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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만나는 중남미, 라틴아메리카 4편 –콜롬비아의 몸포스 역사 지구와 과말 그리고 바예나토 음악

미주 · 콜롬비아 · 메델린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7.01.24 조회수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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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혜영, <라틴음악기행> 저자

 

 

 

콜롬비아의 몸포스 역사 지구와 과말 그리고 바예나토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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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 유산 중 하나인 콜롬비아 볼리바르 주의 산타 크루스 데 몸포스 역사 지구

 

콜롬비아의 도시들도 좋지만, ‘진짜 콜롬비아’를 보려면 지방으로 가야 한다. 다채로운 자연을 끼고 있는 콜롬비아에는 큰 강들이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콜레라 시대의 사랑>에 등장했던 마그달레나 강이다. 마그달레나 주 출신인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1500여 킬로미터에 달하는 이 기나긴 강을 영원한 사랑이 이뤄지는 장소로 인상 깊게 묘사했다.

 

마그달레나 주와 인접하고 있는 볼리바르주의 산타 크루스 데 몸포스 (Santa Cruz de Mompox, 이하 몸포스) 역사 지구도 마그달레나 강을 끼고 자리 잡은 도시이다. 1540년 스페인사람들이 남아메리카 식민지 개척을 위해 기지처럼 세운 도시로 오백년가까운 세월의 흑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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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포스는 지붕이 끊어지지 않고 길게 이어져 있고 그 아래 여러 집들이 쭉 붙어 있는 식의 건축 양식이 유명하다.

 

카르타헤나에서 버스로 8 시간 정도 남하해야 하는데 실제 버스를 타는 시간은 대략 여섯 시간 정도이다.하지만 중간에 버스가 페리에 올라탄 뒤 마그달레나 강의 지류를 타고 가야 하는데 그 페리를 기다리고 타고 내리고 하는데 거의 2시간이 걸린다. 여러모로 가기 쉬운 여정은 아니다.

 

나는 이 몸포스의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과말(Guamal)이라는 지역에 멕시코에서 같은 대학을 다닌 동창 신부님이 부임해 있어 신부님도 뵐 겸 겸사겸사 카르타헤나에서 몸포스행 버스에 올라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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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처마를 버티는 서까래는 연구 대상감으로 몸포스는 건축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또 흔들 의자 제조로도 유명하다.

 

힘들게 도착한 몸포스는 얼핏 보기에는 스페인의 코르도바 비슷한, 하얀 벽에 주황색 기와 지붕을 얹은 집들이 많은 식민지 풍 마을이어서 처음엔 별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푹푹 찌는 마그달레나 강가의 열대 기후 속에 거의 오백년 세월을 온전하게 이어온 도시의 가치는 천천히 공부하듯이 깨닫게 된다. 16세기의 건축 기법들도 열악한 기후를 극복하고 잘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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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포스와 거의 붙어 있으나 볼리바르 주와 마그달레나 주의 주 경계선을 넘어서야 나오는 과말.

 

몸포스에서 차로 45분 정도면 주 경계를 지나 마그달레나 주의 과말로 넘어갈 수 있다. 별로 멀지 않으니 `내가 알아서 가야지’ 했는데도 친구 신부님이 절대 안 된다며 트럭을 끌고 나왔는데, 가보니 대중 교통이 거의 없어 아무리 내가 날고 기어도 갈 수 있는 데가 아니었다. 게다가 몸포스에서 과말로 넘어가자니 ‘바예나토’와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이 떠오르는 풍경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바예나토(Vallenato)’ 는 베네수엘라 국경 쪽에 있는 세사르 주의 주도 바예두파르 계곡에 사는 목동들의 음악에서 비롯되었는데, 카르타헤나 등 카리브해 음악계에서 이 바예두파르의 시골 음악을 세련되게 손질해 대중음악화 한 게 바예나토다.

 

신나는 살사나 꿈비아가 질릴 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인데, 바예나토가 흐르는 신부님 트럭 바깥의 풍경은 붉은 먼지 풀풀 날리는 비 포장 도로에 산은 없고 풀과 나무만 무성한 초원이 쫙 펼쳐져 도대체 동서남북이 어느 방향인지도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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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 올라가기 게임을 준비하는 과말의 산타 테레사 마을 사람들. 기름을 발라 올라가기 힘들게 한 뒤 기둥을 세우고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데 성공한 이에게 상을 준다.

 

초원엔 소들이 풀을 뜯다가 우리가 신기한 양 쳐다보거나 가끔씩 농부가 모는 소떼가 나타나 길을 막기도 한다. 이구아나의 출몰은 기본이고 어쩔 때는 뱀도 길에 튀어 나오니 차 안에 흐르는 목동들의 음악 바예나토가 어찌 안 어울릴 수 있겠는지.

 

길 안내 표지판 같은 것도 없어 동서남북 초원밖에 없는 이 길을 어떻게 알아서 운전을 하고 돌아다니는지 신부님께 물어보니 농담인지 진담인지 밤이면 하늘의 별을 보고 간다고 한다. 사실 밤이면 별이 이보다 더 잘 보일 수 없다 싶을 정도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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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롬비아 특유의 복합 컬러(?) 소. 귀에 빨간 색 검은 색 무늬가 있거나, 얼굴만 검은 등 독특한 색깔 유전자 조합이 이뤄지는 젖소들이 유명하다.

 

한편 대학 동창 신부님은 부제 시절 날렵한 모습과는 달리 유명한 콜롬비아 화가 보테 그림 속 인물처럼 몸이 양 옆으로 늘어나 보이는 게 10kg 이상 몸무게가 는 것 같았는데, ‘시골 사제가 되었다고 나태해져서 살도 찐 모양이네, 젊은 사람이 그러면 안되지’ 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이유가 있었다.

 

콜롬비아는 기본적으로 전 국민이 가톨릭 신자나 마찬가지인데 이 넓은 초원에 시골 사람들이 차도 없이 띄엄띄엄 살고 있으니 신부님들이 트럭을 몰고 거의 24시간 온 초원을 돌며 사람들에게 미사를 해주고, 세례나 장례도 해주고 하는데 가는 데마다 먹을 것을 내놓는 것이었다.

 

한국 시골처럼 가난한 농민들이 생명 같은 음식들을 장만해 내놓는데 그걸 또 거절하면 예의가 아닌 것이다. 그러니 신부님은 물론, 이후 여자들만 사는 집에 몇 일 숙박했던 나도 단 1 주일 만에 5 kg 이 쪘다. 시골 인심 푸짐한 것이야 어딜 가나 똑같지만 여기는 몇 배를 더 하는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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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숭고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빠하랄 늪지대

 

과말은 우리나라 시골의 읍내 셈인 과말시 아래에 초원을 헤치고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관할 지역들이 있는데, 그 중 인상적인 곳은 늪지대에 있는 빠하랄(Pajaral) 이라는 작은 섬마을이었다. 실제로 고립된 섬은 아닌데, 늪지대에 있어 배를 타고 한참을 가야 한다.

 

빠하랄은 한때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스스로 발전을 하거나 배에 쓰는 전기 모터를 이용하기도 했고, 여러 모로 불편한 게 하나 둘이 아니었지만 그 주변 풍경은 경건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늪지대엔 소나 새들이 마음대로 들어와 물을 마시거나 거닐고 있었고, 농민들이 가끔 고기를 낚거나 하긴 하지만 이 정도면 문명 사회에서 거의 불가능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늪은 깨끗했다.

 

빠하랄에 세례식과 성찬식이 있어 따라가 동네 사람들 사진도 찍어 주고 했더니 고맙다고 직접 늪에서 잡은 생선을 구워주는데 그렇게 맛있는 생선은 태어나서 처음 먹어 보았다. 비린내도 전혀 나지 않는 천연의 깨끗한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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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고한 자연 속에 또 사람들이 산다. 빠하랄 늪지대에 사는 아이들의 첫 영성체.

 

자연과 사람은 어떻게 공존해야 할 것인가, 가르시아 마르께스의 소설처럼 마술적인 느낌이 들었던 마그달레나 주 여행에서 우리가 대를 이어 고민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했다. 그리고 그 자연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인심 좋은 마그달레나 주 사람들을 가슴에 새기고 눈물로 이별하고 온 여정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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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하랄 늪지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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