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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과 환상, 전통의 유럽 크리스마스 마켓 이야기 6편 – 스위스

유럽 · 스위스 · 취리히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6.12.29 조회수2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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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맹지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돌아다니는 여행을 해보겠다고 이탈리아 일주를 떠난 것이 첫 책 집필의 계기가 되었다. 아무리 작은 도시라도 그 개성과 매력이 넘쳐나, 수 년째 유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행하는 나날은 점점 늘어나 일상이 되었고, 여행에서 돌아와 보내는 나날들은 그 다음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이, 다녀온 여행을 곱씹고 향유하는 시간이 되었다. 우연히 발견하는 여행지의 특별함과 사소함의 간극을 넘나들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것을 업으로 삼았다. 오래 머무는 여행과 여름과 겨울을 좋아한다.


두 번째 에세이 <크리스마스 인 유럽>의 글감이 되어준, 12월 내내 성대하게 열리는 유럽의 여러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아 헤맸던 생애 가장 특별한 겨울 여행의 단상들을 풀어 놓게 되어 무척 기쁘다. 동화 같은 스위스의 두 도시 취리히와 루체른의 크리스마스 여행 이야기를 시작한다. 

시내와 시골을 분간하기 어려운, 유럽에서 독보적인 자연미를 내보이는 스위스의 크리스마스는 전원적이고 비교적 수수하다. 과도한 겉치레 없이 성탄절의 황홀한 무드를 완벽하게 만들어 내는 크고 작은 스위스 도시들의 마켓을 여행하며 나는 모든 것이 편리한 대도시에서 밖에 살 수 없을 것이라 막연히, 또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것을 재고하게 되었다. 맑은 알프스 공기를 계속해서 힘껏 들이 마시며 다닌 덕분에, 길어지는 일정에 노곤한 몸을 정화 시킬 수 있었던 여행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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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거의 모든 도시들은 중앙역이 도시 가장자리에 위치하여 도심으로 이동하기 전까지는 그 지역의 분위기를 완전히 느낄 수 없는데, 취리히는 극단적인 예외다. 이제 어느 정도 기차 여행에 익숙해진 티를 내는 여기저기 긁힌 캐리어를 들고 중앙역에 내려 역사로 들어서니 붐비고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요란한 환영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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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부터 취리히 중앙역에서 열리기 시작한 세계 최대 실내 크리스마스 마켓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의 도움으로 밖의 조명에 버금가는 화려함을 자랑한다. 19세기 처음 역에 열 두개 남짓한 가판들로 시작한 중앙역 시장은 겨울에는 150여 개의 샬레들이 빼곡히 들어찬 대형 마켓이 되었다. 높은 천장까지 닿을 듯 솟아 있는 크리스탈 트리는 다른 어떤 장식도 필요 없이 그 자체로 마켓 방문자들을 압도하는 아름다움을 발광한다. 작은 크리스털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도 물론 판매하고 있어 사람들은 더 없이 조심스러운 손길로 다이아몬드보다도 탐나는 자그마한 물건들을 쓰다듬으며 구경하고 있었다. 독일 뉘른베르크와 마찬가지로 스위스의 취리히에도 크리스마스 전담 조직이 있어 스위스 각 지역의 특산물들을 엄선하여 선보이도록 알차고 체계적인 구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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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음식은 무얼 먹어도 맛있다지만 스위스에서는 아무래도 초콜릿이다. 온 나라가 큰 목장과도 같으니 풀어놓고 키우는 스위스 소의 우유 퀄리티는 말해 무엇할까. 취리히에서는 린트나 래더라, 토이셔와 같은 유명 브랜드의 초콜릿 외에도 룩셈버걸리라는, 마카롱보다 조금 더 작고 쫄깃한 과자 또한 맛 볼 수 있는데, 차마 입에 넣기 아까운 고운 자태가 수 천 개의 크리스탈의 반짝임 아래 더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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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버걸리를 여러 개 먹어도 당연히 절대 배는 차지 않는다. 화이트 와인과 여러 종류의 치즈를 넣고 푹 끓여 빵을 찍어 먹는 퐁듀가 시내 곳곳에 열린 마켓에서 꼬리꼬리한 진한 냄새로 허기를 자극한다. 스위스 사람들은 퐁듀를 얼마나 자주 먹을까? 물어보니 일주일에 못해도 두 번은 먹는다는데, 이쯤이면 주식이라 할 수 있다. 감자와 소시지 등을 익히고 라클렛 치즈를 녹여 뿌려 먹는 라클렛 요리와 채 썬 감자와 치즈를 섞어 만드는 뢰스티와 차례를 바꾸어 가며 먹는다는데, 어지간해서는 여행 중에 한식을 찾지 않는데도 치즈로 가득한 일주일 식단은 듣기만 해도 느끼하다. “하지만 맥주가 있잖아?” 옳다. 그러니 괜찮겠다. 스위스에서는 퐁듀가 있는 파티에 초대할 때 ‘피구게쿨 figugegl’ 이라는 재미난 발음의 말을 덧붙인다는데, 이것은 ‘퐁듀는 맛있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라는 문장을 줄인 것이라 한다. 퐁듀 파티에서는 치즈가 보글보글 끓어 오르는 냄비를 중앙에 두고 둥그렇게 둘러 앉는데 왼쪽에 앉은 사람에게 뽀뽀를 하는 관례도 있다고 한다. 눈치를 보며 자리를 잘 잡으려는 귀여운 모습들이 상상되어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다시 한 번 치즈에 듬뿍 빵을 찔러 넣었다. 

 

 

루체른 Luz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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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에서 기차로 30분이면 도착하는 옆 도시 루체른에 사실 더 가보고 싶었는데, 취리히 역에서 다시 한 번 크리스마스 마켓에 발이 묶여 기차 시간을 조금 미루게 되었다. 그리고 도착한 호반의 도시. 루체른을 상징하는 카펠교와 그 아래 노니는 백조 떼가 한적하고 평화로운 이 곳의 느낌을 온전히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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뮐렌플랏츠 Mühlenplatz에서 열리는 공예 장인들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한 눈에 마켓의 끝에서 끝이 다 보일 정도로 소담스럽게 열렸고, 그래서 더욱 좋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여태까지 보아온 휘황찬란한 대규모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손바닥에 올려 놓고 보기만 해도 부서질 것만 같던 작고 정교한 장식들이 그리 많았는데, 뮐렌플랏츠의 수공예 마켓은 큼직한 장식들로 꾸며져 있었다. 야박하게 휙 둘러보고 서둘러 가기엔 루체른이 그렇게 큰 도시가 아니다.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도 여유로이 쓸 수 있는 것이 새삼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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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산타 클로스가 있다고 믿는 희망 가득한 표정으로 로또 번호를 고심하여 고르는 동네 주민과, 이따금씩 한 둘 들어와 조용히 기도를 올리고 나가는 성당을 지나 호숫가에 자리 잡은 큼직한 크리스마스 달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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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독일에서 처음 만들어진 애드벤트 칼렌더는 12월 1일부터 24일까지만 표시한다. 크리스마스 카운트다운을 하는 이 달력은 매일 한 장씩 열어 보게 되더 있는데, 예수 탄생과 관련한 성경 구절이나 아이들을 위한 작은 캔디를 넣어 두어 열어 보는 재미가 있다. 최근에는 좀 더 크게 만들어 케이크나 장난감을 겨울과 잘 어울리는 시의 구절과 함께 넣어 놓은 달력들도 많이 팔고 있다. 독일어를 사용하는 스위스 지역이라 그런지 프란시스카너플랏츠 Franziskanerplatz와 중앙역을 비롯한 루체른의 여러 마켓에서도 역시 팔고 있었는데, 호숫가의 한 건물을 아예 대형 달력으로 꾸며 놓은 모습에 작은 달력들이 시시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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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이쪽에서 저쪽을 연결하는 여러 다리 아래마다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어 백조 곁에서 따뜻한 핫초코 한 잔을 마실 수 있다. 애드벤트 칼렌더 건물을 구경하다 호숫바람이 차다 싶으면 얼른 아무데나 뛰어 들어갈 수 있다. 말린 배로 속을 넣어 굽는 스위스 전통 빵 비른베겐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특히 인기가 많다고 한다. 부드럽고 찐한 치즈보다 달콤한 것이 인기가 더 많은 유일한 때가 아닐까. 루체른을 떠나는 기차 안에서 한 입 먹어야겠다 생각하여 작은 비른베겐을 집어 들었다.

 

INFO
취리히 크리스마스 마켓 정보 www.zuerich.com/en/visit/christmas-in-zurich
루체른 크리스마스 마켓 정보 www.luzern.com/en/christmas-market-lucer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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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 이야기는 맹지나 작가의 <크리스마스 인 유럽>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TIP

취리히와 루체른 크리스마스 마켓 전용 어플리케이션 (크리스트킨들리마르크트 Christkindlimarkt) 이 있어 핸드폰으로 다운로드 받아 (애플과 안드로이드 모두 무료로 제공) 사용할 수 있다. 두 도시의 모든 마켓에 대한 상세한 정보, 지도, 행사, 이벤트 소식을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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