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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부부의 세계로 가는 자전거 여행 - 안데스 이야기 1편

미주 · 칠레 · 산티아고

휴양/레포츠

여행전문가 칼럼

2015.12.22 조회수1606


1<동갑내기 부부의 아프리카 자전거 여행> 저자 이성종, 손지현

 

바람을 뚫고 아타카마 사막 속으로

 

허벅지가 터질 듯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하지만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는 정상. 영원히 녹지 않을 것만 같은 만년설 위로 올라 정상에 서면, 온 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은 바람을 맞으며 달려 내려가야 할 기나긴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 끝에는 또 다시 끝없는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을 것임을 알기에 지금의 편안함이 그리 달갑지 않다. 그렇다. 지금 우리는 안데스 산맥을 자전거로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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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 대륙을 좌우로 나누는 거대한 산맥 안데스. 해발 고도 6천 미터가 넘는 고산들이 병풍처럼 우리를 에워 싸고 있는 이 황량한 고원을 왜 달리고 있는 걸까? 거센 바람이 하루 종일 몰아치고 밤에는 살을 에는 추위가 우리를 위협한다. 그래도 우리는 달린다. 대자연 속에서 벅차 오르는 가슴을 안고 말이다.


칠레 북부의 안데스 산맥 기슭에는 그 어떤 생물도 살 수 없는 건조한 사막 아타카마가 자리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상파울로까지 약 27시간, 그리고 다시 칠레 산티아고까지 약 4시간의 비행, 그리고 다시 버스로 24시간이나 떨어진 지구 반대편 이국 땅. 지구 상에서 가장 별 관측하기 좋은 곳이라는 이유로 ‘별은 내 가슴에’의 도민준(김수현 분)이 꼭 한 번 가보고 싶어했던 곳이자 서태지의 ‘모아이’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되기도 한 곳. 약 10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이 거대한 사막은 바로 옆에 위치한 화산들과 묘한 조화를 이루며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기에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이 사막의 가운데에는 단 하나의 마을이 있는데, 오아시스를 주변으로 생성된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라는 마을이 그 곳이다. 우리는 이 마을을 베이스캠프 삼아 물과 식량을 보충하고 본격적으로 사막 구석구석을 돌아 볼 계획을 세웠다. 사막의 한 가운데에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듯한 메마른 황토로 지은 집과 담벼락, 그리고 그 사이로 불어대는 모래바람이 이 작은 마을의 운치를 더해준다. 호텔과 환전소, 식당, 여행사들이 어지럽게 늘어서 있어 다소 산만한 분위기였지만, 들뜬 여행객들의 말투와 표정에는 활기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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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을 찾은 여행자들이 하는 것은 주로 차량이나 자전거를 빌려 가까운 달의 계곡, 죽음의 계곡을 둘러보거나 모래 위를 질주하는 샌드보딩, 천문대에서 별 관측 등을 체험한다. 조금 더 광범위하게 보자면 볼리비아 에두아르도 아바로아 국립공원과 우유니 소금 사막을 거쳐 우유니까지 여행하는 지프투어 상품이나 아르헨티나 후후이 지역을 거쳐 살타까지의 안데스 여행을 이 곳에서 준비하기도 한다. 우리는 일단 자전거와 캠핑장비가 있기 때문에 죽음의 도로와 달의 계곡을 자전거로 둘러보고 한적한 곳에서 캠핑을 즐기며 이 곳의 아름다운 밤하늘을 만끽하는 것으로 여행 일정을 정했다.


1박 2일간 먹을 식량과 물을 챙겨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마을에서 가까운 죽음의 계곡이었다.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달리다가 이정표를 따라 계곡으로 들어서니 마치 화성에 온 듯한 모습의 계곡이 우리를 반긴다. 왜 아타카마의 별명이 지구의 화성인지 단번에 이해 할 수 있는 풍경이었다. 푹푹 빠지는 모래밭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탔다 끌었다 반복하며 지금이 아니면 언제 볼 수 있는 이 진귀한 광경을 가슴 속 깊이 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바람은 거세어져 갔고, 급기야 모래폭풍이 불어 닥쳤다. 바늘처럼 날아와 찌르는 모래를 막기 위해 두꺼운 옷을 꺼내 입고 자전거를 등진 채 바람을 피해 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한참 동안이나 웅크린 채 따가운 바람을 맞으며 폭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왜 이곳이 죽음의 계곡인지 절절히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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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례 폭풍이 지나간 뒤, 죽음의 계곡에는 잠시 평화가 찾아왔다. 이 순간을 놓칠 새라 언덕을 오르니 멋진 경치가 눈에 들어 왔다. 새하얀 만년설 모자를 쓴 안데스 산맥의 풍경과 황량한 사막 속 말라붙은 계곡의 모습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또 다시 바람이 불어 닥칠까 빠르게 죽음의 계곡을 벗어나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몸을 피했다. 제법 시간이 늦어 달의 계곡까지 가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하고 그곳에 텐트를 쳤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아름다운 보랏빛 노을을 반찬삼아 라면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따뜻한 침낭 속에 몸을 뉘였다. 그러나 쉽사리 잠이 들 수는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구상에서 별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이 곳이 아니던가? 해가 지고 멋진 별 밤이 하늘 위를 수놓을 것을 기대하며 잠을 설치고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달이 밝게 떠서 은하수를 볼 수는 없었다. 이 정도도 확인하지 않고 발길 닿는 대로 온 내 잘못이다. 혹시라도 이곳으로 여행 올 계획이 있다면 달빛과 날씨를 확인하고 오는 편이 좋겠다.


다음 날 아침, 개운하게 일어나 달의 계곡으로 향했다. 입장료가 없는 죽음의 계곡과 달리 2000페소(한화 약 3400원, 국제학생증 제시 시 1500페소)를 지불하고 계곡 내부로 들어섰다. 입장료가 있는 만큼 즐길 거리도 많았는데, 소금 광산부터 바위가 풍화와 침식 작용에 의해 깎여 생성된 모습이 마치 세 개의 성모 마리아와 같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세 마리아 상’, 마치 화성에 있는 동굴 속을 탐험하는 듯한 트레킹 코스 등이 커다란 계곡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압권이었던 곳은 바로 사구 위에서 바라본 원형극장이라는 뜻의 ‘안피테아트로’의 모습이었다. 황량한 사막 위에 마치 누군가 일부러 지어 놓은 듯한 모습의 원형 극장이 마치 신기루를 보는 듯 했다. 그 곳에서는 어떤 멋진 검투사들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을까? 아니면 멋진 음악이 연주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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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계곡과 달의 계곡을 둘러보는 데는 보통 투어 버스의 한 자리를 예약하거나 자전거를 빌려서 돌아보는 방법이 가장 흔하다. 걷기에는 다소 먼 거리기에 걷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개인에게 맞는 방법을 택하는 편이 좋은데, 자전거를 평소에 좋아하고 체력이 나쁘지 않다면 자전거로 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래도 여행사를 통해 가게 되면, 편안하고 보다 자세한 설명을 가까이서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없고 상대적으로 꽤나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고 아무도 없는 황량한 사막의 한 가운데서 고독을 즐기는 것. 생각보다 꽤 낭만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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