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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밖 유럽 공연 여행-3편 셰익스피어 인 유럽(Shakespeare in Europe)

유럽 · 영국 · 런던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6.12.05 조회수3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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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저자 윤하정

 

셰익스피어 인 유럽(Shakespeare in Europe)
 
2014년 윌리엄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 2016년 서거 400주기를 맞아 지난 3년간 세계의 공연장은 셰익스피어로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연극에서 오페라, 뮤지컬, 발레 등 한 작품이 수많은 재해석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셰익스피어를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말한 영국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스트라트포드 어폰 에이본(Stratford-upon-Avon)을 비롯해 주로 활동했던 런던에서는 그의 발자취를 쫓는 관광 상품이 언제나처럼 인기였는데요. 그의 시신이 안장된 스트라트포드 어폰 에이본의 작은 교회에 들어서면 안내하는 할아버지가 한글로 써진 설명서를 건네줄 정도입니다(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안에는 셰익스피어의 기념비가 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자의든 타의든 수많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만나게 되죠. 그리고 ‘셰익스피어’라는 키워드만으로도 유럽여행은 훨씬 풍성해집니다.
 
오필리아(Ophelia)와 같은 동네에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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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 가면 꼭 들러보는 미술관은 영국박물관, 내셔널갤러리, 그리고 현대미술관인 테이트모던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저는 처음 런던에 갔을 때 테이트모던이 아니라 테이트브리튼을 선택했습니다. 같은 재단에서 운영하지만 테이트브리튼은 17세기 이후 영국 회화를 중심으로 소장하고 있는데요. 고급 호텔과 깔끔한 레스토랑, 작은 공원과 공동주택들 사이로 템즈 강을 내다보고 서 있는 크림색의 음전한 테이트브리튼이 마음에 꼭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햄릿의 연인 ‘오필리아’를 봤습니다. 햄릿을 꿈처럼 믿고 사랑했으나 그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자 정신을 놓고 강에 뛰어든 비운의 여인. 존 에버렛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가 화폭에 담아낸 오필리아의 죽음은 수많은 꽃에 둘러싸여 무척이나 아름다운데요. 하지만 물 위에 떠 있는 오필리아의 망연자실한 표정이 너무도 생생해서 미술관을 나와 한참을 템즈 강변에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테이트브리튼에서 ‘오필리아’를 본 뒤로는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햄릿>을 볼 때면 오필리아에게 더 마음이 갑니다. 한번은 체코에서 만든 록뮤지컬 <햄릿>을 관람하다 오필리아가 몸을 던지는 장면에서 그림 속 ‘오필리아’가 떠올라 한참 운 적도 있습니다. 마치 제가 오필리아가 된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다시 런던을 찾았을 때 저는 오필리아와 한 동네에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언제든 그녀를 찾아가 그 아픈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으니까요.


 
셰익스피어 글로브(Shakespeare’s Gl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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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즈 강변을 걷다 보면 밀레니엄 다리 인근, 테이트모던 옆에 유독 목가적인 건물이 보입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가장 뜨겁게 만날 수 있는 셰익스피어 글로브입니다. 셰익스피어가 작품을 집필하고 무대에 올렸던 공연장을 재현해 놓은 곳이죠. 지붕이 뚫린 3층 규모의 원형극장에서는 셰익스피어의 수많은 작품들이 공연되는데, 공연을 보지 않아도 내부와 각종 전시물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우리말로 공연해도 쉽지 않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영어로 이해하려는 욕심을 버리면 밤하늘의 달과 별을 조명 삼아, 맥주를 홀짝이며, 심지어 플로어에서는 스탠딩으로 연극을 관람하는 사람들의 모습 자체가 볼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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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맥어보이(James McAvoy)의 <맥베스(Macbeth)>


런던에서 봤던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연극 <맥베스>입니다. <햄릿>, <오셀로>, <리어왕>과 함께 셰익스피어 4대 비극으로 불리는 <맥베스>는 스코틀랜드 왕위를 둘러싼 정치적 욕망을 실현해 가는 과정에서 인간이 겪는 심리 변화의 극단을 보여주는데요. 영화배우 제임스 맥어보이가 맥베스로 출연했지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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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의 배경은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출신 배우가 연기할 경우 조금 과장하면 마치 번역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군요. 그래서 연기력은 물론 스코틀랜드 출신 특유의 악센트를 지닌 제임스 맥어보이가 맥베스에 제격이라는 평이었습니다. 하지만 제임스 맥어보이의 ‘맥베스’ 캐스팅은 현지에서도 이른바 ‘스타 캐스팅’으로 통해 티켓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였습니다. 예매 사이트는 물론 매일 공연장을 가도 표를 구할 수가 없었죠. 그런데 런던에서는 극장마다 또는 극단마다 독특한 티켓 이벤트를 진행할 때가 있으니, 원하는 공연이 있다면 홈페이지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당시 이 극장에서는 매주 월요일 공연을 전석 15파운드에 제공하고, 매달 1일, 그 달의 월요일 티켓을 판매했습니다. 저도 비 내리는 겨울 아침 극장으로 달려가 이 티켓을 간신히 구했던 기억이 납니다. 덕분에 제임스 맥어보이가 연기하는 모습을 소극장 무대, 바로 코앞에서 봤답니다. 줄 서는 데 3시간 30분이나 걸려 며칠 몸살로 앓아누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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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로미오와 줄리엣>인데요. 유럽에서 만난 ‘로미오와 줄리엣’은 다음 편에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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