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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함께하는 향긋한 유럽여행 6편 – 터키 이스탄불

유럽 · 터키 · 이스탄불

음식

여행전문가 칼럼

2018.07.03 조회수1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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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맹지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돌아다니는 여행을 해보겠다고 이탈리아 일주를 떠난 것이 첫 책 집필의 계기가 되었다. 아무리 작은 도시라도 그 개성과 매력이 넘쳐나, 수 년째 유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행하는 나날은 점점 늘어나 일상이 되었고, 여행에서 돌아와 보내는 나날들은 그 다음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이, 다녀온 여행을 곱씹고 향유하는 시간이 되었다. 우연히 발견하는 여행지의 특별함과 사소함의 간극을 넘나들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것을 업으로 삼았다. 오래 머무는 여행과 여름과 겨울을 좋아한다.
첫 책의 글감이 되어준, 고소하고 진한 에스프레소는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작은 잔에 담긴다. 그러나 여행의 순간들과 사람들은 아무리 큰 컵이라 해도 다 담을 수 없다. 유난히 독특하여 기억에 남는 이스탄불 커피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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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실크로드에 모두 맞닿아 있고,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잇는 세계 유일의 도시, 터키의 수도에 도착했다. 강이 있는 도시를 여행할 때는 강을 먼저 건너 보는 것으로 도시의 첫 인상을 파악하는데, 이스탄불의 젖줄, 보스포러스 해협을 건너는 다리마다 낚시대가 드리워져 있다. 지루한듯, 한가로운 모습들이 묘하다. 노란 머리, 검은 머리의 이방인들을 흘끗 보는 사람도 있고 옷에 구멍이 날 정도로 뚫어져라 쳐다 보는 사람도 있고, 익숙한 듯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전통 의복을 차려 입은 사람, 한국에서도 보았던 흔한 스파 브랜드의 이번 시즌 신상을 입은 사람, 민트 잎을 듬뿍 넣고 폴폴 끓는 찻물을 조심스레 우려 마시는 사람, 스타벅스 테이크 아웃 컵을 들고 블루 모스크 앞을 지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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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대, 동양과 서양이 공존하는 도시가 이스탄불이다. 서로 부딪히지 않고 양보하며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곳이지만 대체적으로 무뚝뚝하게 굳은 얼굴과 노출 없는 패션에도 끊길 줄 모르는 시선이 불편함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혼자 어떤 오지라도 다닐 수 있다는 자신감은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도 건재했는데, 이스탄불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커피는 맛있지만 도시는 씁쓸하게 기억하는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 여행의 솔직한 짧은 감상이다. 하지만 어색함과 불편함을 달래주는 가장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 있으니 바로 카페에 들어가 무언가를 마시는 것. 손도, 눈도 심심치 않고, 카페인이 가라앉은 마음을 한껏 끌어 올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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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카페들은 특별히 유행이랄 것이 없고, 그래서 더 좋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책방을 겸하는 대형 카페도 있고, 사이렌 여신의 로고가 익숙한 체인 카페도 있고, 계단을 자리 삼아 옹기종기 모여 어떻게 만들었는지가 커피 맛보다도 더욱 궁금한 잔을 홀짝이는 허름한 다방 같은 곳도 있다. 시내 중심의 대로 양 옆으로, 서로의 취향에 그 어떤 오지랖도 부리지 않는다. 그저 맛 좋은 커피 한 잔이 있는 곳이라면 오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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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에서는 ‘차 마시고 갈래?’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지만, 어쭙잖은 수작이라는 것을 익히 들어 고개를 세차게 젓고 그랜드 바자르 안으로 숨었다. 1461년부터 성업중인 이스탄불 맛의 보고, 그랜드 바자르는 세계 최고의 시장답게 없는 것 빼고 전부 있다. 공장에서 기계로 10분만에 뚝딱 만들었을지, 한 땀 한 땀 장인 정신으로 짠 것인지 아마추어의 눈으로는 쉽게 알아볼 수 없는 화려한 터키시 카페트와 곱게 빻아 작은 산처럼 쌓아 놓은 색색의 향신료 가루가 오감을 자극한다. 그 중 사지 않고 서는 못 배기는 것이 바로 터키시 딜라이트, 로쿰 Lokum이다. 전분과 설탕을 바탕으로 하여 대추, 오렌지, 피스타치오, 장미물 등 다양한 재료와 혼합하여 만드는, 영어식 이름 그대로 ‘터키의 즐거움’이라는 로쿰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맛으로 만들어진다. 쓰디쓴 터키식 커피의 맛을 중화시켜 줄 수 있는 달콤하고 쫄깃한 디저트류로 도시 어느 구석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국민 간식이다. 사실 이스탄불에 도착하기 전부터, C.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를 읽고 예전부터 로쿰을 궁금해했다. 용감한 소년도 눈의 여왕이 건네는 로쿰이 먹고 싶어 그녀의 마차에 올라타 한 편이 되는 장면을 읽으며 동심과 정의를 꺾을 수 있는 달콤함은 얼마나 대단할까 했는데,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생각보다 맛있지 않아, 하면서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 봉지를 해치웠다. 너무 달아 아려 오는 혀는 터키시 커피 처방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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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등록 되어 있는 터키시 커피를 맛 볼 차례다. 사실 터키시 커피라는 것은 특정 블렌드나 콩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만드는 한 제조 방식을 칭하는 용어로, 어떤 콩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가능한한 곱게 그라인딩을 한 콩을 뜨거운 물에 희석시켜 마시는 것인데, 너무 오래 뜨겁게 놔두거나 팔팔 끓는 물을 사용하면 탄 맛이 나기 십상이며 거품도 두껍게 올려야 하기 때문에 나름 기술이 필요하다. 때에 따라 찬물 약간을 설탕과 함께 넣어 완성하는데, 이렇게 만드는 과정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언제나 맛이 좋다. 라면 한 냄비를 끓일 때도 계속해서 젓가락으로 면발을 휘저은 것과 물만 부어 놓고 휘휘 저어 먹는 것은 맛이 다르지 않나.
맛있어지라는 마음으로 커피 가루를 빻고 물에 섞어 찬찬히 젓는 간단한 행동은 대단치 않아 보여도 하루 여러 번 하기에는 여간 성가신 일이다. 이 전통이 수 세기간 전해져 온 유일한 이유는 터키 사람들이 터키시 커피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다. 터키말로 ‘아침 식사’라는 단어가 ‘커피 마시기 전’이라는 것만 봐도 커피가 터키 사람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음료인지 알 수 있다. 민트향 가득한 컵을 거절하고, 온통 검은색인 주전자에 손을 뻗는다. 씁쓸한 채로 설탕을 많이 넣지 않고 그냥 마시는 맛도 나쁘지 않다. 아직 로쿰 몇 개가 남아 있으니.

 

INFO
터키 관광청 www.tourismturke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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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카페 여행 이야기는 맹지나 작가의 <이탈리아 카페 여행>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TIP
터키의 달콤함은 공항에서부터 시작된다. 시내에서 굳이 로쿰을 구입하지 않아도 이스탄불 공항 면세점에서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터키시 딜라이트를 판매한다. 작게 잘라 여러가지 맛을 시식해 볼 수 도 있다. 떠나기 전까지 짐은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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