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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여행기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베로나 둘러보기

유럽 · 이탈리아 · 베로나

문화/명소

2007.09.13 조회수1446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베로나 둘러보기
 
 
이태리의 베로나는 생소하게 느껴지실지 모릅니다. 이태리 관광이라 하면 무릇 로마, 베니스, 피렌체, 밀라노에... 거기에 추가된다면 나폴리를 비롯한 남부 지역이라, 베로나까지 포함하여 여행 계획을 세워 가는 경우가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베로나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를 왜 이제야 방문했을까 싶을 정도로 그동안의 무신경이 무안할 정도가 됩니다.
 
제 경우도 베로나에 대한 아무런 계획과 정보 없이 유럽을 여행하던 중에, 스위스 기차안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인 노(老)부부에게 강력한 추천을 받고 들르게 되었답니다. 이미 은퇴하신지 꽤 되신듯한 노 부부는 다른 동행자 없이 두분이서 오붓하게 여행중이셨는데요. 이태리 북부 지역만 열흘 넘게 여행하시다가 스위스에 넘어오셨다고 하셨습니다. 저희가 스위스에서 이태리로 넘어가서 밀라노와 베니스를 차례로 볼 계획이라고 얘기했더니, 밀라노에서 베니스로 넘어 갈 때에, 베로나에서 내려 한나절 정도만 보고 가라고 추천해주셨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세익스피어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되는 베로나와 베로나를 추천해주신 노부부의 다정하셨던 모습이 아련하게 오버랩 됩니다.
 
 
< About Verona... >
 
밀라노와 베네치아에서 각각 기차로 1시간 40분 정도 떨어져 있는 베로나는 각종 무역이 발달한 부자 도시입니다. 베로나는 이탈리아에서 잘 사는 편에 속한다는 베네토 주 안에서도 살림살이가 넉넉한 편으로 도시 규모도 베네치아 다음으로 크다고 하는데요. 그렇다고 으리으리한 고층 빌딩이 숲을 이루는 복잡한 도시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고풍스러운 성곽이 도심을 둘러싸고 그 사이로 아디제(Fiume Adige) 강이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지나가는 운치 가득한 도시이죠. 시청을 지나 왼편에 있는 산 피에트로 언덕에 오르면 촘촘히 들어앉은 붉은 지붕과 넉넉한 아디제 강이 흐르는 베로나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 산 피에트로 언덕에서 보는 아디제 강과 베로나의 모습
 
>> 베로나 구시가 쪽에서 본 아디제 강과 산 피에트로 언덕
 
>> 산 피에트로 언덕 오르는 길... 가파르지만 잘 보존된 중세 건축물 들을 살펴보며 오를 수 있다.
 
>> 산 피에트로 언덕 오르는 길... 로마 극장(Teatro Romano, 로마시대 극장으로 현재까지 연극 공연장으로 활용됨)과 성 아나스타샤 교회의 모습
 
< 아레나 (Arena) >
 
베로나는 로마와 중세 베로나 왕국의 위엄,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한데 어우러져 있는 도시입니다. 이중 여행객에게 베로나를 대표하는 아이콘은 역시 로마시대의 원형 경기장인 아레나(Arena)입니다.
 
>> 로마의 콜로세움과 흡사한 외관의 콜로세움, 보존상태가 매우 뛰어나다.
 
 
로마의 콜로세움과 나폴리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크다는 아레나는 베로나의 상징과도 같죠. 로마 시대에 사람이 사람을 찌르고 사자가 사람을 잡아먹는 참혹함을 보려고 구름처럼 군중이 모였던 이곳은 이제 한여름 밤마다 꿈처럼 아름다운 오페라의 선율이 흘러넘치는 곳으로 탈바꿈 했습니다.
 
 
>> 베로나 오페라 축제의 공연장인 베로나 아레나의 내부 모습
 
< 베로나의 오페라 축제 >
 
베로나의 한여름 밤을 수놓는 오페라 축제, 1923년에 시작하여 아레나의 독창성과 성악과 오페라의 나라 이태리의 강점을 잘 살린 페스티발 델로페라 리리카(Festival dell’Opera Lirica) 또한 아레나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명물입니다. 매년 여름이면 전 세계의 여행객들이 베르디의 ‘아이다’와 비제의 ‘카르멘’, 푸치니의 ‘나비부인’과 같은 유명한 오페라를 감상하기 위해 로마시대에 세워진 웅장한 원형극장으로 몰려듭니다. 축제의 막이 오르면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고대의 원형경기장은 세계 최고의 야외 오페라하우스가 됩니다.
 
2007년 85회 오페라 축제
일정 : 6월22일부터 9월1일까지
공연 시작 시간 : 매일 저녁 9시15분(8월과 9월 공연은 9시 시작)
홈페이지 : www.arena.it (세부적인 일정 확인하시고, 입장권 예약도 가능합니다)
비용 : 1등석 179유로부터 좌석이 지정되지 않는 22.5유로까지... (총 11등급으로 구분) 60세 이상이나 26세 이하 대상으로 할인 요금이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10%가량 추가된다
 
>> 의자가 박혀있는 지정석과 계단형태의 비지정석이 있습니다.
 
< 전세계 연인들이 사랑을 확인하는 '줄리엣의 집(Casa di Glulietta) >
 
아레나가 있는 브라 광장에서 동북쪽으로 가면 크고 작은 상점들이 늘어선 쇼핑 거리인 마치니 거리가 나옵니다. 마치니 거리에는 여러 명품 숍은 물론 솜씨 좋은 이탈리아 장인이 손수 만든 수제 가방 등을 살 수 있는 상점 등도 많이 있습니다다. 거리를 걷다가 카펠로(Cappello) 거리로 가면 또 하나의 명소인 ‘줄리엣의 집(Casa di Giulietta)’이 있다. 베로나에서 아레나와 함께 여행객들이 빠지지 않고 찾는 줄리엣의 집에는 로미오가 사랑의 세레나데를 불렀던 발코니를 재현해 놓았습니다.
 
>>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의 속삭임을 나누었던 발코니... 발코니 안뜰에는 청동으로 만든 줄리엣의 동상이 있는데, 줄리엣 상의 가슴을 만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어, 가슴 부분만 하얗게 반짝입니다.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도 인상적인데, 정문을 지나 발코니로 향하는 5m 가량의 짧은 아치형 터널 벽은 연인과 자신의 이름과 사랑의 맹세를 남겨 놓으려는 낙서들로 가득합니다.
 
>> 더 이상 쓸 곳이 없어 그 위로 포스트 잇까지 붙이지만 지금도 누군가는 그 벽에 자신의 사랑을 남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워낙 유명세를 타다 보니 핀란드의 산타할아버지 마을처럼 ‘이탈리아 베로나 줄리엣’ 이라고만 적어서 우편물을 보내면 이곳으로 배달이 된다고 하네요. 
 
줄리엣의 집(Casa di Giulietta)
 
개방 시간: 아침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입장료 : 4유로 (동상과 발코니를 올려 볼수 있는 안뜰까지는 무료 입장 가능)
 
 
베로나 속에 숨겨진 여러 풍경들...
 
>> 에르베 광장 바로 옆의 시뇨리 광장에 있는 단테의 동상... 바로 뒤의 노란색 건물은 르네상스 양식의 회랑 로찌아 델 콘실리오 회랑으로 건물위에는 베로나에서 태어난 명사들의 동상이 하나씩 조각되어 있습니다.
 
 
>> 베로나의 두오모... 1139년에 건축이 시작었다는 베로나의 대표적인 성당. 
 
 
>> 돔형 내부와 화려한 제단이 눈길을 끕니다.
 
 
>> 마치 허물어져가는 듯한 황토색의 건물... 시내 곳곳에서 이러한 고색 창연한 건물들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몇백년 동안이나 베로나의 한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이 건물에서 베로나의 역사와 문화가 느껴집니다.
 
 
>> 수백년은 되었을 삐에트라 다리... 그 뒤로 두오모의 종탑이 보입니다. 아디제 강가에는 빛이 바랜듯한 파스텔톤의... 그래서 더욱 매력있는 색상의 오랜 건물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 베로나의 거리를 거닐던 중, 강변의 한적한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데, 강변의 젊은 남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꽤나 오랜시간동안 키스를 나누는 모습을 나도 모르게 멀찍이서 지켜보게 되었답니다. 오랜 기간동안 유럽을 여행하며, 어찌보면 그들의 문화에 익숙해져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풍경이었지만, 기분이 묘했던 것은, 베로나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전설이 어린 사랑의 도시여서 그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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