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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과 환상, 전통의 유럽 크리스마스 마켓 이야기 5편 – 영국 런던

유럽 · 영국 · 런던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6.12.23 조회수3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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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맹지나

 

 

동심과 환상, 전통의 유럽 크리스마스 마켓 이야기 5편 – 영국 런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돌아다니는 여행을 해보겠다고 이탈리아 일주를 떠난 것이 첫 책 집필의 계기가 되었다. 아무리 작은 도시라도 그 개성과 매력이 넘쳐나, 수 년째 유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행하는 나날은 점점 늘어나 일상이 되었고, 여행에서 돌아와 보내는 나날들은 그 다음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이, 다녀온 여행을 곱씹고 향유하는 시간이 되었다. 우연히 발견하는 여행지의 특별함과 사소함의 간극을 넘나들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것을 업으로 삼았다. 오래 머무는 여행과 여름과 겨울을 좋아한다.
두 번째 에세이 <크리스마스 인 유럽>의 글감이 되어준, 12월 내내 성대하게 열리는 유럽의 여러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아 헤맸던 생애 가장 특별한 겨울 여행의 단상들을 풀어 놓게 되어 무척 기쁘다. 빛과 얼음으로 반짝이는 영국의 수도, 런던의 크리스마스를 엿보자.
 
런던의 크리스마스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주저없이 ‘빛난다’ 라 말하겠다. 볼거리가 무엇이 되었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마다 11월 말부터 12월 초에 걸쳐 풍성하게 치르는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의 꼬마 전구의 조명이 빛나고, 시원한 바람 가르는 소리를 내며 발을 구르는 런더너들의 스케이트 날 아래 반들한 얼음판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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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양초로 장식하던 것에서 유래한 것인데, 현재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가장 거행하는 도시는 런던이다. 아무리 정교하고 값 나가는 장식이라도 사실 꼬마 전구만한 것이 없다. 깜빡이며 일렁이는 노오란 불빛은 연말연시의 짜릿하고 흥분되면서도 시원섭섭한 분위기를 단숨에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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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때라면 내셔널 갤러리를 관람하고 나와 트라팔가 전쟁을 기념하여 조성한 런던의 ‘만남의 광장’, 트라팔가 광장은 밤에는 꽤 한적하다. 그러나 일년 중 딱 하루, 크리스마스 점등식이 있는 밤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어둠 속에서 반짝임을 고대하는 인파로 가득 찬다. 이제나저제나 발을 구르고 손을 맞잡은 기대감으로 충만한 공간이다. 빅벤과 빨간 이층 버스에도 불구하고 걸음을 쳐지게 만들었던 우중충한 런던 날씨는 어느새 잊었다.
1947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에 박차를 가하는 이벤트로 자리한 트라팔가 광장의 점등식에는 영국의 2차 대전 파병에 대한 감사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해마다 보내오는 나무를 사용한다. 짧은 축사가 끝나고 불이 켜졌는데, 기대만큼 온 세상이 환해지지는 않았지만 은은한 작은 불빛들이 주는 소박하고 따스한 감동이 천천히 밀려온다. 와아- 했던 함성도, 전구보다 화려하게 깜빡이는 카메라 플래시도 금세 잦아들고, 모두가 은근하고 조용한 분위기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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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기분을 증폭 시키고 싶은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과 함께 런던 최대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윈터 원더랜드를 찾았다. 런던의 허파, 하이드 파크가 12월 내내 크리스마스 용품을 판매하는 샬레들과 서커스, 스케이트장, 각종 놀이기구, 산타의 집이 모여 있는 환상의 장소로 탈바꿈한다. 2006년 처음 개장하여 런던 곳곳에 소박하게 열리던 작은 마켓들을 단숨에 제치고 겨울 런던 여행 최고의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볼 것도, 할 것도 많아 하루 종일 머물러도 모자라다. 런던 시내 구경과는 완전히 다른, 오직 크리스마스만을 위한 공간이기에 여행 중 또 한 번 여행을 떠나는 듯한 새로운 기분에 발걸음은 더욱 가벼워졌다. 영국 음식은 먹을 것이 없다는 편견을 보란듯이 박살내는 뜨끈하고 든든한 겨울 먹거리도 지천이라 입도 쉴 겨를이 없다. 곡예라 부르기에는 너무나 어설픈 귀여운 서커스는 그 천막에 들어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이들보다 십 수년 만에 서커스장을 찾은 어른들이 훨씬 더 들떠 있다. 무릎에 아이들을 앉히고 크리스마스 소원을 들어주는 산타의 집에는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캐리어에는 다 들어가지 않을 것 같아 한참을 만지작거리다 내려놓은 트리 장식들만 실컷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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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뜬 기분은 점점 고조되고, 걸음은 저절로 즐거운 비명소리가 들려 오는 스케이트장으로 향한다. 넘어지지 않으려 허공을 가르는 팔과 결국 미끄러져 우스운 모습으로 길게 뻗는 다리들이 윈터 원더랜드에서 가장 역동적인 장소임을 보여준다. 공간만 충분하다면 물을 뿌려 자연히 얼어 붙는 얼음판을 만드는 것이 런던의 이한치한 월동준비의 시작이다. 스키도, 스노우 보드도 필요 없다. 장비도 간단하고 기술도 특별히 필요 없는 스케이트가 역시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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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이드 파크의 스케이트 장을 뒤로하고 나는 템즈 강변의 서머셋 하우스로 향했다. 이 위엄 있는 18세기 신고전주의 건축물은 원래 미술품 전시장으로 사용되는데, 런던의 다른 박물관, 미술관에 비해 조용하고 차분한 관람 분위기로 여행객들보다도 런더너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곳이다. 서머셋하우스의 정원에 스케이트장이 개장되기 전에는 이렇게 시끄러울 거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곳이다. 점잖은 영국 신사의 이미지는 12월에는 상상하지 말자. 도시 전체가 앞뒤 좌우로 열성적으로 흔들리며 반전의 매력을 뽐내니까. 미리 시간대를 지정하여 예약을 하기 때문에 스케이트 대여도, 입장도 기다림이 없었다. 낮 시간대의 스케이터들이 사방으로 그어 놓은 날 자국을 말끔히 지운 얼음에 입장하여, 불어 오는 겨울 바람에 맞서 더욱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신난다 소리를 질렀다. 들썩이지 않고는 들을 수 없는 신나는 캐롤 음악까지 하늘을 가득 메우며 울려 퍼지니, 12월의 이 밤, 더 바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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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더 많은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 이야기는 맹지나 작가의 <크리스마스 인 유럽>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TIP
서머셋 하우스 스케이트는 유명한 DJ 들을 초청하는 클럽 나이트 프로그램도 운영하니 홈페이지 (www.somersethouse.org.uk/whats-on/skate-somerset-house)에서 스케줄을 확인해 보자. 신청곡도 가끔 받아 주니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스케이트를 타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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