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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스토리

뒤죽박죽, 이상한 이스라엘 - 1편

중동/아프리카 · 이스라엘 · 텔아비브

문화/명소

여행전문가 칼럼

2016.03.16 조회수5504


 

israel 

 

 주한이스라엘대사관 공보담당 이재은

 

 

"지도만 보면 뭐해? 남이 만들어 놓은 지도에 네가 가고 싶은 곳이 있을 것 같니?"
"그럼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 나와 있는데?"
"넌 너만의 지도를 만들어야지."


-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에서

 

 

스무살이 되기 몇 달 전, 예루살렘의 히브리 대학교 입학 원서를 손에 들고 무작정 떠났던 이스라엘. 미친 모자장수의 티파티처럼 떠들썩하고 수많은 질문들로 뒤죽박죽한 그곳의 사고는 유연하고 사람들은 유쾌하다. 중동과 유럽의 문화를 모두 품고있는 이스라엘은 뜨거운 사막에 시원한 지중해의 바람이 불고, 북쪽에선 스키를 남쪽에선 스킨스쿠버를 즐기며 모래언덕이 초원으로 바뀌는 이상한 나라. 시간도 꼬여버린듯 수천년의 과거가 현재 속에 흐르는 그곳에 내 인생의 1/3도 배어있다.

 

어느새 내가 태어난 한국보다 더 익숙해진 이스라엘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당신만의 지도를 만들어 보기를.
눈이 펑펑 내리는 한겨울의 예루살렘, 옷 몸을 노랗게 채워주는 사막의 태양, 입안가득 싱그러운 올리브잎차, 우주에 둥둥 떠 있는 것 같은 까만 밤의 사해 - 당신이 꿈꾸는 무엇이든 그곳에서는 가능할 테니까.

 

 

텔아비브

 

이스라엘 


텔아비브는 이스라엘 산업, 경제의 중심지이다. 하지만 경직된 비지니스맨과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을 상상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서쪽에서 출렁이는 지중해 해변에는 구릿빛 피부를 자랑하는 젊은이들이 태양아래 널부러져 태닝을 하거나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위에서 서핑을 즐기고, 골목마다 들어선 알록달록한 카페들은 하루종일 한산할 틈이 없다.

 

이스라엘 

 

햇살이 하얀 건물들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게 빛나는 텔아비브의 아침, 눈을 뜨자 마자 커텐을 활짝 열었다.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과 도시 특유의 활기찬 소음이 서울에서 텔아비브까지 날아오느라 지쳤던 온 몸의 피곤을 한번에 날려주었다.

중동의 화려함과 유럽의 모던함, 그리고 젊음의 활기찬 에너지가 어우러진 이 도시에서 나는 오늘 어디로 향해야 할까?

“그래, 우선 커피 한잔 마시면서 생각해보자”

 


카페에 숨겨진 비밀

 

거리에 늘어놓은 카페 테이블에 기대 앉아 아침의 햇살을 맞고 있자니 마치 노곤하게 데워진 조약돌 위에 늘어져있는 도마뱀처럼 나른해진다.
카페 하푸흐 베바카샤

 (카푸치노 주세요)”

 

이스라엘
- 출처: Dana Friedlander. 이스라엘 관광청

 

히브리어로 카푸치노는 '카페 하푸흐', 뒤집혀진 커피라는 뜻처럼 텔아비브도 마치 뒤집혀진 도시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와 전혀다른 여유로움, 보통 이시간대의 나는 광화문에서 갑갑한 옷차림으로 네모난 사무실을 향해 바쁘게 걷고 있었겠지.

 

이스라엘 

 

“저기, 어디서 왔어요?”
옅은 갈색의 턱수염과 곱슬머리가 부스스한 초록눈의 남자가 옆자리에서 말을 건냈다. 반팔,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아침 일찍부터 노트북을 켜고 카페에 앉아있는 젊은 남자애라니! 청년 실업은 정말 국제적인 문제구나.
이런저런 대화 끝에 그가 자기 노트북 스크린을 내쪽으로 돌려 보여주며 말했다.
“저기, 나중에 우리가 한국 시장으로 진출하게 되면 도와줄 수 있나요? 보안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미국시장에는 지난달에 진출했어요. 아시아 마켓을 상대로 회사를 키워봤으면 좋겠는데 우리 팀엔 아직 아시아를 잘 아는 사람이 없거든요.”

텔아비브의 카페에선 조금은 게을러 보이는 옷차림으로 당신 옆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끼고 있던 실업자 같아보이는 청년이 조만간 당신 핸드폰에 깔리게 될 어플을 개발하고 있었다고 해도 놀라지 말자. 격식을 중요하게 생각치 않는 대부분의 이스라엘리들에게 틀에 박힌 사무실과 딱딱한 옷차림은 그저 농담거리일 뿐이니까.
 

이스라엘

 

 

바다 한모금, 텔아비브 항구 '나말 텔아비브'

 

“샬롬”하고 다가온 웨이트리스가 내 앞에는 영어메뉴를, 이스라엘인 친구 앞에는 히브리어 메뉴를 놓아주고 간다. 우리 둘이 슬쩍 눈웃음을 교환하고는 메뉴를 맞바꿨다.

 

이스라엘 


 

“하하하, 당연히 네가 히브리어를 하고 나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나봐.”
미국에서 이스라엘로 이민온 지 수년 차, 명색이 이스라엘인이지만 그녀는 아직 히브리어를 잘 하지 못한다.
알록달록한 샐러드를 우물거리며 그녀가 말했다.
“히브리어를 배우고 있긴 한데 쉽지 않아. 하지만 이스라엘에선 모두가 영어를 잘  하니까 불편하진 않아. 직장에서도 영어로 다 통하는걸.”
 

이스라엘
 

옥색 바다에 출렁이는 파도가 데크에 부딪혀 시원한 맥주 거품처럼 부서지고 바닷바람이 머리카락을 살랑인다. 구름 한점 없는 텔아비브의 하늘은 맑고 햇살은 눈부시다. 바다를 바라보며 삼키는 연어는 왜 이렇게 맛있는 걸까. 이스라엘 북쪽에서 왔다는 빠알간 와인은 또 왜 이렇게 잘 넘어가지.
 

이스ㅏ엘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카르멜 시장 '슈크 하카르멜'

 

시끌시끌한 카르멜 시장에는 없는게 없다. 싱그러운 과일부터 싸구려 악세사리까지. 알록달록한 과일가게 앞에서 상인들이 연신 소리를 질러댄다.
“수박이 1kg에 1셰켈!”
“망고가 달아요, 달아!”

포도한송이와 맥주 몇병 그리고 50셰켈 주고 산 초록색 비키니가 담긴 비닐봉지를 손에 들고 시장을 빠져나왔다.

벌써 저만치에서 햇살에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가 보인다. 
 

이스라엘
- 출처: Dana Friedlander. 이스라엘 관광청


지중해를 끼고 사는 사람들

    

“저 꼬마 좀 봐, 저렇게 어린데 벌써 서핑보드를 들고 다니네.”
일년이면 10개월 이상 따뜻한 날씨가 유지되는 텔아비브에서 해변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삶의 일부다. 게다가 잔잔한 지중해의 파도는 초보자와 중급자에게 알맞은 높이, 자연스레 텔아비비들은 어릴 때부터 파도에 올라타 바람을 만끽한다.

 

이스라엘
- 출처: Dana Friedlander. 이스라엘 관광청

 

해변에 앉아 맥주 한잔을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해가 저물었다.

“저녁은 야포로 가서 먹을까?”

 

 

그때의 시간이 우리에게도 지나갈까. '올드 야포'

 

 

“이렇게 오래된 건물 틈에도 펍이 있네!”
골목 골목 수백년된 건물들 틈에서 음악소리가 들린다. 올드시티라고 해도 역사의 뒤안켠에 물러나 쾌쾌한 먼지가 쌓여있는 그런 곳이 아니다. 야포는 언제나 그래왔듯 지난 수천년의 역사를 품고 아직도 생기 넘친다. 저녁이면 밝혀지는 야포의 풍경에 텔아비브의 젊은이들은 선명한 색을 입힌다.
 

이스라엘
 

“다음에는 야포의 시계탑 아래에서 약속을 잡아야겠어. 혹시 알아. 그 옛날 그 시간이 나에게도 흘러갈지.”


이스라엘리들은 텔아비브가 마치 ‘비눗방울’ 같다고 말한다. 아무리 정치적으로 시끄러운 시기라고 하더라도 텔아비브는 그 영향을 받지 않고 언제나 특유의 여유로움과 유쾌함을 계속 유지하기 때문이다. 햇살아래 알록달록 떠다니는 얇은 비눗방울처럼 텔아비브의 공기는 언제나 미묘하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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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2017.05.14 댓글

    사진들이 다 좋아요..

    • 2017.04.04 댓글

      이스라엘은 언젠가 꼭 여행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곳이에요. 특히 텔아비브는 정말 그림처럼 예쁘네요.

      • 2016.03.19 댓글

        아우~이스라엘이라 왠지 낯설고 멀게만 느껴지는 나란데 님의글을보고 한층 가깝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네요 담편도 기대할게요

        • 2016.03.18 댓글

          이스라엘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지 몰랐네요 ^_^ 봄 향기가 나는거 같아요

          • 2016.03.18 열기 1 댓글

            정말 가고싶은...이스라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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