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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밖 유럽 공연 여행-1편, Intro

유럽 · 오스트리아 · 비엔나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6.10.31 조회수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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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저자 윤하정

 

 

 

'공연관람'은 취미였습니다. 본업은 '말하고 글 쓰는' 일이죠. 그런데 취미 때문에 본업을 팽개치고 퍼포먼스의 본고장이라는 유럽에 '자주', 그러다 '길게' 다녀왔습니다. 아시죠? 유럽을 알면 공연이 더 재밌고, 공연을 알면 유럽여행이 더 재밌습니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는 건 참 매력적이죠.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것을 경험한다는 뭔가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그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굳이 따지자면 '여행체질'은 아닙니다.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죠. 이동수단에 오래 머무는 것도, 잠자리가 바뀌는 것도, 그리고 낯선 곳에 가기 위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들을 챙기는 것도 불편해 하는 편이고요. 이런 제가 해마다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다시 기차와 버스를 타고 물어물어 유럽의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주위에서는 신기해했습니다.
급기야 사직서를 내고 장기 유럽여행에 나섰을 때는 저마저도 어디에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글쎄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에 나오는 얘기처럼 저도 어디에선가 아득한 북소리를 듣고 긴 여행을 떠나야만 할 것 같았을까요? 연재를 시작하며 저의 지난 여행을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10년도 더 된 일입니다. 당시 저는 한 공연기획사 웹진에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었는데, 주로 뮤지션들의 콘서트를 기획하던 곳이라 해외에서 열리는 인기 페스티벌 소식을 전하는 현지 통신원들도 있었습니다. 그 웹진에서 '브레겐츠(Bregenz)'라는 단어를 처음 봤습니다. 지금이야 해외 축제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겐 익숙한 이름이겠지만, 10여 년 전이라 함은.. 그러니까 국내 록페스티벌의 효시라 할 수 있는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이 시작되기
전, 국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는 '브레겐츠'라는 이름이 잘 검색되지도 않던 시절입니다. 어쨋든 그 웹진에서 발견한 브레겐츠는 오스트리아 서쪽 끝자락에 자리한 작은 도시인데, 그 곳에서 해마다 여름이면 세계적인 오페라 축제가 열린다는 겁니다. 도시 인구가 3만 명인데 하루 관람객이 7천 명이라더군요. 그 기사에는 브레겐츠를 찾아가는 지도가 함께 실려 있었는데, 제게는 동화책에 나오는 보물지도 만큼이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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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돈이 꽤 들어가는 저의 취미였습니다. 취미를 과하게 즐기다 보니 어느덧 일이 되었죠. 본업은 '말하고 글 쓰는'입니다. 스무 살 이후 줄곧 아나운서, 방송기자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보니 자연스레 배우와 뮤지션들을 인터뷰하고, 여러 매체를 통해 공연을 소개하게 됐습니다. 취미가 일이 되면 싫어진다는데 저는 좋아하는 공연을 넓고 깊게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브레겐츠 페스티벌'처럼 더 많은 무대를 알게 되고, 그 작품들이 다시 가지에 가지를 치는 덕에 경추와 척추에 무리가 갈 정도로 공연장을 찾아다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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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공연을 소개하는 기사를 쓸 때마다 <호두까기 인형>을 비롯해 수많은 발레가 초연됐다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이, 베르디의 <나부코>와 푸치니의 <나비부인> 등 유명 오페라들이 첫 무대를 마련했다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이,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엘리자벳> 등 인기 뮤지컬의 그 오리지널 버전이라는 것이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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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인가요, 해마다 벌 떼처럼 사람들이 모여드는 클래식에서 록, 재즈 페스티벌에 이르기까지 보고 싶은 축제도 쌓여 갔죠. 휴가 때면 공연과 축제를 찾아 유럽으로 날아갔지만 애달픔은 더해갔습니다.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라고 하죠.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이 연극은 물론 오페라, 발레, 영화, 뮤지컬로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것이 좋은 사례입니다. 그런가하면 셰익스피어는 영국 출신 극작가이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은 이탈리아 베로나이죠. 연극은 영국에서 초연됐으나, 오페라와 뮤지컬은 프랑스에서 먼저 제작해 무대에 올렸고, 발레음악은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만들었고요. 그러다보니 각가의 제품에는 그 나라의 색과 내음이 묻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공항마다 냄새가 다르고 도시마다 강의 색깔이 다른 것처럼요. 공연을 볼수록 가고 싶은 곳도 더 많아진 셈입니다.


결국 저는 가방을 들춰 메고 공연을 보며 유럽여행을 해보겠다는 저조차도 실현 가능할 것이라 믿지 않았던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제 마음을 움직였던 공연 속 수많은 퍼즐들을 맞추느라 공연장으로, 미술관으로, 때로는 도시 전체를 누비느라 꽤 바빴죠.

물론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쉬운 루트를 포기하고 이렇게 찾아갔는데 폭우로 축제가 취소된 곳도 있었고, 공항에서 노숙까지 하며 비행기를 갈아타고 갔는데 끝내 티켓을 구하지 못해 입구에서 돌아서야 했던 공연도 있었습니다. 공연만 보고 다녔냐고요? 물론 아닙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형편은 어려웠을지라도 무척이나 아름다운 주변 환경 속에 머물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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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그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과 예술적인 영감을 주었을테고, 그런 곳에서 축제도 열립니다. 실제로 예술가의 흔적을 찾아 작품의 배경이 된 곳을 찾아, 페스티벌을 찾아간 곳에는 빼어난 절경을 품고 있는 곳들이 많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척이나 좋아하는 유럽산 맥주도 곳곳에서 맛보았죠(혼자 떠난 여행이라 맘껏 마시지는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관람한 무대에서는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입니다. 덕분에 훨씬 재밌게 작품을 감상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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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연을 보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해외여행을 갈 때도 현지 공연을 꼭 챙겨 보시죠. 축제를 즐기러 여행을 떠나는 분도 많고요. 물론 제가 보고 싶은 공연과 그래서 떠나야 할 곳도 여전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이 공간을 통해 재미있는 공연과 축제. 그 무대 안에 숨은 여행지와
색다른 문화를 함께 얘기 나눌까 합니다. 우리 담소 좀 나눠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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