 포함하여 다른 나라에 비해 아라비카 콩보다 로버스타를 더 애용하는 포르투갈의 고소하고 풍미 깊은 비카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리스보아 골목마다 크고 작은 카페들이 있지만 딱 한 곳에만 들릴 수 있다면 모두가 입을 모아 추천하는 카페는 바로 ‘아 브라질리에이라 A Brasileir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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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rasileira(아 브라질리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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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두 Chiado 지역에 자리한 백 년도 더 된 이 카페는 포르투갈의 대문호 페르난두 페소아를 비롯하여 많은 작가들과 지식인들이 비카를 앞에 두고 토론의 장을 펼치던 곳으로 유명하다. 아직도 리스보아 사람들과 어깨를 맞대고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아담한 페소아의 동상이 테라스 자리 한쪽에 자리한다. 황동과 목재로 된 아르 누보 스타일의 인테리어로 꾸며진 아 브라질레이아는 좁고 길다.  바에 몸을 가깝게 붙이고 서 있어도 쉬지 않고 밀려 들어 오는 손님들과 등을 스쳐야 한다. 손때 묻고 닳을만큼 닳아 반질한 세월의 윤이 나는 바 위에 금세 비운 비카 잔을 놓고, 아무도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테라스 테이블에 아쉬움 가득한 눈길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던지고 오르막 길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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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ipe Real (프린시프 헤알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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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바이 카페


리스보아 시내에는 멋진 경치를 감상하기 좋은 뷰 포인트가 여럿 있다. 열심히 찾아 올라간 수고를 보상해 주는 식당과 카페들을 각자 거느리고 있다. 이들 중 숙소와 가깝고 나무가 무성한 프린시프 헤알 Principe Real 공원이 바로 옆에 있는 상 페드로 데 알칸타라 전망대 Miradouro de São Pedro de Alcântara 를 가장 자주 찾았다. 그러나 나무 그늘 아래에서 책장만 넘기기가 아까운 햇살이 따사로운 오후에는 산타 카타리나 전망대 Miradouro de Santa Catarina의 누바이 카페를 찾아야 한다. 테주강의 전망이 시원하게 들어오는 테라스 자리는 아 브라질레이아 못지않게 빠르게 주인을 만나기 때문에 식사 시간을 피해 가면 차지할 수 있다. 20세기 포르투갈 문학의 감성에 젖어 있던 마음은 카페 한 켠에서 들려오는 신나는 디제잉에 한 세기를 뛰어 넘어 오늘, 이 순간으로 착지한다. 강바람은 그리 세지 않아 커피도 천천히 식는다. 오후 일정을 그 다음 날로 미루어 버리고 예정보다 한참 더 머무를 마음으로 칵테일을 한 잔 더 주문했다.


▶ INFO
  포르투갈 관광청 www.visitportugal.com
  리스보아 관광청 www.visitlisboa.com
  포르투 관광청 www.visitporto.travel


안티가 콘페이타리아 데 벨렝 Antiga Confeitaria de Belém R. Belém 84-92, 1300-085 Lisboa, www.pasteisdebelem.pt
카페 아 브라질리에이라 Café A Brasileira R. Garrett 120, 1200 Lisboa
누바이 카페 Noobai Café Miradouro de Santa Catarina, 1200-401 Lisb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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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카페 여행 이야기는 맹지나 작가의 <이탈리아 카페 여행>에서, 포르투갈 여행 이야기는 <포르투갈 홀리데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TIP
우유가 들어간 카푸치노나 카페 라떼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라면 포르투갈에서는 아주 마음에 쏙 드는 카페를 만나는 것이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그리 인기 있는 커피 메뉴가 아니라 많이 만들지 않아온 탓에 우유 거품을 내고 올리는 솜씨가 영 아니기 때문이다. 우유가 들어간 커피를 마시기에는 전통 있는 카페들보다는 젊은, 또는 외국인 바리스타가 있는 현대적인 카페를 찾는 편이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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