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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 아프리카가 준 선물2 - 그림으로 기록하는 여행, 아트로드 3편

중동/아프리카 · 마다가스카르 · 안타나나리보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7.01.11 조회수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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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김물길

 

Madagascar
마다가스카르, 아프리카가 준 선물 2

 

 

‘바다, 물고기 그리고 랍스터’
Mangily, Madagas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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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길리 해변


현지인들이 타는 고물 트럭을 타고 망길리에 도착했다. 망길리는 톨리아라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조용하고 아름다운 해안 마을이다.
짐을 숙소에 두고 서둘러 스케치북과 펜을 들고 해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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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아이, Mangily, madagascar

 

 

숙소에서 해변까지는 걸어서 오 분 거리.
가는 길에 만난 작은 상점에서 삶은 오동통한 소라와 튀긴 빵 몇 개를 샀다.
소라 하나를 입에 넣었다. 신선한 바다의 향이 입안 가득 오도독 터졌다.
두 번째 소라를 입에 넣었다. 내 발이 해안가 고운 모래 위를 걷고 있었다.
마지막 세 번째 소라를 씹기 시작했을 때 한 남자가 다가와 스노클링을 할 생각이 있냐고 묻는다.
처음에는 이 곳 망길리 해변에 와서 혼자 조용히 바다를 보며 즐기고 싶었기에 거절을 했다. 그런데 그 친구가 갑자기 솔깃한 조건 하나를 던진다. 스노클링을 마치면 점심에 생선 요리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이 친구, 장사 잘하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섬나라까지 왔는데 아직까지 생선을 한번도 입에 대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스노클링’보다 그 친구가 말한 ‘생선요리’에 더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 했다. 사실 저렴한 가격도 한 몫 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신기했던 것은 말가시어를 못하는 나와 영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그 친구와 의사소통이 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대화는 모래사장을 칠판 삼아 진행되었다. 그 친구가 모래사장에 가격을 쓴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 친구가 쓴 숫자를 흐트러뜨리고 내가 원하는 가격을 쓴다. 그 친구가 잠시 고민을 하더니 생선을 한 마리를 그린다. 그리고 먹는 시늉을 한다. 나는 눈이 휘둥그래진다. 나는 생선이 얼마나 크냐고 손짓한다. 그 친구는 자기 팔뚝을 잡더니 이만하다고 한다. 나는 눈이 더 휘둥그래진다. 그리고 곧 나는 오른 손으로 오케이 사인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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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약속한 시간에 맞춰 해변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의 배를 타고 함께 바다로 나갔다. 배는 우리 두 사람이 최대 정원으로 보이는 아주 작은 나무 배였다. 손을 내리면 차가운 바닷물이 손가락 사이로 헤엄쳐 갔다. 사방으로 펼쳐진 찰랑거리는 바닷물이 어찌나 맑은지 배 위에서도 색색의 물고기들이 선명히 보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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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클링 장비를 얼굴에 단단히 고정하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순간 눈앞에 펼쳐진 물 속 모습에 심장 박동 수가 미친 듯이 올라갔다. 고개를 물 밖으로 들어 배에 타고 있는 그 친구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번쩍 올렸다.
‘최고야!’

 

ㅁㄴㅇㅎ 

 

다시 고개를 물속에 넣고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의 움직임을 따라 쉴 틈 없이 눈을 움직였다. 이 수십, 수백 마리의 물고기들이 바로 내 눈 앞에서 그것도 같은 바닷물에 몸을 담근 채 볼 수 있다니 정말 그 자체가 황홀한 순간이었다. 이 순간을 조금도 잃고 싶지 않아 가능하다면 물속에 종이와 펜을 들고 들어와 지금 보이는 것들을 바로 그리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지금 눈 앞에 보이는 것들을 열심히 외워두었다.

ㅁㄴㅇㅎ What I saw, Mangily, Madagas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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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했던 컬러풀한 스노쿨링을 마치고 해변에 앉아 따사로운 볕에 몸을 말렸다. 때마침 고기잡이 배들이 하나 둘씩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곧 사람들이 오늘 잡은 물고기를 바구니로 옮겨 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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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오늘 수확이 엄청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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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수확, Mangily, Madagascar

 

점심을 먹을 식당 아저씨가 그 배에서 물고기를 몇 마리 골라 오셨다.
그리고 볕에 젖은 머리카락이 다 말라 보드라워 졌을 때쯤, 해변이 보이는 야외 테이블에 잘 구워진 생선 두 마리, 밥 그리고 후식으로 바나나와 오렌지 하나가 올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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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점심메뉴 싱싱한 생선 두 마리

 

말 그대로 바다가 만들어 준 진수성찬이었다. 본 재료가 완벽하면 쓸데없는 장식과 조미료는 필요없다. 스노클링도 그 본 재료인 바다가 충분히 아름다우니 좋은 배, 좋은 장비 없이도 만족스러웠던 것이다. 지금 이 생선 요리도 마찬가지로 싱싱한 생선 그 본 재료가 좋으니 다른 소스나 조미료 없이도 그 맛은 완벽했다.

원래 내일 바로 떠날 계획이었는데, 여기서 하루를 더 지내기로 계획을 바꿨다. 그 계획변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여기 주인아저씨가 흘리면서 말한 ‘랍스타’였다.
내가 너무 맛있게 생선요리를 먹으니, 주인아저씨가 내일은 ‘랍스타’도 요리 해줄 수 있다고 한마디 흘리신 것이다.
그 말에 나는 당장 내일 점심으로 랍스타를 예약했다.
오로지 랍스타를 위해 망길리에서 하루 더 묵는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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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길리해변의 노을

 

다음날 태양이 중천에서 점심시간임을 알리고 있었고 그 집 마당에는 팔뚝만한 랍스타가 꼼지락 거리고 있었다. 아저씨는 능숙하게 랍스타를 반으로 갈라서 그릴 위에 올렸다. 구워질 때 풍기던 먹음직스러운 냄새가 입에 넣은 살에서도 그대로 느껴졌다. 말이 필요 없다. 살살 녹는다. 계속 어금니에 매달아놓고 오래도록 씹고 싶은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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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ㄴㅇㅎ

 

나는 망길리를 이 맛으로 기억하기로 했다.
정말.
이곳에 오길 잘했다.

  


‘소년의 꿈’
Mangily, madagascar


한 소년이 해변에 눕혀진 나무 위에서 뭔가를 만들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작은 장난감 배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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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배를 좋아하는구나?”
“마이 드림”
“배를 만드는 게 꿈이야?”
“예스, 빅 보트”
“왜? 큰 배를 만들어서 뭐 하려고?”
“빅 보트, 피쉬피쉬, 마이 파덜, 마덜, 브라덜, 씨스털..”
“아~ 큰 배를 만들어서, 물고기를 많~이 잡아서 팔기도 하고, 엄마, 아빠, 형, 누나, 동생들 주려고?”
“예스, 예스”

소년은 참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소박하지만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아름다운 꿈이라 생각했다.
그의 꿈을 듣는 것 자체만으로 그간 내 마음에 늘러 붙어있던 메마른 딱지들이 녹아 내리고 있음을 느꼈다.
소년의 꿈이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

 

ㅁㄴㅇㅎ 

 소년의 꿈, Mangily, Madagascar

 


‘비 오는 날’
Andasibe, Madagas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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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의 여우원숭이

 

묘한 얼굴을 가진 마다가스카르의 여우원숭이를 보러 안다시베라는 작은 마을에서 지내고 있을 때였다. 동네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려고 나왔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때가 마침 우기여서 하루에 몇 번씩 비가 내리고 그치고 반복했기에 크게 놀랄 일은 아니었지만, 이번 소나기는 좀 달랐다. 안다시베에 와서 본 가장 무거운 소나기였기 때문이다.
우산이 없었던 나는 어쩔 수 없이 식당에서 나와 처마아래에 섰다.
근처 축구장에서 한 바탕 뛰어 논 아이들이 비에 쫄딱 젖어 골목을 뛰어다니고 몇몇 주민들은 나처럼 건물 처마에 서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ㅁㄴㅇㅎ 

 

그때 마침 그 골목길로 분홍색 우산을 곱게 쓴 한 소녀가 걸어왔다.
순간 나도 모르게 탄성이 조용히 튀어 나왔다.
‘아..!’

 

ㅁㄴㅇㅎ 

 

그 동안 빗물이 흙 바닥에 떨어지면 바로 진흙탕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그 빗물이 얼마나 맑은지 알지 못했다. 오염되지 않은 이곳에서 내리는 비가 숙녀의 분홍 우산에 내려와 또르르 흘러 내렸다.
‘맑다. 참 맑다.’
내가 하늘에서 내리는 물이 맑다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던가.
회색 도시에 사는 나에게 하늘에서 내리는 물은 공기 중 모든 먼지를 부여잡고 무거워서 어쩔 수 없이 떨어지는 그런 존재였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았을까? 하늘에서 내리는 물이 맑다라는 생각을 한 그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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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Andasibe, Madagascar

 


‘사람의 향기를 그리다’
Sainte Marie Island, Madagascar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다가스카르 북동쪽에 위치한 휴양지 섬 세인트마리로 가기 위해서이다.

 

ㅁㅇㄶ 

 

10시 배를 기다리는데, 배가 영 안 온다. 선착장에는 나 말고도 세인트마리로 가기 위해 배를 기다리는 현지 사람들이 꽤 있었다. 물론 외국인은 나뿐이었지만.
언제 올지 모르는 배를 기다리며 서성이다 기다란 나무 의자에 앉았는데, 내 옆에는 한 아저씨가 앉아계셨다.
“안녕하세요. 아저씨도 세인트마리 가는 배 기다리시는 거죠?”
혼자 멍 때리는 것도 심심하니, 옆에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다.
아저씨는 영어를 전혀 못하시는 분이셨다. 아저씨가 내 질문의 뜻을 알고 싶으셨는지, 선착장 주변 사람들에게 영어하는 사람 없냐고 묻는다.
그리고 영어를 아주 조금하실 줄 아는 다른 아저씨가 도와주시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아저씨와 나의 대화는 어느새 건너편에 앉아계신 아줌마, 그 옆에 앉은 아기엄마 그리고 뒤에서 놀던 꼬마들까지 번져갔다. 아침부터 뭐가 그리고 신이 났었는지 사람들과 신나게 얘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아침도 못 먹은 내 배가 출출하다며 신호를 보냈다. 잠시 대화가 잔잔해 졌을 때, 근처 구멍가게로 향했다.

 

ㄴㅁㅇㅎ 

 

원래는 아침이 될 만 한 샌드위치를 하나 살까했는데 그 옆에 기다란 초코 막대과자가 보였다. 물어보니 샌드위치 하나 가격으로 초코 막대과자를 여러 개를 살 수 있을 정도로 저렴했다.
‘빵 하나 사서 나 혼자 먹는 것 보단, 그 돈으로 저 막대 초콜릿을 여러 개 사서 선착장 사람들이랑 나눠 먹는 게 더 낫겠다.’
왜 갑자기 그런 기특한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초코 막대과자를 여러 개를 손에 쥐고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눠주었다. 비록 불량식품이었지만, 사람들은 환하게 웃으며 고맙다고 했고 그들의 웃는 얼굴에 나도 기분이 좋았다.

세인트마린으로 가는 배는 1시간 30분이 지연 된 시간. 11시 30분에 선착장으로 들어왔다. 모두가 배로 짐을 옮겼다. 나의 무거운 배낭은 어느새 배에 실려 있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내 배낭을 들고 옮겨주신 분은 내 옆에 앉아계셨던 그 아저씨였다.
배는 파도에 뒤뚱거리며 섬을 향해 달렸다. 그런데 몇 분 뒤, 한 여자 분이 조심스레 내 옆자리로 와서 앉으며 말을 걸었다.
“헬로우”
그녀의 이름은 바네사. 바네사는 영어를 잘했다. 그 이유는 그녀는 세인트마리에 있는 면세점에서 일을 하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우리는 많은 대화를 큰 어려움 없이 이어갈 수 있었다. 갑자기 내 옆자리로 와서 말을 건 이유가 내심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 궁금증은 잠시 뒤로 접어두기로 했다.

 

ㅁㄴㅇㅎ 

바네사와 나

 

그것이 인연이 되어 나는 베네사의 집에서 함께 지낼 수 있게 되었고, 배려심 있고 착한 베네사는 내가 세인트마린에서 지내는 동안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었다. 작게는 한끼의 식사에서부터 크게는 섬 관광까지 말이다.

우리는 급속도로 친해졌다. 남자친구와 장거리 연애 중인데 스트레스로 많이 먹어서 살이 쪄 우울해하는 그녀를 위해 아침마다 함께 조깅을 하기도 했다. 또 장도 같이 보고 요리도 항상 함께 해먹었다. 함께 배를 타고 근처 섬으로 놀러 다니기도 했고 바네사를 통해 알게 된 동네 친구들과 함께 해변으로 소풍을 가기도 했다. 그 뿐만 아니라 멋진 레스토랑에서 랍스타도 먹었고 친구들과 함께 클럽에 가서 밤새 춤을 추며 놀기도 했다. 세인트마린에서의 4일은 참 금방 갔다.

 

ㄴㅁㅇㅎ 

 with Vanessa, Sainte Marie, Madagascar

 

내가 떠나기 전 날, 잠시 접어 두었던 질문을 펼쳤다.

“바네사, 배에서 나에게 먼저 말을 건 이유가 뭐야? 그리고 왜 나를 도와 준거야?”

한동안 아무 말이 없던 바네사가 나를 향해 돌아 앉으며 입을 열었다.

“네가 선착장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멀리서 봤어. 이미 그때 너에게 마음이 열렸던 것 같아. 멀리서도 네가 좋은 사람이라는 향기가 느껴졌어. 배에서 먼저 말을 걸었던 것도 그 때문이야.”

그랬다. 내가 사람들과 얘기하며 시간을 보낼 때, 바네사는 내 시야에 없었던 사람이었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그 사람은 향기 혹은 냄새를 풍긴다.’
나는 이것을 ‘사람의 향기’라고 부르기로 했다.
순간순간에 만나는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고, 향기롭게 행동한다면, 그 향기는 나를 좋은 길로 인도하는 것이었다. 향기라는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작은 틈새만 있어도 흘러나가고, 아무리 넓은 공간이라도 채울 수 있으며, 강한 그 원천만 있다면 거리에 상관없이 뻗어나갈 수 있다. 때마침 바람도 함께 불어준다면 그 영향력은 더 넓어질 것이다.
그리고 가끔은 ‘지혜롭게’보다 ‘향기롭게’가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다. 왜냐하면 ‘향기’는 머리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게 하니까.

나는 평생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다. 그리고 향기로운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향기로워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어떠한 향기를 가지고 있는지 아직 잘 모르는 게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운 향기를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해 계속해서 다짐하고 노력할 것이다.

세인트마린에서의 마지막 날 밤, 바네사의 얼굴을 그렸다.
나보다 더 아름다운 향기를 가진 그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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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사의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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