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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함께하는 향긋한 유럽여행 4편 – 영국 런던

유럽 · 영국 · 런던

문화/명소 음식

여행전문가 칼럼

2017.03.27 조회수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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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맹지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돌아다니는 여행을 해보겠다고 이탈리아 일주를 떠난 것이 첫 책 집필의 계기가 되었다. 아무리 작은 도시라도 그 개성과 매력이 넘쳐나, 수 년째 유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행하는 나날은 점점 늘어나 일상이 되었고, 여행에서 돌아와 보내는 나날들은 그 다음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이, 다녀온 여행을 곱씹고 향유하는 시간이 되었다. 우연히 발견하는 여행지의 특별함과 사소함의 간극을 넘나들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것을 업으로 삼았다. 오래 머무는 여행과 여름과 겨울을 좋아한다.
첫 책의 글감이 되어준, 고소하고 진한 에스프레소는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작은 잔에 담긴다. 그러나 여행의 순간들과 사람들은 아무리 큰 컵이라 해도 다 담을 수 없다. 유난히 진하고 부드러웠던 런던의 커피가 떠올라, 그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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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끝내 진화하지 않는 영국을 여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영국 대표 음식이라 할 수 있는 인도 커리와 피시 앤 칩스를 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유로보다 훨씬 비싼 파운드와 하늘을 찌르는 물가를 감수하고 비싼 레스토랑에 하루 세 번 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고르고 골라 잘 찾아간 식당에서 나오는 걸음도 그리 시원하지는 않지만 커피 맛은 알아주는 런던이기에 섭섭한 뒷맛을 플랫 화이트 한 잔으로 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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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사람들은 차만 마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선입견은 어느 정도 맞았다. 묵직한 맥주 잔을 들고나와 서성이며 마시는 펍과 집에서 종일 폴폴 끓고 있는 찻주전자가 영국인들의 음료 생활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된 지는 오래다. 일어나서 자동적으로 주전자물부터 끓이는 것이 습관화 된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영국에서 매일 7천만 컵의 커피가 팔려 나간다는 수치와 또 런던에서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카페의 수를 보면 커피의 인기 또한 차에 버금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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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건너와 처음 런던에 등장한 플랫 화이트는 이제 런던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커피가 되었다. 역사는 길지 않지만 인기는 압도적이다. 현재 런던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카페 또한 이 플랫 화이트를 주로 하는 곳들이다. 80년대 호주에서 처음 만들어진 플랫 화이트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카푸치노나 카페라테에 비해 커피:우유의 비율이 다른, 커피 맛이 더욱 강한 음료라 할 수 있다. 에스프레소 샷도 리스트레토로 진하게 뽑아 사용하며, 플랫 화이트에 사용되는 우유는 이 두 음료에 비해 그 질감이 벨벳같이 부드러워 에스프레소 샷의 맛을 더욱 부각시킨다. 단단하고 진한 농도의 이 메뉴는 우유 거품을 폭신하게 올리지 않고 이름 그대로 ‘플랫’하게, 되직하게 덮어 완성한다. 무게감 있는 플랫 화이트는 한 모금씩 마실 때마다 잔에 동그랗게 갈색 링이 남아, 다 비운 플랫 화이트 잔에는 나무의 나이테와 같은 무늬가 남는다. 몇 번에 걸쳐 한 잔을 마셨는지 알 수 있어, 가끔 빈 잔을 돌려가며 이 무늬를 세어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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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mouth>


런던에서 딱 한 곳의 카페만 갈 수 있다면 주저 없이 추천하는 곳은 런던 카페 1세대 중 하나인 몽무스이다. 런던 중심부에 지점을 두 곳 가지고 있는데, 얼른 더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손님들의 줄이 문 밖까지 이어진다. 직접 로스팅한 콩을 사용하는데,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는 사람들은 콩만 사러 몽무스에 오기도 한다. 이런 손님들이 꽤 많아서 줄은 빠르게 줄어 들고 이내 안쪽 테이블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파리와는 사뭇 다른 바리스타와 카페 직원들의 언제나 함박웃음인 얼굴이 무엇보다 반갑다. 아무래도 말도 더 잘 통하고 모두에게 디어, 러브라 사랑스럽게 불러주는 런더너들이 훨씬 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메뉴판을 읽을 필요도 없이 플랫 화이트를 주문한다. 앞 사람도, 그 앞 사람도 그랬고, 아마 내 다음 사람도 플랫 화이트를 주문할 것이다. 입술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고개를 끄덕이는 바리스타의 빠른 손이 그라인더로 향한다. 
많은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몽무스 커피를 사용한다’라는 문구를 메뉴에 넣을 정도로 널리 인정받은 맛이다. 이렇게 시끄러운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잔에 입을 맞추는 순간 모든 것이 용서되는 맛으로 소음과 번잡함을 밀어 낼 수 있다. 저녁에 볼 뮤지컬 스케줄을 한 번 더 확인하고, 비행기에서 읽던 책을 꺼내 접어 놓은 페이지 귀퉁이를 찾아 더듬으며 한 번 더 잔에 손을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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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중심부를 벗어나 위로, 위로 걸으면 새롭게 생겨난 멋진 로스터리 카페들을 여럿 만날 수 있다. 트라팔가 광장이나 내셔널 갤러리 주변에는 코스타나 네로 커피뿐이다. 나쁘지 않지만 한국에서도 늘상 마셨던 익숙한 체인 카페의 커피에 마음이 동하지 않아 빨간 이층 버스에 올랐다. 알파벳으로 되어 있는 런던의 버스 정류장 시스템은, 아무리 많이 보아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때문에 내릴 정류장을 지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몽무스보다 몇 배는 넓은, 탁 트인 내부가 매력적인 오존 커피 로스터스는 테이블 간격도 넓고 천장도 높다. 많은 손님들의 말 소리와 우유 거품기의 칙- 하는 바람 빠지는 소리, 카페 안을 휘감고 있는 커피 내음으로 꽉 찬 공간에 들어섰다. 주인이 뉴질랜드 출신이라 역시 플랫 화이트에 일가견이 있는 곳이다. 푸짐한 아침 식사 메뉴도 갖추고 있어 아침 일찍부터 부근의 IT 기업 직원들이 매일같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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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에 엉덩이가 이렇게 무거워 질 줄이야. 어렵사리 구한 뮤지컬 표를 만지작거리며 떠나기 아쉬워 자꾸 몸이 느려진다. 여행지에 아쉬운 것, 또 보고 싶은 것을 남겨 두고 돌아서는 것은 빨간 버스를 타는 것만큼이나 익숙해지기 어려운 일이다. 다시 올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약속하지 않은 다시 돌아오는 날까지의 그리움은, 비록 커피 한 잔이라 하더라도, 생각보다 크다.

INFO
영국 관광청 www.visitbritain.com
런던 관광청 www.visitlondon.com
몽무스 Monmouth 소호: 27 Monmouth St, London WC2H 9EU / 보로우 마켓: 2 Park Street, London SE1 9AB
오존 커피 로스터스 Ozone Coffee Roasters: 11 Leonard Street, London EC2A 4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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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카페 여행 이야기는 맹지나 작가의 <이탈리아 카페 여행>에서, 런던 여행 이야기는 <랄랄라 런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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