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트래블 매거진 > 테마 스토리

테마 스토리

동심과 환상, 전통의 유럽 크리스마스 마켓 이야기 3편 – 독일 뮌헨, 프랑크푸르트, 뉘른베르크

유럽 · 독일 · 뉘른베르크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6.12.02 조회수4063


asdg 

여행작가 맹지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돌아다니는 여행을 해보겠다고 이탈리아 일주를 떠난 것이 첫 책 집필의 계기가 되었다. 아무리 작은 도시라도 그 개성과 매력이 넘쳐나, 수 년째 유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행하는 나날은 점점 늘어나 일상이 되었고, 여행에서 돌아와 보내는 나날들은 그 다음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이, 다녀온 여행을 곱씹고 향유하는 시간이 되었다. 우연히 발견하는 여행지의 특별함과 사소함의 간극을 넘나들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것을 업으로 삼았다. 오래 머무는 여행과 여름과 겨울을 좋아한다.
두 번째 에세이 <크리스마스 인 유럽>의 글감이 되어준, 12월 내내 성대하게 열리는 유럽의 여러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아 헤맸던 생애 가장 특별한 겨울 여행의 단상들을 풀어 놓게 되어 무척 기쁘다. 이번에 찾아볼 지역은 크리스마스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미모를 뽐내는 나라, 독일의 뉘른베르크, 프랑크푸르트, 뮌헨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독일에는 계피향이 감돈다. 겨울이 되면 유럽 전역에서 레드 와인에 계피와 각종 과일들을 더해 뭉근하게 끓여 마시는 글루바인Glühwein 이다. 북유럽에서는 글로그 glögg, 영어로는 멀드 와인 mulled wine, 프랑스에서는 뱅 쇼 vin chaud 라고 불리는 글루바인은 이름은 많지만 레시피는 간단한 것 하나다.


 

asdg 

 

 

뮌헨 Munich


2세기 로마제국에서 전해져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와인은 겨울에 여러 재료를 품고 온도를 높여 한껏 달콤해진다. 정신없이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다 얼어버린 두 손으로 글루바인 잔을 감싸면 금방이라도 녹아 내릴듯 그 따스함과 향기에 취한다. 실제로 온도가 높아진 와인을 마시니 훨씬 빨리 취하기도 한다. 뮌헨 크리스마스 마켓은 그렇게 약간 몽롱한 상태로 돌아 보았다.

 

sadg

 

마리엔플라츠에서 열리는 뮌헨 최대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시장 인심은 국적불문 언제나 넉넉하다. 한 입 먹어보라고 건네 주는 생강과자 렙쿠첸 Lebkuchen과 좀 더 촉촉한 마지팬카르토펠른 Marzipankartoffeln 은 따뜻한 글루바인과 곁들이기 안성맞춤이다.
뮌헨 크리스마스 마켓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이다. 음식과 장식에서 바바리아 지역의 특색을 잊지 않았으나 나이와 국적을 뛰어 넘는 상차림을 준비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시청에는 6-12세 아이들을 위해 천상의 워크샵이 열린다. 쿠키를 굽고,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직접 만들고, 사뭇 진지한 얼굴로 임하고 있는 모습을 뒤로하고 조금 걸으면 테레지엔바이세에 열리는 톨하우스 마켓에서 세계 각국의 성탄 풍습이 눈 앞에 펼쳐진다. 동성애자들을 위한 핑크 크리스마스 마켓과 중세를 테마로 한 마켓도 있다. 여의도를 연상케 하는 신식 건물들과 엄격한 표정의 괴테가 우뚝 선 휑한 광장으로 기억하고 있던 뮌헨이 겨울에는 이런 모습일 줄이야.

 

 

프랑크푸르트 Frankfurt

  

sadg 

sadg 


처음 먹어 보는 것, 처음 마셔보는 것이 크게 성공적이면 이것저것 새로 먹어 보고 싶은 것이 많아진다. 그래서 프랑크푸르트에 무사히 도착한 기념으로, 에그녹을 주문해 마셔 보았다. 글루바인처럼 역시 중세 시대부터 감기에 대한 민간요법으로 마셔온 포셋 posset에서 기인한 에그녹은 글루바인보다는 만드는 방법이 좀 더 다양하다. 독일에서는 화이트 와인이나 맥주로 만드는 것이 보통인데, 럼주도 종종 사용한다. 주 재료가 되는 주종에 우유와 달걀, 설탕, 클로브, 찻잎, 계피, 그리고 레몬이나 라임즙을 더하여 글루바인과 마찬가지로 역시 뜨겁게 만들어 마신다. 달고 진한 것이 식후에 마시기 좋다. 이것저것 많이도 넣다 보니 들어간 재료들을 하나씩 느낄 틈 없이 부드러운 목 넘김에 반하게 된다. 그래도 익숙한 맛을 더 찾게 된다. 에그녹은 한 번 마셔보는 것으로 그치고 독일에서 나는 셀 수 없이 많은 글루바인을 마셨다.

 

sadg

 

프랑크푸르트와 뮌헨의 크리스마스 마켓 역사는 각각 1393년, 1310년 시작된 것으로 드레스덴 못지않게 유려하다. 프랑크푸르트는 리즈, 맨체스터, 에딘버러 등 대영제국 여러 도시에 자매 결연을 맺고 독일식 크리스마스 마켓을 전파한 공이 있는 도시로, 공들여 그린 동화책의 삽화 같은 예쁜 모습에 어울리는 음악이 사방에서 흘러 나온다. 성당마다 캐롤을 연주한다. 콘서트, 성악, 합창, 어떤 형태의 공연이건 모두 어릴 적부터 셀 수 없이 많이 들어온 익숙한 멜로디를 노래한다. 저도 모르게 따라 부르고 있는 경건한 곡조는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것 같다. 소매치기 걱정도, 이름도 잘 읽을 수 없는 길을 찾아 가야 하는 조바심도 모두 잊고, 오롯이 크리스마스의 감동에 취해 보았다.

 

 

뉘른베르크 Nürnberg

 

asdg 


도시마다 여러 개의 크리스마스 마켓들이 열리지만 가장 예쁘고 화려한 것은 언제나 구시가지에 자리잡는 것이다. 뉘른베르크도 예외없이 가장 성대하게 치르는 마켓을 구시가지 하웁트마르크트 Hauptmarkt 광장에 차려 놓았다. 어김없이 글루바인 한 잔부터 주문하였다. 그러나 이 도시에서 와인 내음보다 더 진한 냄새를 풍기는 것이 있으니 바로 소시지! 뉘른베르크 지역에서 처음 생겨난 뉘른베르크 브라트부르스트 bratwurst는 작고 가늘어 1인분이 최소 세 개는 되는데, 여태까지 먹어 보았던 다른 독일 소시지들에 비해 부드러워 오래 삶아 익힌 전통 양배추 요리 사우어크라우트와 더욱 잘 어울린다. 최고의 맥주 안주임은 두 말할 것도 없다. 하루 세끼를 소시지와 맥주로 해결하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


 

dsag

 

매년 2백만 명의 사람들이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을 보러 온다. 히틀러의 전당 대회가 열렸던 곳으로 역사책에서 낯을 익힌 지역이지만 어두운 과거의 면모는 온데간데 없고, 모든 것이 밝고 즐겁고 행복하다. 이렇게 반짝이기만 해야 할 시기가 온당하게 매년 돌아온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asdg

뉘른베르크 마켓들은 ‘나무와 천의 작은 마을’ 이라는 도시의 별칭에 걸맞게 빨간 천과 흰 천으로 장식한 나무 샬레를 사용한다.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자두로 만든 작은 인형이다. 오래 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에 만들어 팔던 전통으로 뉘른베르크를 벗어나면 볼 수 없는 것이라 인기가 많은 기념품이다. 각기 다른 자두 인형의 디자인을 비교하며 불쏘시개를 들쑤시며 소시지를 굽는 투박한 손들이 만들어 낸 것이라 상상할 수 없어 감탄했다. 자두 사람들 못지않게 어여쁜 것은 마켓 샬레들이다. 시 크리스마스 마켓 의회에서는 1981년부터 해마다 가장 예쁜 마켓 샬레 1, 2, 3등을 가려 자두 인형 모양의 트로피를 수여해 왔다. 그리 큰 상도 아닌데 명예가 걸려 있어서 그런지 경쟁이 꽤나 치열하다.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 의회는 자두 인형 품평만 하는 것이 아니다. 현대적인 재료로 만든 가공품은 절대 판매할 수 없도록 매일 마켓에 나와 상품들의 진정성과 전통을 살핀다. 그래서 뉘른베르크 마켓에서는 플라스틱 크리스마스 트리도, 브랜드 이름을 달고 있는 산타 클로스 인형도 찾아볼 수 없다. 직접 만든 것, 손때 묻은 빛 바랜 장식품과 작년 겨울부터 준비해 온 공연으로 가득하여 어느 구석도 쉽게 지나칠 수 없다. 기분은 한껏 들떴는데 걸음은 천천히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혹시라도 못 본 무언가 있을까 싶어 한 바퀴 더 돌자, 한 바퀴만 더, 몇 번을 중얼거렸는지 모르겠다.

 

 

INFO

프랑크푸르트 크리스마스 마켓 정보
www.frankfurt-tourismus.de/en/Discover-Experience/Events/Festivals-in-Frankfurt/Frankfurt-Christmas-Market
뮌헨 크리스마스 마켓 정보 www.muenchen.de/rathaus/home_en/Tourist-Office/Events/Christmas.html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 정보 www.christkindlesmarkt.de

 

 

sadg
<더 많은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 이야기는 맹지나 작가의 <크리스마스 인 유럽>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TIP


독일 크리스마스 여행을 통해 기온이 갑자기 떨어져 몸이 으슬으슬 추우면 글루바인 한 잔을 끓여 마시는 민간요법을 배워 와 여러 차례 써 보았는데 효과가 무척 좋았다. 그리 좋은 와인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손 쉽고 값싸게, 또 달콤하고 향기롭게 금방 만들어 마실 수 있으니 올 겨울 홈메이드 글루바인을 마시고 따뜻한 기운을 온 몸에 채워 넣어보자.

 

◀이전 편 보기

▶다음 편 보기

 

당신 여행스타일에 맞는 천만 가지 여행상상 KALMASTER travel.koreanair.com

0byte / 800byte

※ 게시판 성격과 맞지 않는 글은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댓글 13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