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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상하이, 내 마음에 들어와 추억이 되다. - 4편

아시아 · 중국 · 상하이

음식

여행전문가 칼럼

2016.02.23 조회수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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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서 큐레이터로 살아가기> 저자  최란아

 

바로 이 맛이야, 상하이의 먹거리

 

 

드디어 부모님이 상하이를 찾으셨다. 서울에서 한시간 반 밖에 걸리지 않는데, 그래도 부모님은 작정을 해야지만 오시는 게 가능했다. 오시기 전부터 아버지가 당부를 하셨던 게 있다. 따루미엔을 꼭 드셔야겠다고. 이름대로 해석을 해보자면 큰 고기가 얹어진 국수 정도일 것이다. 부산의 차이나 타운 옆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아버지는 어린 시절 중국인 친구도 많았고, 그래서 중국 음식도 많이 드셨다. 늘 맛있는 음식 찾아다니며 먹기를 즐기는 미식가셨던 지라, 딸이 사는 상하이에 와서는 꼭 그 추억의 음식인 따루미엔을 드셔야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미션은 따루미엔을 잘하는 집을 찾는 것이었다. 미식가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나는 그러나 반대로 음식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먹는, 생존형 수준의 사람이다. 그러니 음식을 찾아 음식점을 뒤지는 게 그렇게 달가운 일은 아니었다.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는가. 가뜩이나 중국인들 자체도 음식점에 들어가면 음식 주문하는데 한참이 걸리는데. 나는 무작정 집 근처의 음식점들에 들러서 따루미엔이 있냐, 물었다. 따루미엔은 모든 음식점에서 하는 것도 아니었고, 가끔 어떤 허름한 음식점에서 한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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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틈이 날 때마다 따루미엔을 찾아 음식점에 갔다. 그러나 아버지의 반응은 한결같이 그 맛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물맛이 틀렸고, 고기를 썰어놓은 방식이 틀렸고, 면이 그 면이 아니고… 어쨌든 아버지가 생각하던 그 따루미엔은 결국 찾지 못했다. 중국은 나라도 크지만 그렇게 나라가 큰 만큼 음식의 종류도 다양하다. 결국은 50년도 더 지난 옛날의 음식과 똑같은 음식을 어떻게 찾느냐고 아버지의 추억의 입맛을 비평하는 것으로 무마하려 했지만, 사실 그때 아버지가 드셨던 그 음식이 어떤 지방에서 온 주방장이 만든 따루미엔인지 알 필요도 있다. 어쨌든 아버지는 상하이 계시는 동안, 추억의 맛과 같은 따루미엔을 드시지 못한 걸 제외하자면 음식을 많이 즐기다가 가셨다. 음식재료를 구체적으로 이용하는 중국인들의 음식 문화에 감탄을 하시면서. 

 

우리는 흔히 중국음식은 기름지다, 달다 등으로 중국음식을 뭉뚱그려 말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게 사실은 불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나는 상하이에 처음 이사를 갔을 때 쓰촨음식과 후난음식을 즐겨 먹었다. 둘 다 매운 고추와 후추를 사용하는 음식들이다. 한국인의 매운 입맛을 화끈하게 때려눕혀 주는, 화통하면서 화끈한 그런 맛이라고나 할까. 반면에 상하이 음식점에선 늘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입맛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므로 내가 일반적인 평을 할 수는 없지만, 상하이의 음식은 뭔가 심심한 것 같고, 굉장히 달고, 그리고 모든 음식에 소스를 사용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마도 매운맛이 빠져 있기에 그런 아쉬움을 느낀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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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요리란 상하이를 중심으로 하는 장쑤성 일대의 요리를 일컫는다. 이곳은 예로부터 어패류와 농산물이 풍부했는데, 돼지기름을 사용하는 닝보의 음식과 짠맛의 양조우 음식, 간장과 황주와 흑초를 사용하는 쑤조우의 요리들이 현재의 상하이 요리에 가장 영향을 끼친 것들로, 달고 농후한 맛이 특징이다. 생선을 먹을 때 특히 나는 상하이 음식에 대한 편견이 생겼는데, 한국식으로 담백하게 소금간을 해서 구워낸 생선요리는 찾을 수 없고, 늘 들척지근한 소스나 간장소스 같은 것으로 요리되어 나와서였다. 대부분이 민물고기여서 비린내도 심하고 가시도 많은데… 물론, 잘 알지 못하고 아무거나 시키다가 겪은 경험들이니 상하이의 음식이 모두 그렇다고 비평할 수는 없다.

 

상하이 거주 초기에, 회사 사람들과 저녁을 먹으러 간 적이 있다. 특별히 고객이 상하이를 찾았던 터라 그들을 대접한다고, 우리 회사 임원은, 가장 상하이다운 음식들을 시켰다. 상하이 레스토랑 ‘샤오난궈(小南国)’에서였다. 그중의 하나가 ‘취한 새우(醉虾)’였는데, 살아있는 민물 새우를 술에 담궈 내는 것이었다. 상하이 동료들은 신이 나서 젓가락질을 하는데, 소심한 생존형 인간인 나는 처음엔 손을 대지도 않으려다가 그래도 예의상 새우를 하나 집어 들었다. 그런데 여러 개의 다리를 축 늘어뜨리고 있는 살아있다는 새우의 모습이 어쩐지 바퀴벌레를 연상시켜, 먹지를 못하고 나의 개인접시에 놓았다. 가져오긴 했으나 도저히 입에 넣을 수가 없었다… 물컹물컹할 그 살이 연상되어서… 그런데 잠시 후, 술에 취해 있던 새우가 내 개인접시 위에서 깨어났다. 펄떡! 새우는 튀어올랐고, 그에 내가 비명을 질렀음은 당연했고, 나의 새우는 사건을 조용히 무마시키려는 옆자리의 상하이 동료에 의해 조용히 먹혔다. 고객들과 회사 상사 앞에서 예의를 차려보겠다던 계획이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만 불러 일으킨 저녁이었다. 앞으론 자신이 없는 메뉴는 섣불리 젓가락으로 집어오지 말자는 게 그때부터의 나의 신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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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사람들이 사랑하는 계절형 음식이 있다면 따자시에(上海大閘蟹)다. 상하이를 대표하는 요리 중의 하나로, ‘털게’라는 뜻의 따자시에는 게가 산란기를 맞는 10월에서 11월 사이에 가장 맛있다고 한다. 이 시기에는 모든 레스토랑들이 앞다투어 따자시에를 다루고, 사람들도 그 게를 먹으러 레스토랑에 간다. 상하이 게요리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양념없이 그대로 쪄서 먹는 ‘친쩡시에’(蒸青蟹)와, 파, 생강 등과 함께 볶아 만드는 ‘충자오시에’(蔥炒闸蟹)다. 상하이 따자시에는 쿤산의 양청후에서 많이 잡히고, 이밖에 타이후, 짜싱의 난후(南湖)나 딩샨후(淀山湖) 등지에서도 포획된다. 그런데 솔직히, 상하이의 따자시에는 살을 고르는 수고로움에 비해 먹을 게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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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의 대표 만두 요리로는 샤오롱바오(小笼包)가 있다. 중국 본토, 대만, 홍콩 등 중국권 전역과 전 세계의 중국요리 레스토랑에서 먹을 수 있는 중국식 만두요리이다. 만두소는 다진 고기와 함께 육수가 들어가는데, 육수를 피안에 넣는 방법은 육수를 식혀서 젤라틴질로 굳힌 다음 피로 싸는 것이다. 만두를 찔 때 그것은 녹아 맛있는 육수가 된다. 육수가 들어있다는 게 샤오롱바오의 큰 특징인데, 제대로 먹는 방법은, 숟가락에 올려 입으로 만두피를 터뜨려서 육수를 빨아먹은 후 나머지를 먹는다는 것이다. 샤오롱바오는 사실 내 입맛에도 잘 맞는 상하이 먹거리 중의 하나이다. 유유엔에 가면 거대한 샤오롱바오를 빨대로 끼워 먹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사실 국제적인 도시답게, 상하이에선 중국 전역의 음식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와이탄에서는 프렌치 레스토랑인 ‘쟝 죠지 레스토랑(Jean George, 와이탄 3호)’이 있고, 그 윗층엔 역시 쟝죠지가 연 피자 라운지 ‘메르카토(Mercato)’가 있다. 바로 옆 건물엔 호주 여성에 의해 문을 연 ‘엠 온더번드(M on the Bund)’가 정통 유럽식 요리로 많은 사람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고, 와이탄 6호에 있는 일본 음식점 ‘썬 위드 아쿠아(Sun with Aqua)’는 적당한 가격에 점심을 즐길 때 좋다. 깨끗하고 예쁜 인테리어와 넓은 실내가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스와치 아트 피스호텔(The Swatch Art Peace Hotel) 5층에는 모던 아시아와 서양음식을 소개하는 퓨전 레스토랑 ‘슈크(Shook)’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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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엔 모로코 레스토랑과 스페인 레스토랑도 있고, 인디안 키친(Indian Kitchen, 480 Minsheng road, Pudong), 탄도어 레스토랑(Tandoor restaurant, 天都里印度餐厅, 마오밍난루 59),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캐빈즈 키친(Kaveen’s Kitchen, 화산루 231)’ 등의 인디안 레스토랑이 있다. 특이하게도 네팔 음식점인 네팔리 키친(Nepali Kitchen, 쥘루루 819농)도 오랜 기간 상하이에 자리잡고 사랑을 받고 있다. 태국 음식점으로는 ‘심플리 타이(Simply Thai)’가 당연 인기.

 

쥘루루 803호에 위치한 일본 레스토랑 ‘신토리(Shintori)’는 거대하면서 높은 천장의 창고형 레스토랑인데, 문을 연 때로부터 지금까지 트랜디한 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그 안에 앉아 있으면 그 특이한 인테리어에 뭔가 미래의 장소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특이한 것은, 남자 화장실의 변기가 유리벽이라는 것. 볼일을 보는데 밖에서 누가 볼 것 같은 느낌이 든단다. 궁금해서 언젠가 들어가 보고 싶다.

 

특이한 화장실 인테리어와 홀 인테리어로 사랑받고 있는 곳으로 ‘로스트 헤븐(Lost Heaven)’을 들 수 있는데, 이곳은 윈난 음식을 다루는 레스토랑이다. 어둑한 실내에 모던한 동양적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이 레스토랑의 음식은 짭짤하고 매운 것이 한국인의 입맛에도 맞는다. 가오요루 38호에 1호점이 있었는데, 와이탄 근처에 2호점을 냈다. 특히 2호점의 화장실에선, 볼일을 보고 손을 씻다가 깜짝 놀라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얼굴을 보려고 고개를 들면 내 모습이 없거나, 남자의 얼굴이 보이기 때문이다. 남자에게는 물론 여자의 얼굴이 보인다. 조명도 어둑해서 처음엔 알아차리지 못하다가, 나중에 남자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있는 남자의 얼굴이라는 걸 깨닫고 화들짝 놀란 적이 있다. 우습게도, 세면대의 거울면이 뚫려 있어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에서 서로를 내다볼 수 있다.  

 

이태리 음식점으로는 푸동의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The Kitchen Salvatore Kuomo)가 있고, 역시 오랜 기간 꾸준한 고객을 가지고 있는 ‘다 마르코(Da Marco, 동주안방루), 이태리 남부의 음식을 소개하는 ‘벨라 나폴리(Bella Napoli, 창러루 946) 등이 있다. 고급스런 이태리 음식을 먹으려면 신티엔디에 있는 바베인(Vabene)을 찾으면 된다. 우장루에 있는 부티크 호텔 Cachet Shanghai (이전 이름 JIA 호텔) 2층에도 점심 메뉴가 훌륭한 이태리 음식점이 있다. 

 

이밖에도 상하이에는 엄청난 수의 레스토랑들이 있고, 발전 속도가 빠르고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없어지는 레스토랑들이 있는가 하면 또 새로 생겨나는 레스토랑도 많다. 최신 정보를 얻고 싶다면 ‘That’s’나 ‘City Weekend’, ‘Time Out’, ‘Smart Shanghai’ 등의 잡지와 웹싸이트를 참고하면 된다. 새로 생겨나는 트랜디한 레스토랑들에 대한 기사와 평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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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2017.02.03 댓글

    상하이 음식들 다 한번씩 먹어보고 싶네요

    • 2017.01.26 댓글

      정말 좋았던 곳 상하이에요!

      • 2016.02.29 댓글

        만두 정말 좋아하는데. 샤오롱바우 정말 먹음직스럽게 생겼네요 ^_*

        • 2016.02.26 열기 1 댓글

          생각보다 상하이의 음식이 제게는 잘 안맞었던거 같아요. 음~~ 향신료 냄새때문에 .... 홍콩도 그랬는데... 멋진 사진과 글 잘보고 갑니다.

          • 2016.02.23 댓글

            상해에는 먹을 것들이 가득하네요~역시 대륙이라서 다르군요~상해 간지도 10년이 훨씬 넘었네~ 조만간 한번가서 맛난것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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