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트래블 매거진 > 테마 스토리

테마 스토리

커피와 함께하는 향긋한 유럽여행 3편 – 프랑스 파리

유럽 · 프랑스 · 파리

음식

여행전문가 칼럼

2017.03.07 조회수5406


dsg 

 

여행작가 맹지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돌아다니는 여행을 해보겠다고 이탈리아 일주를 떠난 것이 첫 책 집필의 계기가 되었다. 아무리 작은 도시라도 그 개성과 매력이 넘쳐나, 수 년째 유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행하는 나날은 점점 늘어나 일상이 되었고, 여행에서 돌아와 보내는 나날들은 그 다음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이, 다녀온 여행을 곱씹고 향유하는 시간이 되었다. 우연히 발견하는 여행지의 특별함과 사소함의 간극을 넘나들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것을 업으로 삼았다. 오래 머무는 여행과 여름과 겨울을 좋아한다.
첫 책의 글감이 되어준, 고소하고 진한 에스프레소는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작은 잔에 담긴다. 그러나 여행의 순간들과 사람들은 아무리 큰 컵이라 해도 다 담을 수 없다. 끝없는 위안을 주는 파리의 카페 이야기를 여기 꺼내 놓는다.

 

sadg 

 

asdg 

 

sadg


파리에서는 하루 몇 잔을 마셨는지 세어가며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골목마다 두어 개씩은 꼭 있어 일부러 찾지 않아도 잠시 들릴 수 있는 카페들 중 이름도 알지 못한 곳도 여럿이다. 파리 카페는 바에 기대어 에스프레소 한 잔으로 피로를 조금 지우고 다시 거리로 뛰어 들게 하는 에너지의 공급소였고, 멀리서 꼭대기만 빼꼼 내밀고 있는 에펠을 감상하기에 더 없이 좋은 쉼터이기도 했으며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표지가 해진 책 한권을 들고 나와 햇살을 받고 있는 파리지앵들과 가벼운 담소를 나누며 프랑스어를 연습할 빌미이기도 했다. 그렇게 일상에 깊게 파고 든 파리의 커피는 어디에서든 언제든 좋았다. 그리고 빛의 도시에서 1년 남짓한 시간을 보내면서는 단골 카페가, 이름을 부르며 인사하는 바리스타가 자연스레 생겼다.

 

asdg 

또래 친구들을 사귀니 이들이 매일같이 찾는 카페를 따라 찾아보게 된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차별화 된 건강한 메뉴 등으로 사랑받는 트렌디한 카페들은 전부 헤푸블리크 republique 역을 가운데 두고 양 옆과 위로 뻗어 있는 마레와 생 마르탱 운하 부근의 10, 11구에 자리한다. 공기 좋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운하를 걷노라면 자연스레 카페를 찾기 마련이다. 1년 전 테러가 있었던 동네지만 무서움에 맞서겠다며 동네가 침체되지 않도록 꽃이며 만국기를 여기저기 걸고 담담한 얼굴로 매일 같이 운하 부근을 걷던 주민들 덕분에 더욱 흥하고 있다.

 

asdg 

sagd

asdg 


파리에는 뤽상부르나 튈르리 같은 큰 정원이나 공원 말고도, 이름을 알 수 없는 녹지대가 이곳 저곳 만들어져 있다. 메트로에서 나와 몇 분만 걸으면 나타나는 빈스 온 파이어도 아침마다 산책 겸 운동을 하러 나가던 손바닥만한 공원 앞에 있다. 커피 명가, 훌륭한 바리스타들을 여럿 배출한 호주 사람들이 몽마르뜨 올라가는 길목에 연 KB 카페에서 가져온 블렌드를 대접하는데, 번화한 윗동네까지 가는 것이 영 내키지 않으면 걸어서 10분이면 도착하는 빈스 온 파이어를 택한다. 여기에서는 커피를, 그리고 공원 뒷골목에 있는 또 다른 카페에서는 베이커리를 가져와 파는 이 카페는 커피와 빵을 대주는 다른 두 카페보다 훨씬 장사가 잘된다. 뭔가 얌체 같으면서 KB와 브로큰 비스킷츠도 가보라고 손님들에게 자주 일러주는 것이 밉지 않다. 이 곳이 특별한 이유는 100% 맞춤 커피를 만들어 주기 때문. 콩과 블렌드를 선택하는 것은 물론이고 커피 머신과 추출 방법 등 상주하는 친절한 스태프와 상의하여 커피 애호가, 전문가들도 만족하는 한 잔을 만들어 준다. 그러나 이미 메뉴에 올라 있는, 이들이 주기적으로 바꾸는 블렌드로 만드는 미니 카푸치노를 주문하는 것으로 그리 까다롭지 않은 내 입맛은 충족되고도 남는다.

 

SADG

ASDG 


길만 건너면 만날 수 있는 카페라면 가 볼 수 밖에 없다. 그리 요란하지 않은 외관에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이라 길눈이 어두운 나는 두어 번 실패하고 (주인이 오픈 시간을 철저히 지키지 않는 것도 한 몫 한다) 브로큰 비스킷츠의 아이스 라떼를 만날 수 있었다. 쌀쌀한 아침 공기를 이기는 따뜻한 햇살이 내리 쬐니 뜨거운 머그 잔을 들고 있을 자신이 없다. 
브로큰 비스킷츠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맛있는 아이스 라떼와 매일 직접 구워 파는 베이커리로 유명한데, 마들렌을 낱개로 포장해 놓고는 두 개씩 짝수로만 판매하는 것이 귀여웠다. 혼자 먹으면 안되고 꼭 다른 사람과 나누어 먹으란다. 늘상 시크한줄로만 알았던 파리 사람들의 은근한 온기는 이런 사소한 찰나에 느낄 수 있다.

 

ASDG 

 

전시를 보거나 특별한 약속도 없어 일기를 끄적일 거리도 만들지 못한 하루였어도, 파리에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그저 거리를 헤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오늘 무얼 했냐 물으면 어제와 마찬가지로 맛있는 커피를 마신 것 말고는 별거 없다는 대답을 할 여느 때와 같은 하루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기 전, 테이블은 딱 두 개뿐이라 앉지 못하는 날이 더 많은 부트 카페에 마지막으로 들렸다. 푸른 대문과 조용히 걸려있는 긴 부츠 모양의 허름한 간판의 이 곳은 문 여는 순간부터 바쁘다. 일본인 주인과 가끔 보이는 한국계 아르바이트 생 덕분에 김치나 불고기가 들어간 샌드위치를 이따금 내놓기도 하는데, 사이드 메뉴가 무엇이든 사람들은 오직 이 곳의 일품 커피 맛 때문에 부트를 찾는다.

 

ASDG


하루 세 잔의 커피가 누구에게는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게 괴롭히는 지나친 카페인일 수도 있고, 나와 같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하루를 살아가는 가장 큰 물리적, 심리적인 원동력일 수도 있다.
파리를 여행하고 사는 모든 순간들 - 짧고 길게 머물렀을 때, 혼자였을때, 여럿이었을때, 더울 때, 추울 때, 일정이 지치거나 기분이 별로일 때, 또는 몸이 아팠을 때, 나는 파리의 카페들에게서 아주 큰 위로를 받았다. 고소한 커피향을 실컷 들이 마시고 어둑해지는 거리로 나와 아침과는 다른, 반짝이는 조명을 입은 에펠탑을 감상하는 것으로 일상의 모든 크고 작은 그림자가 거둬지고, 아무래도 다 좋다, 행복한 하루였다, 생각했다.

 

INFO
프랑스 관광청 www.francetourism.com
파리 관광청 en.parisinfo.com
빈스 온 파이어 7 Rue du Général Blaise, 75011
브로큰 비스킷츠 10 Passage Rochebrune, 75011
부트 카페 19 Rue du Pont aux Choux, 75003

 

DASG 

 

더 많은 카페 여행 이야기는 맹지나 작가의 <이탈리아 카페 여행>에서, 파리 여행 이야기는 <랄랄라 파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TIP
카운터에서 주문을 하고 자리를 잡거나 커피를 기다리는 카페가 아니라 레스토랑을 겸하는 큰 카페에서 먼저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는 경우에는 참을성이 필요합니다. 파리 카페 웨이터들은 바쁘기로, 또 무뚝뚝하기로 유명한데 눈을 마주치거나 손을 살짝 들어 손님이 있다는 표시를 한 후에도 한참 뒤에 오는 경우도 다반사에요. 한국과는 무척 다른 카페 문화에 당황하거나 답답해하지 마시고, 느긋하고 여유롭게 커피를 즐겨 보세요.

 

 

◀이전 편 보기

▶다음 편 보기

 

당신 여행스타일에 맞는 천만 가지 여행상상 KALMASTER travel.koreanair.com

0byte / 800byte

※ 게시판 성격과 맞지 않는 글은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댓글 15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