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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만나는 중남미, 라틴아메리카 7편 – 아르헨티나의 발데스 반도, 고래와 탱고

미주 · 아르헨티나 · 부에노스아이레스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7.03.31 조회수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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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혜영, <라틴음악기행> 저자

 

 

아르헨티나의 발데스 반도, 고래와 탱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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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리카 대륙의 남쪽을 찾아오는 고래, 발데스 반도의 범고래

 

개인적으로 ‘아르헨티나’라는 나라의 백미는 남쪽 지역인 ‘파타고니아’라 생각한다. 콜로라도 강 이남부터 아메리카 대륙의 끝을 넘어가 대륙 끝의 큰 섬인 티에라 데 푸에고에 이르는 지대로 아르헨티나와 칠레 양 나라에 걸쳐 있고 남극에 가장 가까운 지역이기도 하다. 그리고 유럽의 문명을 닮았지만, 훨씬 넓고 광할하며 풍부한 자연을 지닌 아르헨티나만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땅이 바로 이 ‘파타고니아’다.

파타고니아에는 빙하 국립 공원과 남극에 가장 가까운 도시인 우수아이아, 호숫가의 도시 바릴로체 등 여러 관광 도시가 있는데 파타고니아의 바다와 바다 생물을 보려면 추부트 주의 발데스 반도로 가야한다. 그리고 이왕이면 커다란 범고래가 반도 가까이까지 와 머무는 시기(5월 초~12월 초)에 가는 것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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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데스 반도 관광의 거점인 마드린 항구

 

발데스 반도는 <고래와 창녀(2004)>라는 영화에서 아름답게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탱고가 점차 인기를 얻어가던 1930년대의 파타고니아와 현재를 오가는 내용의 영화로 발데스 반도에 오는 고래와 발데스 반도에 팔려간 불행한 창녀의 이야기가 뒤섞인 예술적인 작품이다.

탱고는 아르헨티나의 수도 보카 항구의 사창가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졌으나 현재의 탱고와 매우 유사해 탱고의 전신이라 불리는 밀롱가가 우루과이 사람들의 국민 음악이나 마찬가지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탱고곡인 <라 쿰파르시타> 도 우루과이 작곡가 마토스 로드리게스의 작품이라 현재는 ‘탱고’를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등 라 플라타 강 유역에서 시작된 라틴아메리카의 댄스 리듬이라 정의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의 탱고는 유럽으로 건너가 순화된 탱고와는 다른, 격정적인 느낌을 주는데 작은 아코디언처럼 생겼으나 주름잡힌 바람통(Fuelle)을 옆으로 길게 늘일 수 있고 소리가 더 날카로운 반도네온이라는 독일산 악기를 꼭 쓴다. 그래서 반도네온의 날카로운 소리는 가히 라 플라타 강의 소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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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산이지만 이제는 아르헨티나의 소리가 된 반도네온

 

파타고니아는 남극에 가까운 지역이라 뭔가 황량하고 문명과 거리가 멀 것 같지만 거점 도시들은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다. 날씨가 춥고 늘 바람이 불며 채소가 부족한 것 외에 딱히 모자랄 건 없어 보이는 도시를 어떻게 건설했을까 싶은데 주로 죄수들을 유형보내 길을 내고 철로를 깔고 했다 한다. 날씨가 워낙 추우니 난방도 완벽하게 되어 있고 뜨거운 물도 콸콸 나오고 따뜻한 초콜릿 차나 우리나라 초코파이 비슷한 알파호르 등 초콜릿류 과자도 많이 파는 게 파타고니아의 도시들은 황량한 땅과 날씨와는 다르게 늘 따뜻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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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 가까운 바다는 어떨까, 큰 범고래가 찾아오는 피라미드들의 항구 
 

발데스 반도 관광은 관광객들이 밀집한 마드린 항구에서 투어를 신청해 가이드와 함께 이동해야 한다. 패키지 상품에 따라 조금 다르긴 하지만 100 달러 정도의 가격이고 관광 도중에 보트를 타고 고래에게 가까이 가는 건 현장에서 별도로 48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날씨에 따라 보트가 못 뜰 수도 있고 고래가 안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투어 일정은 아침 8 시부터 저녁 6시까지 정도고 아르헨티나인 가이드들은 친절해 부담 없이 관광 상품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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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타 칸토르의 바다 표범들, 바다 코끼리라 부른다.

 

발데스 반도는 자연의 보고로서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지정되기도 했다. 고래를 보러 피라미드 항구에 다다르기 전에 칼레타 발데스의 푼타 칸토르에 다다르면 영화 <고래와 창녀>를 찍은 아름다운 해안에 바다 표범들이 누워서 뒹굴고 있는데 몸매가 코끼리 몸매다. 잠수함같은 덩치를 지녔는데 그래서 ‘바다 코끼리’라 부른다고 한다. 최대는 몸 길이가 5미터에 이른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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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뢰 같은 곡선 몸매의 바다 코끼리.

 

언덕에는 펭귄도 있고 희귀한 새들도 있어 여러모로 열대의 갈라파고스 제도가 생각나게 하는데 갈라파고스의 생물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전부 살집이 많고 뚱뚱하다는 것이다. 아마도 여기는 날씨가 안좋아 추위를 견디려다 보니 지방이 많아진 거 같은데 바닷가의 언덕에 귀엽게 누워있는 펭귄들은 역시 인형 사이즈라 귀여웠지만 갈라파고스 펭귄보다는 옆으로 더 통통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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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보게 된 귀여운 파타고니아 펭귄들

 

내가 찰스 다윈이라도 된 냥 갈라파고스 동물들과 파타고니아 동물들을 비교해 보며 가다보니 점심 때쯤 고래 관과의 거점인 피라미드들의 항구(Puerto Pirámides)에 도착하게 되었다. 피라미드들의 항구의 먼 바다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짙푸르렀는데, 깊은 파란색이란 뜻의 아술 프로푼도(Azul profundo)라 부른다. 먼 바다에는 이미 범고래가 물을 내뿜으며 수영을 하고 있었는데 보트를 타고 고래 가까이로 갈 수 있을지는 모호해 보였다. 파도가 꽤 높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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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래 몸의 흰 반점 같은 것은 나이를 나타낸다.

 

시간이 점심 시간이었기 때문에 고래 관광이 결정나기 전까지 식당에 들어가 튀긴 엠파나다를 먹었는데, 식당 안은 온통 탱고 관련 사진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엠파나다는 큰 만두 비슷하게 생겼는데, 중동에서 스페인을 통해 남미로 들어왔다고 알려져 있는데 아무튼 남아메리카에서 가장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다.

갓 튀긴 엠파나다는 맛있었고, 다행히도 배가 떠서 고래도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되었다. 고래는 물에 잠겨 있어서 전체 모양을 가늠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었는데, 한 마리가 아니라 여러 마리였고 가끔씩 물을 뿜어내 뒤집어 쓰기도 했다. 그런데, 점점 어지러워지고 속이 미식거리기 시작했다. 배가 굉장히 울렁거리는데, 배 타기 직전에 기름진 엠파나다를 먹었더니 배 멀미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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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의 노처럼 생긴 고래의 지느러미

 

여행을 하다 보면 한번씩 실수를 하게 된다. 남극에 가까운 아름다운 파타고니아의 바다까지 찾아 온 고래를 보러 오려고 얼마나 긴 시간 기다리고 준비했는데, 그 직전에 음식을 먹고 어지러운 상태에서 보다니. 사람은 완벽할 수 없는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왕이면 여행 준비를 철저히 하고 모든 것에 대비하는 게 좋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조금은 아쉽게 끝난 고래 관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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