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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만나는 중남미, 라틴아메리카 11편 - 음악의 나라 쿠바, 아바나와 바라데로, 아바네라와 볼레로

미주 · 쿠바 · 아바나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8.09.18 조회수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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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혜영, <라틴음악기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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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정부에서 전략적인 관광지로 개발하고 있는 바라데로


언젠가부터 카리브 해에서 가장 큰 섬나라 ‘쿠바’ 가 낭만적인 여행지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들의 사회주의 체제 자체가 작금의 시대에 찾아보기 힘든 ‘낭만’의 대상으로 생각되기 시작했고, 아직까지 미국에서 바로 가기 힘든 어려운 경로와 다소 불편한 여행 코스도 다른 데서는 찾아볼 수 있는 특별함을 지닌 ‘낭만적’ 여행 코스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의 쿠바가 존재하게 된 과정은 낭만성과 거리가 멀었다.

스페인이 마지막 순간까지 붙잡고 있던 라틴아메리카 최후의 식민지였고, 그래서 20세기 초에 겨우 독립을 하였으나 그때부터 사실상 미국의 반 식민지가 되기 시작했고, 그 모든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것이 1961년 사회주의 국가가 되어 소련의 우방이 되는 것이었다. 한번 택한 길을 뒤집을 수 없으니 현재까지 사회주의식 1당 체제를 고수하고는 있지만 경제는 개방을 길을 걷고 있는 쿠바, 그 쿠바의 지난한 역사 속에 가장 큰 위안이자 생존의 한 방식이 된 것이 음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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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여행의 필수 코스, 혁명 광장의 체 게바라 벽화. 체 게바라는 아르헨티나인이었지만 1959년 쿠바 혁명에 참가했다.


쿠바는 당당한 음악 대국이다. 쿠바 음악인들의 실력은 다들 알아줄 정도로 대중 음악 분야에 많은 실력자들을 배출하기도 했고 또 아바네라, 볼레로, 맘보, 차차차, 살사, 볼레로 등 많은 음악 양식과 리듬들이 쿠바에서 나왔다. 스페인이 중점적으로 개발한 카리브해의 식민 도시였던 데다가, 아프리카 노예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스페인적인 것에 아프리카적인 리듬이 합쳐지면서 독특한 댄스 리듬들이 많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영어식으로 ‘하바네라’라고도 부르는 ‘아바네라(Habanera)’는 쿠바의 수도인 ‘아바나(Habana)’에서 파생된 이름이다. 19세기에 유행한 2/4 박자의 리듬으로 유럽으로 건너가 성행했기 때문에 프랑스의 작곡가인 조르쥬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에도 이 리듬의 유명한 카르멘의 아리아가 나온다. 이 ‘아바네라’는 밀롱가와 탱고 등 많은 라틴아메리카 춤 리듬에 영향을 준, 라틴아메리카 음악의 한 원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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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국제 공항. 쿠바 독립의 아버지이자 영웅인 호세 마르티의 이름을 붙였다.


쿠바의 수도 ‘아바나’는 카오스적인 대도시이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관광객들과, 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려고 애쓰는 일부 쿠바 사람들의 모습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아바나의 상징은 가끔씩 큰 파도가 들이치기도 하는 기나긴 말레콘(Malecón, 방파제란 뜻)이다. 미국의 마이애미 쪽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반미 시위를 할 때 많이 모이기도 하는데, 이 말레콘을 따라 줄을 서 있는 집들을 자세히 보면 낡아서 곧 무너져 내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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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 비에하에 있는 국회의사당, 미국의 국회의사당을 본 따 만들었다.


실은 ‘아바나 비에하 (Habana Vieja: ‘오래된 아바나’란 뜻)’ 지역이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지정되기도 하면서 오래된 역사적 건물들의 개인적인 변형이나 개발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가끔씩 허리케인 때문에 엄청난 파도가 말레콘을 넘어 이 집들에까지 밀어닥치기도 하는데, 그 모습이 국제 사회의 세찬 풍파 앞에서 낡은 모습으로 버티는 쿠바라는 나라 자체인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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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의 숨은 명물 존 레논 공원의 존 레논 동상.

비틀즈와 존 레논을 사랑하는 쿠바 사람들이 24 시간 동상을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뭔가 혼란스런 느낌의 수도 아바나를 떠나 지방으로 가면 갈수록 쿠바는 밝아진다. 아바나에서 비교적 가까운 여행지는 뭐니 뭐니 해도 마탄사스 근교의 바라데로(Varadero)로, 차를 렌트해 운전해 가도 좋고 아바나에서 묵었던 호텔에다 버스 이용을 신청해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다.

3 시간 정도 걸리는데 직접 운전을 할 경우 아바나를 빠져 나가는 길이 많이 헷갈릴 수 있다. 다만 아바나 시를 빠져 나가면 바닷길을 따라 아름다운 바다를 구경하면서 마탄사스-바라데로로 별 어려움 없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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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의 소소한 명물 중 하나인 꼬꼬 택시.

석유가 모자라기 때문에 연료 절약의 일원으로 오토바이에다 의자를 단 꼬꼬 택시가 다닌다. 

쿠바는 1990년대 중반 경부터 관광업을 국가 경제의 사활을 건 사업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점을 둔 곳이 아름다운 바닷가를 낀 휴양 도시 바라데로였다. 멕시코의 깐꾼 비슷하게 앞 뒤로 다 바닷물이 흐르는 히카코스 반도 지역으로, 명성에 걸맞게 아름다운 3층 빛깔의 바다를 자랑한다.  대부분의 호텔이 식음료까지 싹 다 제공하는 ‘토털 서비스’ 호텔인지라 호텔에 들어만 가면 아무 걱정 없이 먹고 자고 수영하면서 그저 쉬기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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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 허전, 꿈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바라데로의 바다


우리는 ‘캐리비안의 해적’ 영화 시리즈부터 떠올리곤 하는 카리브 해는 아름다운 휴양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문화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소통과 이동의 공간이기도 했다. 쿠바의 풍부한 음악적 자원은 그리 멀지 않은 멕시코로 카리브 해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단손(Danzón)과 볼레로(Bolero)이다.


단손은 19세기 말에 생겨나 쿠바 댄스 음악의 모태가 되었다. 18세기 유럽의 무도 음악 콘트르당스가 쿠바에 건너와 아프리카적인 당김음이 가미되면서 단손이 만들어졌는데, 이것이 멕시코로 넘어가면서 현재 멕시코 노인 세대들이 가장 좋아하는 춤이자 음악이 되었다. 쿠바의 볼레로는 스페인의 볼레로나 라벨의 유명한 클래식음악 작품 <볼레로>와는 다른 리듬으로 19세기말 페페 산체스의 <슬픔들(Tristezas, 1883)>이 최초의 쿠바 볼레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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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을 위해 골프장도 조성되어 있는 바라데로


쿠바의 볼레로는 카리브 해를 통해 멕시코로 들어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볼레로 란체로’ 는 쿠바 볼레로가 멕시코식으로 변형된 것으로 우리나라에 가장 잘 알려진 멕시코 노래 중 하나인 ‘베사메 무초(Bésame mucho)’도 볼레로이다.

쿠바는 카리브 해의 섬나라들 중에는 가장 큰 나라이나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결코 큰 나라가 아니요, 자원이 풍부하지도 않다.

여름이면 몰아치는 허리케인은 나라 전체를 흔들 정도이고 바로 코 앞에 미국이라는 대국이 있을뿐더러 그 나라와의 관계도 오랫동안 좋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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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데로 가는 길에 있는 바닷가 식당, 바람이 시원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바가 국제 사회에서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아름다운 바다로 상징되는 관광 자원 덕분이 아니라 ‘쿠바 음악’으로 상징되는 쿠바 사람들의 능력 덕분이었을 것이다. 쿠바로의 관광은 아름다운 카리브 해로의 눈요기 및 휴양 관광이기도 하지만 쿠바인들이 끝내 지켜낸 아름다운 쿠바 음악과 문화를 보고 느끼기 위한 관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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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데로의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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