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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 아프리카가 준 선물 - 그림으로 기록하는 여행, 아트로드 2편

중동/아프리카 · 마다가스카르 · 안타나나리보

휴양/레포츠

여행전문가 칼럼

2016.11.24 조회수5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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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김물길

 


여행 4개월만에 도착한 검은 대륙 아프리카.
그 곳에서 내가 마주했던 모습들이 아직도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다.

 

 

Madagascar
‘마다가스카르, 아프리카가 준 선물’

 

ASDG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밥 나무>

 


“지금까지 네가 여행한 나라 중에서 다시 갈 수 있다면 어디로 가고 싶어?”
“마다가스카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섬나라이자 마다가스카르에 살고 있는 동식물의 70%가 오직 마다가스카르에서만 서식한다는, 그리고 어린 왕자의 이야기에서 모든 걸 다 삼켜버리는 무서운 나무로 표현 된 신비의 바오밥 나무가 있는 곳이다.

다시 찾고 싶은 나라로 만들고,
내 마음을 붙잡아 두었던 그 매력이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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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market’
Antananarivo, Madagascar

 

아프리카 남부여행을 마치고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했다. 마다가스카르는 공식어인 프랑스어와 말라가시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나는 프랑스어도 못할뿐더러 말라가시어는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언어였다. 다행히 카우치서핑을 통해 나를 호스트해준 딤비(dimby) 가족이 나에게 기본적인 말라가시어를 알려주었다. 들리는 대로 수첩에 한글로 적어가며 열심히 공부했다.
‘마나오나 툰푸쿠’
‘살라마?’
‘짜라 화 미사우차’
하지만 하루 이틀 공부한다고 될 일이 아니었기에 말이 안 통하면 그림을 그려서라도 대화하겠다는 마음으로 의욕 있게 혼자 시내로 나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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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장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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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가게와 정육점>

 

오늘은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 시내에서 일요시장이 열리는 날이다. 시내 중심 큰 길가를 따라 음식, 의류, 철물점, 미용용품 등 거리 상점과 길거리 상인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거리에서 판매되는 신발과 의류는 새 제품보다는 중고제품이 대부분이었다.
그 사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신발가게에 신발을 진열한 모습이었다.
판매하는 신발 한쪽씩을 끈에 묶어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것!

 

sadg <대롱대롱 신발가게>

 

한국 거리에서 신발을 팔 때는 가판대에 올려놓고 파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왜 이 아이디어를 생각하지 못했지? 멀리서도 눈에 잘 띄고 독특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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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열매, Antananarivo, madagascar>


사지도 않을 신발을 구경하고 만지작거리며, 그 신발 열매들을 감상했다. 괜히 하나를 골라 신어보기도 하고 사지도 않을 거면서 가격을 물어보기도 했다.
“오-찐 이-띠 (이거 얼마예요)”
“아-또후-비 무-라 (싸게 해주세요)”
그러다 너무 오래 신어 신발바닥이 뚫려가는 슬리퍼의 존재를 깨닫고, 새 슬리퍼 하나를 구입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163km 기차여행’
Manakara, Madagas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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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7시.
마다가스카르 남쪽에 위치한 도시 ‘피아나란추아(Finarantsoa)’에서 동쪽 해안도시 ‘마나카라(Manakara)’로 이동하기 위해 기차역으로 향했다.

'무라무라 (말라가시어로 '천천히 천천히')’
마다가스카를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듣고 많이 쓰게 된 말이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8시 출발 예정이었던 기차는 9시가 넘어서 출발했다.
항상 정시에 출발하지 않으면 초조하고 불안해하는 대도시의 삶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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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나란추아에서 마나카라까지는 163km이다. 이동 거리 자체는 절대 멀지 않은 거리인데, 눈 앞에 있는 기차의 상태를 보니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 기차가 과연 끝까지 잘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게 만드는 굉장히 낡고 오래 된 기차였기 때문이다.
덜컹덜컹 늙은 기차는 뛰어가도 따라잡을 수 있을 속도로 달렸다.
더군다나 기차는 달리는 중간 중간 잦은 고장 때문에 자주 정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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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정차할 때마다 산골 깊이 사는 현지인들이 집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바구니에 담아와서 창문 너머로 장사를 했다.
삼각형 모양의 튀김만두 ‘사모사’, 해물 튀김 그리고 과일 등 다양한 군것질거리들이 무료한 기차여행에 작은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다.
아직 일하기엔 너무 어려 보이는 아이들에서부터 임신한 여자, 몸이 좀 불편한 사람 그리고 아기를 업은 아낙네까지. 그들은 이것을 생계 수단으로 삼아 살아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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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수리를 위해 장시간 정차하고 있을 때 나는 기차에서 잠시 내렸다.
그리고 아기를 등에 업은 어머니가 뒤꿈치를 한껏 세우고 바구니를 번쩍 들어 기차 창문 너머로 사모사를 파는 모습과 마주했다. 그전까지 나는 기차 안에서 그들이 가져 온 먹음직스러운 음식만 보았다. 그런데 기차 밖으로 나오니 그들의 힘든 삶을 지탱해주는 저 힘겨운 '뒤꿈치'를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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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꿈치, Madagascar>


서울에서 고소도로로 달리면 두 시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 마다가스카르의 택시브루스를 타면 적어도 6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 ‘163km’ 늙은 기차는 출발한 지 11시간 뒤, 밤 8시가 되어서야 마나카라 도시에 도착했다.

 


‘해변 위 축구’
Toliara, Madagascar


마다가스카르 남서쪽에 위치한 톨리아라 해변을 거닐고 있을 때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 해변에서 공을 차는 동네 청년들을 보았다.
신고 있으면 오히려 불편하기만 한 허름한 고무 슬리퍼는 구석에 다 벗어두고, 맨발로 모래를 튀기며 열심히 공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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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청년들>


나는 그들의 모습이 잘 보이는 명당에 자리를 잡고 앉아 종이 펴고 스케치를 했다. 파스텔 톤으로 바다가 펼쳐진 배경에서 햇빛을 받아 더 반짝이는 그들의 진한 피부!

관중들의 환호소리 대신 파도소리를 배경 삼아 뜨겁게 달궈진 모래보다 더 뜨거운 다리로 바닷바람보다 더 강한 열정으로 파도보다 더 시원하게 터지는 그들의 찐한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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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숨쉬는 그들의 뜨거운 에너지가 눈 앞에서 펼쳐졌고,
곧 나의 스케치북에 그 순간의 추억이 기록되었다.



‘여행이 부리는 마술’
Toliara, Madagascar


툴리아라 동네에 어느 골목을 스쳐 지나갈 때였다. 그 좁은 골목에서 띵띵 줄을 튕기는 소리가 조그맣게 흘러나왔다. 뒷걸음으로 돌아가 고개를 돌려보니 그 곳에는 어린 악사가 집 앞에 걸터앉아 기타를 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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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연주를 하고 있는 소년>


혹여 소년의 연주에 방해가 될까 그의 눈에 띄지 않는 벽 뒤에서 조용히 연주를 감상했다. 그리고 소년이 기타를 내려놓고 잠시 쉴 때 그에게 다가갔다. 사실 연주도 너무 좋았지만 멀찍이 에서도 눈에 들어오던 그의 기타를 가까이서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부족한 말라가시어와 손짓 눈짓으로 말을 걸었다. 소년을 가리킨 후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세우고, 기타를 가리킨 후 다시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리고 검지로 내 눈을 가리키고 다시 기타를 가리켰다.
 
‘너의 연주 정말 최고야. 기타도 멋져. 내가 기타 한번 봐도 될까?’ 라는 뜻이었다.


소년은 나의 손짓의 의미를 단번에 알아들었고 흔쾌히 내 손에 기타를 건네주었다. 비록 오래되고 낡은 기타였지만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에 별 조각이 돋보이는 멋진 기타였다. 나는 기타를 전혀 칠 줄 모르지만 줄을 튕겨 보기도 하고 겉멋든 기타리스트 흉내를 내보기도 했다.
나는 다시 기타를 소년에게 돌려주었다. 소년은 으쓱해하며 기타를 잡고 다시 연주를 시작했다. 소년의 야무진 손끝에서 나오는 멜로디는 정말이지 순수하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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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돈을 내고 웅장하고 멋진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는 것도 의미 있지만 가끔은 이렇게 작은 한 평짜리 공연에 더 큰 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여행은 그런 것이다.

소소한 것들이 더 특별해지는 것.
그것이 여행이 부리는 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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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2017.04.01 댓글

    장소도 특별하고 그림도 예뻐서 보기가 좋아요. ㅎㅎ

    • 2016.12.11 댓글

      그림과 사진 둘다 너무 멋있네요^^

      • 2016.12.10 댓글

        어린 왕자에서나 보았던 바오밥나무.. 오 너무도 신기한 바오밥나무가 마다가스카르 섬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행 정보 뿐 아니라 뭔가를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이 섬을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2016.11.26 댓글

          무라무라 마다가스카르 여행~ 본 것을 그림으로 구현해내시니 그 능력이 정말 부럽습니다~

          • 2016.11.25 댓글

            마다가스카르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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