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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스토리

음악과 만나는 중남미, 라틴아메리카 1편 - 브라질 북동부의 최대 도시 사우바도르 다 바이아 (Salvador da Bahía)

미주 · 브라질 · 상파울루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6.12.06 조회수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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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혜영, <라틴음악기행> 저자

 


브라질 북동부의 최대 도시 사우바도르 다 바이아 (Salvador da Bahía): 마이클 잭슨도 반했던 아프로

-브라질 문화의 심장부 

 

  

 브라질이 네번째로 월드컵을 들던 순간, 망상이 하나 돋기 시작했다, 내 나이 서른을 넘기기 전에 세상에서 가장 먼 곳, 저기 브라질을 다녀오면 서른 이후의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상상. 빌라로부스의 <브라질 풍의 바흐>를 들으며 상상은 욕망으로 변해갔고 수년간의 긴 준비 끝에 리우 데 자네이루의 공항에 결국 발을 내디디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내 인생이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강렬한 인상을 준 브라질에 다시 가보고픈 마음에 한국과 브라질의 중간쯤 된다 싶은 멕시코로의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고, 유학 자금을 위해 장학금에 도전하자니 뒤늦게 머리 싸매고 공부를 하게 되었고, 멕시코에서 ‘중남미 문화’를 공부하자니 철학 대학원에 들어가 어릴 때 무슨 소린지도 모르고 읽었던 철학 서적들을 스페인어로 다시 읽게 되었고, 음악을 사랑하는 멕시칸들과 어울리다 보니 음악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나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모든 게 브라질 여행 한번으로 이루어진 마술은 아니었다. 치열하게 노력하고 눈물 나게 고생했지만, 그래도 운이 좋았다 생각하며 그간의 긴 여정의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풀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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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브라질의 심장부인 바이아 주의 사우바도르, 바하 해안의 사람들

 

내 여정의 시초가 된 곳은 브라질 북동부 바이아 주의 주도인 사우바도르 다 바이아(Salvador Da Bahía, 이하 사우바도르)다. ‘흑인의 로마’ 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열대의 항구 도시로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위치에 있어 노예들을 배에서 끌어 내리는 관문이 되었던 곳이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많은 아프리카계나 그 혼혈인들이 살고 있어 그들의 ‘로마’라고 불린다. 브라질 경제에 노동력을 담당하는 ‘노예’는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에 노예 시장이 열리던 사우바도르는 포르투갈의 식민지 시절 브라질의 첫 수도가 되었고, 이후 리우 데 자네이루로 천도하기 전까지 브라질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이후 노예 해방이 이루어지며 북동부 지역이 쇠락하고 금세기 들어 사우바도르는 치안이 안 좋은 위험한 도시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지만, 아프리카에서 넘어온 풍부한 문화적 자산은 사우바도르가 아프로-브라질 문화 (Cultura afro-brasileira, 아프리카와 브라질의 혼합 문화)의 중심지로 우뚝 서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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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우리뉴 광장의 검은 이들의 로자리우 성당 (Igreja Nossa Senhora do Rosario dos Pretos, 사진 가운데 보라색 건물). 검은 사람들, 즉 아프리카계들이 세운 수도회인 ‘검은 이들의 로자리우회’의 성당이다. 

 

 

사우바도르로 가기 위해선 브라질의 최대 도시들인 리우 데 자네이루(이후 리우)나 상파울루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 사우바도르로 바로 들어가는 항공편은 잘 없기 때문이다. 국제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전용 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공항에서 나와 건물 측면에 있는 버스 터미널에서 기다리다 타면 된다. 그렇게 사우바도르의 해안가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그 강렬함은 잊을 수가 없다. 뜨거운 태양과 짙푸른 바다, 원색의 건물들…. 세계적인 미항인 리우를 거쳐서 왔지만 그 유명한 리우 조차도 사우바도르의 원초적인 아름다움엔 미치지 못했다. 왜냐하면 삼바 카니발 퍼레이드를 비롯한 많은 것들이 이 북동부 지역에서 리우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댄스 리듬이자 음악인 ‘삼바(Samba)’는 리우의 유명한 카니발 퍼레이드 때 연주되던 음악이 장르화된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카니발에서 아프리카적인 리듬을 연주하고 그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은 북동부 지역, 특히 사우바도르의 대규모 카니발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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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우리뉴 광장에 있는 바이아 주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조르지 아마두의 집, 그의 박물관이자 카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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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지구에 있는 사우바도르 대성당과 그 앞의 예수 광장, 브라질 특유의 물결무늬 길바닥도 보인다. 

 

이제는 이미 고인이 된 미국 팝계의 전설 마이클 잭슨은 1995년 그의 신곡 “They Don't Care About Us(그들은 우리를 신경 쓰지 않아)”의 두번째 뮤직비디오를 찍을 장소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포르투갈인들에게 납치되어 온 노예들이 쇠사슬에 묶인 채 끌려 내려졌던 이곳 사우바도르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사우바도르의 역사지구에서 북을 연주하는 소년들의 그룹인 올로둠(Olodum)을 이끌고 “그들은 우리를 신경 쓰지 않아"를 외치며 뮤직 비디오를 찍었다. 식민지 시절에 죄인을 처벌하는 “형틀”이 있었기에 “펠로우리뉴(Pelourinho, 포어로 ‘형틀’이라는 뜻)”라 이름 붙여진 역사지구의 중심 광장에서 촬영한 이 뮤직 비디오는 “아프리카의 힘”과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빼어난 영상 작품이기도 했다. <똑바로 살아라><말컴 X> 등 미국 내 흑인 문제를 다룬 영화를 주로 만든 스파이크 리 감독이 야심적으로 연출했는데, 리우의 슬럼가에서 찍은 영상과 교차 편집해 “그들이 신경 쓰지 않는 우리”의 힘을 모아 현실을 이겨나가자는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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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뮤직 비디오를 찍었던 펠로우리뉴 광장의 한 가게에 걸려 있는 마이클 잭슨의 사진, 사진 속 마이클 잭슨이 입고 있는 하얀 T 의 그림이 북치는 소년들의 그룹 올로둠의 상징 마크이다. 

 


사우바도르의 역사 지구에 가려면 호텔이나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해도 되지만 그냥 일반 시내 버스로도 갈 수 있다. ‘세(Sé)광장´행 버스를 타면 역사지구의 명물인 라세르다 엘리베이터 근처에서 내릴 수 있다. 예전엔 사우바도르가 위험하다며 관광객 혼자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지만, 이젠 이미 그런 ‘범죄의 시대’는 끝이 났다. 또 일반 시내 버스엔 돈 없는 서민들이 주로 타기 때문에 소매치기는 있을지언정 큰 돈을 노린 강도 같은 강력 범죄는 오히려 잘 생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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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세르다 엘리베이터(왼쪽)와 아랫동네의 민예품 시장(Mercado Modelo), 옛날 노예들을 배에서 내리던 위치로 지하 하수도는 노예들을 가둬놓던 지하 감옥이었다.

 


사우바도르엔 ‘시다지 알타(Cidade Alta)’라고 부르는 고지대와 ‘시다지 바이샤(Cidade Baixa)’라 부르는 저지대가 있는데 일반적인 경우와는 달리 저지대 바닷가 쪽에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고 고지대에 번화가가 있다. 이 두 지대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것이 라세르다(Lacerda) 엘리베이터로 포르투갈의 식민지 시절 노예 시장이 열렸던 장소에 들어서 있는 민예품 시장에 내려갈 수 있다. 그리고 바닷길을 따라 ‘본핌(Bonfim)’행 버스를 타면 사우바도르의 또하나의 명물이자 개인적으로 추천하고픈 장소인 기적의 ‘본핌 성당 (Igreja do Senhor do Bonfim)’으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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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철제 담장에 소원의 리번이 빽빽하게 묶여져 있는 본핌 성당, 바로크식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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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바도르의 명물이 본핌의 리번, 소원을 빌기 위해 묶는다.

 

사우바도르는 음악인들의 도시이기도 하다. 룰라 다 실바 대통령 정권 때 문화부 장관을 지낸 세계적인 남성 뮤지션 질베르투 지우를 비롯, 가창력 빼어난 여성 가수들도 수없이 배출했다. 바이아 주와 사우바도르 시의 카니발 음악에서 비롯된 것이 1990년대에 유행한 ‘아세 (Axé)’로, 다니엘라 메르쿠리 같은 폭발적인 가창력을 지닌 여성 뮤지션들이 브라질 북동부 특유의 타악기 반주에 맞추어 삶의 에너지를 발산하며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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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핌 성당에는 기적의 방의 있어 신체 부위를 본딴 봉납물들을 매달아 치유를 빈다.


그렇게 사우바도르는 아프로-브라질 문화의 본산지로서 그 아름다움을 고고하게 지키고 있다. 아무 죄 없이 이 땅에 끌려와 노예로 살다 죽어간 조상들의 문화를 되찾고, 그들의 힘을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사우바도르는 그들의 아름다운 음악과 문화처럼 밝지만은 않았다. 대다수의 아프리카계들은 여전히 사회 하층민으로 허드렛일을 하거나 길에서 노점을 차려 물건을 팔며 겨우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고, 고급 주택에서 개인 수영장에서 수영하면서 여유롭게 사는 사람들은 유럽계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처음 브라질에 왔을 때 이 검은 땅 사우바도르의 매력에 빠져서 다시 브라질에 오고, 라틴아메리카에서 살게 되었다. 사우바도르는 다시 오고 또다시 와도 변함없이 아름다왔지만, 마이클 잭슨의 노래에서처럼 ‘아무도 신경 써주지 않는 소외된 사람들’이 진짜 주인이 되어가는 그런 사우바도르를 다음에는 꼭 보고 싶다는 소망도 늘 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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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지나 해안의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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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2017.05.07 댓글

    가본 적 없는 남미에 관심이 생겨요~

    • 2017.04.28 댓글

      사우바도르에도 쎄 관장이 있네요. 상파울루의 쎄 광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까, 노숙자가 조용히 다가오고, 뒤따라 경찰이 따라와서, 겁이 났었었죠.

      • 2017.04.14 댓글

        가보고싶어요

        • 2017.03.15 댓글

          정말 건물이 예쁘고 아름다운 곳이네요

          • 2016.12.11 댓글

            건물이 굉장히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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