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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다시 찾은 호주의 멜버른.

대양주 · 호주 · 멜버른

문화/명소

대한항공 직원 여행 이야기

2018.05.11 조회수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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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마케팅부 직원

 

 

4년만에 다시 찾은 호주의 멜버른.

 

브리즈번을 거쳐 멜버른에 도착하기까지 약 14시간. 아는 사람 한 명도 없고, 심지어 직항도 없는 이 먼 곳을 다시 오게 될 줄이야! 조금 다르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목적이 있는 여행이니, 멜버른과 나는 혹시 운명이 아닐까 혼자 피식 웃어본다.

섭씨 35도가 넘는 한 여름의 멜버른. 유난히 추웠던 혹한의 겨울이 순식간에 뜨거운 여름으로 바뀌니 마치 한달 째 고생 중인 감기 조차 당장 나을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출근 복장이었던 정장과 패딩을 가방에 구겨넣으니 어느새 완벽한 배낭여행객으로 변신 성공! 코트룸 서비스는 왜 이럴 때만 생각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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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 아레나라는 가수의 22년차 팬인 나는 지난 2014년 가을 그녀의 호주 공연을 위해 멜버른을 처음 찾았었다. 전 세계 천 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를 자랑하며 호주에서는 명예의 전당에도 오를 만큼 유명한 가수인 그녀!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서만큼은 내가 그녀의 No.1 팬일 것이라 나름 자부해본다. 정말 공연 보려고 호주까지 갔으니! 그리고 이번엔 또 다른 애정의 대상을 위해 다시 이 멜버른 땅을 밟았다. 바로 인생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테니스! 호주에서는 매년 1월 4대 그랜드슬램 중 하나인 호주오픈이 열리는데 우리나라 테니스의 간판 정현 선수가 올해 대회 4회전에 올라 국내 선수 사상 그랜드슬램 최고 성적에 도전하는 것이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당시 인기만큼은 테니스계의 아이돌급이었던 이형택이 지난 2007년 US오픈 4회전에 오른 후 11년만의 대 기록 도전이니 이 얼마나 역사적인 순간인가! 심지어 8강 진출 시 우리나라 테니스 역사상 최고 랭킹까지 경신하게 되는데 그냥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역사의 현장으로 출바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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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입국장에 도착한 순간부터 언제 그랬냐는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몸이 알아서 움직인다. Optus 유심 끝, Sky Bus 탑승장까지 순식간에. 하지만 경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급히 택시를 탔다. 한국에서부터 택시-비행기-비행기-택시. 교통비만 해도 만만치 않지만 정현을 위해!

창밖으로 보이는 멜버른의 모습은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고속도로를 달려 멀리 보이던 시티 센터가 점차 시야로 들어왔다. 각종 스포츠 경기의 메카이자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도클랜즈 스타디움이 먼저 보이더니, 멜버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플린더스 스트리는 기차역, 웅장한 자태의 내셔널 갤러리, 시민들의 대표적인 쉼터인 페더레이션 광장과 그 앞에 우뚝 선 세인트 폴 성당, 대형관람차인 멜버른스타 등 멜버른의 멋진 스카이라인이 이내 시선을 강탈했다. 화창한 여름날 반짝 반짝 빛나는 야라강을 따라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느끼며 멜버른의 전경을 눈에 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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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도착한 멜버른 파크. 멜버른 파크는 호주 오픈이 열리는 대회장이 속한 멜버른 시민들이 사랑하는 시민 공원이다. 호주오픈의 열기로 인해 인산인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인파로 가득차 있었다. 호주 오픈은 가히 축제의 현장이다. 운동 경기가 열린다고 해서 운동 경기만 보러 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관람객을 위한 어마어마한 규모의 Kids Ground, 어른들을 위한 테니스용품, 즉선사진관, 맥주시음 등 각종 체험관, 음악팬을 위해 매일 다른 아티스트가 출연해 1시간여의 공연을 펼치는 장인 AO Live Stage, 한 켠을 마치 해변처럼 꾸며 놓아 선베드에 누워 칵테일 한잔과 함께 대형전광판으로 테니스를 즐길 수 있는 Beach Corner까지 과연 테니스장이 있는 곳이 맞는지 싶을 정도로 장관을 이룬다. 얼마전 설문조사에서 멜버른 시민의 90% 이상이 호주오픈이 지역 발전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행사로서 자랑스럽다고 느낀다고 답했는데, 실제로 작년 호주오픈은 멜버른을 포함한 빅토리아주에 약 2,390억원이라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준 것으로 조사되어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이는 국내 대기업의 분기 영업이익급! 각종 스폰서 유치에 따른 운영 수익과 수반되는 인한 채용 효과, 9만명이 넘는 해외 관광객들의 엄청난 소비에 따른 지역 숙박 및 요식업계의 활성화 등 호주오픈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 대회 기간 동안 50만박 이상의 호텔 숙박 이 이뤄진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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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드디어 입성한 센터코트인 로드레이버 아레나! 4회전에서 자신의 우상이기도 한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맞이한 정현은 정말 혼신의 플레이의 보여줬는데 결국 그를 물리치고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목이 터져라 응원했던 3시간여의 경기! 매치포인트 상황에서는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너무 긴장돼서 목소리도 안 나왔던 기억이… 내가 있었던 기간 동안 정현은 8강마저 이기고 4강까지 진출,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한 코트에 서며 우리나라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썼으니 이 현장을 목격했던 것 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정말 정말 값진 여행이었다. (더군다나 마지막날 AO Live Stage에서 티나 아레나의 공연도 있었으니!) 우리 나이 23세로 (만 21세), 작년 ATP(세계남자테니스협회)가 주관하는 차세대 유망주들의 대회인 Next Gen Finals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ATP를 포함한 세계 테니스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떠오르는 슈퍼스타 정현의 미래가 앞으로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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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테니스가 주된 목적이라 관광을 주로 그 외 시간을 할애했다. 멜버른 파크를 나와 10분 정도 천천히 야라강을 따라 걸어가면 시티 센터가 나오는데 그 중심에 바로 페더레이션 광장이 있다. 멜버른 시민들의 만남의 광장이자 모든 길이 페더레이션 광장이 위치한 플린더스 스트리트로 통한다고 보면 되겠다. 내가 갔던 날 중 하루는 ‘호주의 날’로 시내 곳곳에서 행사가 벌어졌는데 페더레이션 광장에서는 약간 무서운 분위기의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하여 여행자 안내소(관광의 나라답게 매우 웅장한!)에 가서 물어보니 Aborigin으라 불리는 인디언들을 학살한 James Cook이 호주 땅을 밟은 이 날을 ‘호주의 날’로 지정하는 것에 대한 반대 집회라고 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백인들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더불어 사는 사회. 호주인들의 멋진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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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레이션 광장 주변으로는 1891년부터 멜버른을 지키고 있는 세인트 폴 성당과 각종 기념품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멜버른의 상징 플린더스 스트리트 기차역이 있는데 고딕 양식의 귀품있는 위용을 자랑하는 세인트 폴 성당과 큰 돔 형식을 띄며 마치 궁전을 연상시키는 메인 기차역을 바라고고 있자면 이 곳이 유럽이 아닐까 잠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페더레이션 광장을 지나면 바로 강가가 나오는데 멜버른의 생명수라고 할 수 있는 야라강이다. 야라강은 낮엔 요트를 타는 사람들과 산책과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한데, 밤에는 강변을 둘러싼 멋진 건물과 조명으로 인해 마치 그림과 같은 야경을 선사하는 마법을 선보이기도 한다. 강변마다 설치되어 있는 각종 전시 미술품을 구경하고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를 즐기고 있으면 정말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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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은 미술과 커피로도 유명한데 특히 National Gallery of Victoria는 호주의 역사를 탐방하는 동시에 중세 미술부터 현대 미술까지 다양한 미술적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 즐비하여 각종 언론으로부터 항상 호주 최고의 미술관으로 뽑히고 있다. 내가 갔을 때는 장 폴 고티에전 특별전을 하고 있었고, 다양한 상시 전시품이 많아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다. 또한 근처에 있는 Ian Potter Gallery는 이 보다 좀 더 진보적인 작품이 많이 있고, 특히 Aborigin 작품이 많아 호주만의 감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전통미를 좋아한다면 전자를, 세련미를 선호한다면 후자를 추천한다. 한편 멜버른은 CNN, BBC 등 유수의 언론이 항상 뽑은 ‘세계 최고의 커피 도시’로 늘 뽑히는 도시인데 그 만큼 커리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정말 많고, 까페 문화도 발달하여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닌 그 시간과 공간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많다. 페더레이션 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카페 거리 디그레이브스 스트리트에는 카페가 즐비한데, 이 곳에서 지친 다리를 잠시 시며 커피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아니면 멜버른 시내 곳곳에 위치한 예쁜 카페를 찾아다니는 것도 멜버른 여행의 또 다른 재미다. 개인적으로 리틀 버크 스트리트에 위차한 ‘Brother Baba Budan’을 추천한다. 정말 작은 공간이지만 빈티지하고 힙한 느낌을 원하면 이 곳이 최상의 선택이다.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야라강의 야경을 즐기고 시내 한 복판에 위치한 유레카 덱 88에 올라가 멜버른을 한 눈에 바라보며 멜버른과의 두 번째 만남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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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한번 가본 여행지는 다시 안 가려는 주의였지만 이젠 익숙한 것이 더 좋아지고 한 곳을 오랫동안 깊이 알아가는 것을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 그만큼 살면서 인생관이 바뀌고 선호도가 바뀌는 것이 아닐까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은 아닌걸로!). 두 번의 방문으로 이미 정이 많이 든 멜버른. 이미 호주 오픈에 빠졌기 때문에 왠지 다시 오게 될 것 같다는 확신을 안고 귀국길에 오른 만큼 이별이 생각보다 많이 아쉽진 않았다. 그 날이 당장 내년이 될지, 10년 후가 될진 모르겠지만 분명 다시 만나게 될 그 곳. 멜버른의 매력에 이미 빠져들었으니 나와 멜버른은 진정한 운명이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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